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2.23 00:02
| 수정 : 2008.02.23 05:00
예술의전당 20년 역사를 대표하는 연극으로 뽑혀
3년만에 연극 무대 선 서주희 "자신감 없으면 무대에 못선다"
맥베스 부인의 관점에서 재해석 연출·오브제·음악까지 호평
연극 '레이디 맥베스'(연출 한태숙)가 6년 만에 리바이벌된다. 1998년 초연된 이 작품은 설문조사를 통해 예술의전당 20년 역사를 대표하는 연극으로 뽑혔다.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맥베스 부인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각색한 '레이디 맥베스'는 연출은 물론 오브제·음악까지 호평 받은 문제작이었다. 3년 넘게 연극 바깥에 있던 배우 서주희가 레이디 맥베스로 다시 호출됐다. 그는 "정직이 병이라, 자랑할 만한 자신감이 없으면 무대에 서지 못한다"며 "'레이디 맥베스'는 잘 지어진 밥"이라고 말했다. 레이디 맥베스의 안내로 이 밥을 미리 맛봤다.
무대에 객석을 만들다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약 650석)이 공연장이지만 토월극장 객석은 한 자리도 쓰지 않는다. 과거 자유소극장 때와는 다른 큰 무대를 기대했던 관객에겐 충격적이다. 그러나 서주희는 "숨막힐 것 같은 밀도가 생명인 연극이라 중극장에서는 안 된다"며 "토월극장 무대에 ㄷ자로 객석 300석을 올리고 공연한다"고 말했다.
관객은 토월극장의 높이(20m)와 깊이(30m)를 간접 체험할 수 있다. 배우는 "무대막이 열리고 깊은 어둠 속에서 어떤 이야기가 들려오는 마지막 장면을 기대하라"고 귀띔했다.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맥베스 부인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각색한 '레이디 맥베스'는 연출은 물론 오브제·음악까지 호평 받은 문제작이었다. 3년 넘게 연극 바깥에 있던 배우 서주희가 레이디 맥베스로 다시 호출됐다. 그는 "정직이 병이라, 자랑할 만한 자신감이 없으면 무대에 서지 못한다"며 "'레이디 맥베스'는 잘 지어진 밥"이라고 말했다. 레이디 맥베스의 안내로 이 밥을 미리 맛봤다.
무대에 객석을 만들다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약 650석)이 공연장이지만 토월극장 객석은 한 자리도 쓰지 않는다. 과거 자유소극장 때와는 다른 큰 무대를 기대했던 관객에겐 충격적이다. 그러나 서주희는 "숨막힐 것 같은 밀도가 생명인 연극이라 중극장에서는 안 된다"며 "토월극장 무대에 ㄷ자로 객석 300석을 올리고 공연한다"고 말했다.
관객은 토월극장의 높이(20m)와 깊이(30m)를 간접 체험할 수 있다. 배우는 "무대막이 열리고 깊은 어둠 속에서 어떤 이야기가 들려오는 마지막 장면을 기대하라"고 귀띔했다.
긴머리 對 알머리
연출가 한태숙은 지난해부터 '서주희의 삭발'을 구상하고 있었다. "레이디 맥베스로서 맨정신일 때는 가발을 쓰고, 몽상 쪽으로 들어갈 땐 알머리로 표현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서주희의 머리는 치렁치렁했다. 밀어야 할지 말지 논의 중이라고 했다. "레이디 맥베스는 강해 보이지만 내면은 불안하고 나약해요. 그런 흔들림, 병적인 심리를 표현하려면 긴 머리가 좋아요. 숨을 데도 있고. 이 긴 머리로 목을 조르고 싶은 충동도 있어요."
어떤 오브제를 쓰나
연습실에서 오브제 아티스트 이영란은 찰흙 덩어리를 샌드백처럼 매다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살해된 던컨왕을 표현하는 오브제다. '레이디 맥베스'는 배우와 오브제가 소통하면서 주제를 극대화하는 연극이다. 이번 무대엔 진흙, 밀가루, 물을 쓴다. 서주희는 "진흙은 더러운 것, 죄를 뜻한다"고 했다. 밀가루는 순수 혹는 뼛가루의 상징이다. 가장 복잡한 것은 물이었다. 서주희는 "물은 죄를 씻어주고 정화시켜주는 것이지만 형태를 변형시키기도 한다"며 "단단한 것도 물에 닿으면 물렁해지니까"라고 했다.
8 대 2
가르마가 아니다. 이 연극에서 몽상과 현실의 비율이다. 권력욕으로 남편 맥베스(정동환)를 충동질해 던컨왕을 죽인 레이디 맥베스는 깊은 몽유증에 시달리고, 궁중 전의(典醫) 등 시종들이 최면 요법 등으로 치료를 시도한다. 서주희는 "몽상과 현실의 두 공기가 달라야 관객을 환상 속으로 데려올 수 있다"며 "공연이 끝나도 한 시간 가량 빙의(憑依) 상태일 정도로 에너지를 쏟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배우는 "관객의 영혼을 흔들 자신이 있다"고 했다.
▶3월 21일부터 4월 13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수요일엔 오후 3시 공연도 있다. (02)580-1300
연출가 한태숙은 지난해부터 '서주희의 삭발'을 구상하고 있었다. "레이디 맥베스로서 맨정신일 때는 가발을 쓰고, 몽상 쪽으로 들어갈 땐 알머리로 표현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서주희의 머리는 치렁치렁했다. 밀어야 할지 말지 논의 중이라고 했다. "레이디 맥베스는 강해 보이지만 내면은 불안하고 나약해요. 그런 흔들림, 병적인 심리를 표현하려면 긴 머리가 좋아요. 숨을 데도 있고. 이 긴 머리로 목을 조르고 싶은 충동도 있어요."
어떤 오브제를 쓰나
연습실에서 오브제 아티스트 이영란은 찰흙 덩어리를 샌드백처럼 매다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살해된 던컨왕을 표현하는 오브제다. '레이디 맥베스'는 배우와 오브제가 소통하면서 주제를 극대화하는 연극이다. 이번 무대엔 진흙, 밀가루, 물을 쓴다. 서주희는 "진흙은 더러운 것, 죄를 뜻한다"고 했다. 밀가루는 순수 혹는 뼛가루의 상징이다. 가장 복잡한 것은 물이었다. 서주희는 "물은 죄를 씻어주고 정화시켜주는 것이지만 형태를 변형시키기도 한다"며 "단단한 것도 물에 닿으면 물렁해지니까"라고 했다.
8 대 2
가르마가 아니다. 이 연극에서 몽상과 현실의 비율이다. 권력욕으로 남편 맥베스(정동환)를 충동질해 던컨왕을 죽인 레이디 맥베스는 깊은 몽유증에 시달리고, 궁중 전의(典醫) 등 시종들이 최면 요법 등으로 치료를 시도한다. 서주희는 "몽상과 현실의 두 공기가 달라야 관객을 환상 속으로 데려올 수 있다"며 "공연이 끝나도 한 시간 가량 빙의(憑依) 상태일 정도로 에너지를 쏟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배우는 "관객의 영혼을 흔들 자신이 있다"고 했다.
▶3월 21일부터 4월 13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수요일엔 오후 3시 공연도 있다. (02)580-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