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무용의 사도, 피나 바우쉬의 '네페스' 내한공연

입력 : 2008.03.04 10:44
피나 바우쉬

1979년 처음 내한하여 '봄의 제전'을 선보인 이후 국내에도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피나 바우쉬가 네번째 내한공연을 갖는다. 이번 내한공연은 그녀의 '도시 시리즈' 중 하나인 '네페스(숨)'로 꾸며지며 3월 16일부터 19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펼쳐진다.


지난 내한공연들에서 선보인 '마주르카 포고'나 '러프 컷'이 각각 포르투갈과 한국을 소재로 한 것이라면 '네페스(숨)'는 터키를 소재로 하여 신비롭고 이국적인 풍광 그리고 동서양의 기운이 맞물려있는 도시, 이스탄불의 참신한 몸짓과 다채로운 시각적 유려함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네페스'는 이스탄불 국제연극제(The International Istanbul Theatre Festival)와 이스탄불 문화예술재단(The Istanbul Foundation of Culture and Arts)으로부터 위촉을 받아 피나 바우쉬가 2002년 여름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30여명의 무용수들과 함께 3주간 체류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기존의 터키에 대한 이미지를 지배했던 종교적이거나 정치적인 긴장감 보다는 터키의 문화와 터키 사람들로부터 받은 친근하고 편안한 인상들을 담아내었다고 평가받는 이 작품은 이듬해인 2003년 3월 독일의 부퍼탈에서 초연된 이후 프랑스 파리(2004년)와 세계 공연예술의 메카인 미국의 뉴욕(2006년)을 포함한 세계 곳곳에서 꾸준히 선보여진 역작이다.


항간에서는 어떤 예술가가 2~3주간의 체류 만으로 작품을 제작할 수 있을 만큼 한 나라나 도시에 대해 잘 알게 되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한다. 이에 대해 피나 바우쉬는 "체류 후 우리가 창조해서 보여주는 결과물은 우리가 작업했던 것의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떤 특정 환경에서 동화되어 우리 안에 남게 된 재료(material)들은 나중에 다른 작품을 위해 쓰여지기도 합니다. "네페스는 단지 이스탄불에 관한 작품은 아닙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 관한 것이지요. 그것이 바로 우리가 표현하고 싶어하는 겁니다."라고 확고히 말한다. 


혼잡함과 분주함, 고단함과 상처로부터 맑게 헹구어져 고요한 정돈을 갈망하는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네페스'가 숭고의 미덕을 베풀어 우리의 호흡을 조촐하게나마 가다듬어줄 것을 기대해본다.


※ 공연문의 및 예매:  02-2005-0114, www.lg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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