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스케치북 속에 잠자는 '가족 사랑'을 깨우세요

입력 : 2008.03.06 00:49

"그림이 벽에 걸리는 순간 집안 분위기 확 바뀌어"

조선일보사는 창간 88주년을 맞아 '그림이 있는 집' 캠페인을 전개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로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맞았다. 미술시장은 연일 경매 최고가 기록 경신 소식을 전하고 미술시장도 지난해 활황을 맞았다. 세계적 대가들의 작품을 해외 유명 미술관에 가지 않아도 국내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엄청나게 늘었다. 방학 때면 대형 전시장에 가족단위 관람객이 수십만명씩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여전히 미술과 대중 사이에는 장벽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 장벽 때문에 미술이 '재산' 혹은 '부자들의 사치 취미'에만 머무를 수는 없다. 미술은 감동이고, 행복이며, 사랑이어야 한다.
유명한 화가의 대작뿐 아니라, 우리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이 정성껏 그린 서툰 그림도‘우리 마음의 명작’이다. 이런 그림을 액자에 넣어 벽에 걸면, 거실이 곧 갤러리가 된다. 서울 덕수초 4년 이명진(오른쪽)양과 동생 명은(가운데)양이 그린 그림을 대학생 김혜진씨가 액자에 넣어 보여주고 있다. /이명원 기자 mwlee@chosun.com
유명한 화가의 대작뿐 아니라, 우리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이 정성껏 그린 서툰 그림도‘우리 마음의 명작’이다. 이런 그림을 액자에 넣어 벽에 걸면, 거실이 곧 갤러리가 된다. 서울 덕수초 4년 이명진(오른쪽)양과 동생 명은(가운데)양이 그린 그림을 대학생 김혜진씨가 액자에 넣어 보여주고 있다. /이명원 기자 mwlee@chosun.com
지난해 '거실을 서재로' 캠페인을 통해 '책'을 매개로 가족간의 대화와 사랑 회복 운동을 펼쳤던 조선일보가 올해에는 '그림(미술)'을 통한 가족문화 가꾸기 운동을 이어간다. '그림이 있는 집' 캠페인은 그동안 '재산'과 '환금가치'에 관심이 쏠렸던 미술이 감동과 행복, 사랑의 매개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제안한다. 점심 식사를 위해 들른 순두부집 벽에 걸린 마티스의 아트포스터 한 장, 업무 때문에 들른 기업 사옥에서 발견하는 백남준의 비디오 설치 작품 한 점은 그 식당, 그 기업의 이미지를 확 바꿔놓는다. 마찬가지로 컬렉션을 해 본 사람들은 회화나 판화, 사진 한 장 혹은 달력에서 오려낸 그림을 표구해서 걸었을 때 집안 분위기를 단번에 바꿔놓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또 월급과 보너스를 쪼개고 아껴서 가족의 생일이나 여러 기념일에 소품 그림 한 점 선물했을 때의 기쁨, 서툰 솜씨이지만 자녀들이 그린 '세상에 단 한 점뿐인' 그림을 거실이나 안방에 걸어놓은 행복감은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그림이 있는 집' 캠페인은 그래서 '그림은 사랑입니다―가족 그림 그리기 축제'로 첫 걸음을 뗀다. 컬렉션의 첫 걸음을 가족의 그림에서 시작하자는 취지이다. 사랑하는 우리의 자녀들이 그린 엄마와 아빠, 할아버지와 할머니 얼굴, 가족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그림은 몇 십 년을 두고 추억과 향수를 일깨우며 무궁무진하게 가족간의 사랑과 따뜻한 정(情)을 되새기는 소재가 될 것이다. 스케치북 속에서 잠자고 있거나 이사 다니면서 하나 둘 사라질 지 모르는 가족들의 소중한 그림을 꺼내서 벽에 걸고 감상해 보자.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