뮤지컬
2004년 한국에 들어와 70만 관객의 사랑을 받은 '맘마미아!'가 오는 4월 9일 국내 500회 공연을 돌파한다. '머니 머신(money machine)'이란 별명다운 흥행기록이다. 결혼식을 앞둔 소피가 아빠를 찾는 과정을 따라가는 이 뮤지컬은 아바(ABBA)의 히트곡 22개로 속을 채웠다. 소피의 꿈으로 열리는 2막은 수중, 거품, 연기(煙氣)로 심리를 표현하고, 엄마 도나는 크고 둥근 웨딩드레스를 바닥에 펴놓고 소피에게 "뛰어들어!"라고 외친다. 결혼에 대한 위트다. 아빠 후보 3명이 부르는 '생큐 포 더 뮤직', 이들과의 재회에 놀란 도나의 '맘마미아!', 로지와 타냐가 도나를 달래는 '치키티타'의 흐름은 긴장·이완의 리듬감이 좋다. 결국 도나·로지·타냐 삼총사는 '댄싱퀸'을 합창하며 극에 한 매듭을 묶어준다. 소피의 머리를 손질해주며 도나가 들려주는 '슬리핑 스루 마이 핑거스', 전염성 강한 독창 '더 위너 테이크 잇 올'도 이야기와 호응한다. 500회 돌파를 앞두고 20%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5월 14일까지 샤롯데극장. (02)577-1987
전시
섬세한 망사와 정교한 문신에 뒤덮인 인간의 육체가 이리저리 뒤엉켜있다. 서울 소격동 갤러리 선 컨템퍼러리에서 열리는 '포토… 포토?'전에 걸린 김준씨의 사진이다. 이 전시에는 한국에서 7명이, 독일·스페인·일본·대만에서 각각 1명씩 4명이 참가해 사진을 소재로 각자 다양하고 기발한 상상을 펼쳐 보인다.
가령 이상현씨는 산과 물을 찍은 사진에 연꽃과 낚시꾼을 합성해서 전통적인 동양화를 유머러스하게 재해석한 사진 '연화도원 조어도'를 냈다.
한편 독일 작가 베른트 할브헤어는 직경 30㎝짜리 공(球)에 고딕 성당의 드높은 창문 사진을 매끄럽게 프린트했다. 이 공이 고딕 성당 복판에 놓여있다면 관객들은 십중팔구 "주변 풍경이 비치는구나. 그런데 잠깐! 왜 내 얼굴은 안 비치지?" 하고 어리둥절할 것이다.
대로에 면한 메인 전시장은 물론 지하 1층~지상 2층 전시장까지, 어느 곳에 들어서건 크고 화사하고 말쑥하고 반짝거리는 사진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사진이라는 똑같은 소재를 11명의 작가가 어떻게 갖고 노는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다음달 6일까지. (02)720-5789
문학
촉촉한 감성, 허를 찌르는 결말, 그리고 눈물 한 방울! 1997년 첫 소설집 '철도원'으로 일본의 권위있는 문학상인 나오키상을 수상한 일본 소설가 아사다 지로의 신작 소설집 '슈샨보이'(대교 베텔스만)가 이번 주 한국 독자들을 찾는다.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상처를 위로해 주는 특유의 단편 7편이 수록돼 있다.
수록작 '츠키시마 모정'은 몸을 팔며 살다가 뒤늦게 사랑을 발견하고 새로운 인생을 꿈꾸는 매춘부 미노의 '특별한 선택'에 대한 이야기다.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의 딸이 "아빠를 잃게 됐다"며 슬퍼하는 것을 보고 미노는 새로운 인생을 쟁취할 것인가, 행복을 포기하고 다시 사창가로 돌아갈 것인가를 고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