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4000회 끝으로 운행 중단 … 내년말 다시 선보여
15년째 장기 운행중인 극단 학전의 '지하철 1호선'이 21세기 버전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이를 위해 오는 12월 예정된 4000회를 기해 운행을 잠시 중단한다. 21세기 버전은 2009년 말 선보일 예정이다.
독일 그립스극단의 동명 원작을 우리 현실에 맞게 번안해 지난 1994년 초연된 '지하철 1호선'은 우리 공연사에서 빛나는 신화를 일궈왔다. 공연 기간과 횟수, 관객 수 등에서 기록행진을 이어왔고, 소극장 뮤지컬에 라이브 밴드 도입, 더블캐스팅과 스타가 없는 공연이라는 자존심을 지켜왔다. 뮤지컬계가 빅뱅을 거듭하며 환골탈태하는 격변기 속에서도 꿋꿋하게 정체성을 유지해온 것.
하지만 그 사이 세상이 너무 바뀌었다. '시대의 자화상'이라는 '지하철 1호선'의 정신을 위해서 대수술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
김민기 대표는 "지난달 숭례문 화재를 보고 새 버전을 만들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다. '지하철 1호선'이 바로 남대문에서 시작하는데 그게 없어져 버린 것. 이 비극적인 사건이 전면 수정의 도화선이 된 셈이다.
한국에 막 도착한 연변 처녀가 주인공인 현 '지하철 1호선'에는 실직가장, 창녀, 가출소녀, 자해공갈범, 잡상인, 사이비 전도사 등이 등장한다. 21세기 버전에선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를 상징하는 캐릭터가 등장하고, 훨씬 복잡해진 다문화 현상을 반영하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김대표는 "이방인의 시각을 통해 서울 사람들의 모습을 들여다본다는 틀만 유지하고 나머지는 전부 가능성을 열어놓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