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3.11 08:22
[OSEN=조경이 기자] 배우들의 가창력이 뛰어나면 무대가 엉성하고, 무대가 완벽하다 싶으면 연출력이 부족하고. 완벽한 뮤지컬을 무대에 세우기 위해서는 모든 부분들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뮤지컬 ‘나쁜 녀석들’은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배우들의 가창력과 연기, 무대 위 공간의 활용도, 음악, 애드리브인지 아닌지 모를 기발한 대사 등등 꽤 괜찮은 코미디 뮤지컬 한편이다.
‘나쁜 녀석들’은 ‘스탭포드와이프’ ‘리틀샵오브호러스’ 등을 감독한 코미디 영화의 귀재 프랭크 오즈가 1988년 만든 동명의 영화를 뮤지컬로 옮긴 작품이다. 코미디 열풍이 분 2005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프로듀서스’를 연상케 하는 깔끔하고 우아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한 여인을 두고 벌이는 두 사기꾼의 내기가 주된 스토리. 한국에서는 11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첫 선을 보인다.
‘나쁜 녀석들’에서 김우형 강필석 김도현 윤공주 등 차세대 뮤지컬 스타들이 모두 나섰다. 김우형(더블=강필석)은 여자들의 환상을 자극하는 사기꾼 로렌스 역을 맡았다. ‘왕자’ 기질이 다분한 다소 느끼한 사기꾼 신사로 변해 부드러운 보이스로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또 다른 사기꾼 프레디 역에는 김도현이 캐스팅됐다. 김도현은 지난해 제13회 한국뮤지컬대상 남자신인상을 받으며 스타로 급부상한 배우. ‘나쁜 녀석들’에서 김우형은 시원시원한 가창력뿐만 아니라 넉살 좋은 코믹 연기를 자유자재로 선보이며 시종일관 관객들의 웃음보를 자극했다.
두 사기꾼의 애정(?)을 한 몸에 받는 크리스틴 역에는 한국뮤지컬대상시상식에서 인기스타상과 여자신인상을 수상한 윤공주가 맡았다. 순수의 결정체일 것만 같은 그녀의 연기가 보는 이들의 가슴 따뜻하게 한다. 마른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폭발적인 가창력은 그녀의 저력을 느끼게 한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나쁜 녀석들’의 각색과 연출은 황재헌 연출가가 담당했다. 황재헌의 연출은 극의 전체적인 스토리에 방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적재적소에 관객들의 웃음보를 터트릴 코믹적인 부분을 적절히 첨가했다. 또한 극중 대사인지 관객과 스태프들을 향한 투정인지 모를 대사로 관객들을 놀라게 한다. 하지만 이내 그 아이디어에 박수를 보내게 만든다.
배우들의 의상은 봄기운으로 넘친다. 주연배우들의 의상뿐만 아니라 앙상블을 이루는 배우들의 의상 또한 아름다워 보는 이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무대에는 달과 별이 수시로 뜨고 밤바다가 출렁거려 닫힌 공간이 아닌 야외에 나와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배우들이 신나는 댄스와 음악으로 무장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봄 기운으로 물든 ‘나쁜 녀석들’을 보면서 두 남자의 코믹 연기에 신나게 웃어보시라. 단, “얼마나 웃기는지 보자”며 팔짱을 꽉 끼고 매서운 눈초리로 쏘아보는 보는 것은 금물.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 즐기면 그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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