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때문에 지난달 공연 취소 캐롤린 샘슨 25~27일 내한 공연
영국 출신의 소프라노 캐롤린 샘슨(Sampson·사진)이었다. 샘슨은 지난 2006년 세계적 음반 전문지인 '그라모폰'이 선정한 '내일의 클래식 수퍼스타 20인'에 첼리스트 장한나 등과 함께 선정됐던 차세대 스타다. 오는 25~27일 독일의 고(古)음악 전문 악단인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와 내한하는 그녀에게 전화로 공연취소 사연을 물었다.
"첫 아이 임신 때문이었어요. 개인적으로는 무척 행복한 소식이었지요. 지금은 3개월 반 정도 됐는데, 당시에는 의사가 비행기를 타지 말라고 권하더군요. 이번에는 다행히 말리지 않던 걸요."
인터뷰는 임신 축하 전화로 변했다. 헨델의 아리아를 부르는 엄마의 배 속에서 노래를 듣고 있는 아이는 얼마나 행복할까 잠시 상상했다.
지금 그녀는 계몽 시대 오케스트라,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일본의 바흐 콜레기움 재팬 등 유명 고음악 단체와 협연하는 바로크 전문 소프라노다. 최근 발매된 모차르트와 퍼셀의 음반에서도 엠마 커크비를 연상시키는 꾸밈 적은 청정한 목소리로 세계 음악 전문지의 격찬을 받았다. 하지만 샘슨은 독창자로 데뷔하기 전에 합창단원으로 5년간 활동한 것이 탄탄한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12일 동안 10차례의 공연을 소화하고, 짐을 싸서 하루에 두 번 비행기를 갈아타기도 하고, 저녁 9시에 시작하는 '메시아' 공연에 단원으로 참가하기도 했어요. 그 경험을 통해 강해지는 법을 배운 거죠."
바흐 서거 250주기이자 새로운 밀레니엄을 알렸던 지난 2000년 바흐의 'B단조 미사' 연주에 참여하면서 독창자로 본격적인 경력을 쌓았다.
그녀에게는 '디바(diva)답지 않은 디바'라는 말이 항상 따라다닌다. 영국의 지휘자 해리 크리스토퍼스는 샘슨을 가리켜 "디바는 결코 되지 않을 것이다"고 했고, 영국의 신문 더 타임스도 그녀를 "순수주의자"라고 불렀다. 샘슨은 "나 자신을 빛나게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좋은 동료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작품을 빛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한 공연에서는 헨델의 오페라 '알치나'와 '줄리오 체사레'의 아리아들을 부른다.
▶프라이부르크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25일 통영국제음악제, 26일 서울 예술의전당, 27일 고양아람누리, (02)586-2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