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빛을 보게 된 국악인들… 40여년 열정

입력 : 2008.02.11 01:54

인간문화재들이 사재 털어 만든 국악예술학교 곧 국립화

국악계의 인간문화재들이 스스로 사재(私財)를 털어 운영해온 학교가 있다. 최근 국무회의에서 국립화 방안이 의결된 '서울국악예술 중·고등학교'(사진·이사장 박범훈 중앙대 총장)다.

제1회 방일영 국악상 수상자인 고(故) 김소희 판소리 명창(1917~1995)은 생전에 자신의 사택인 운정 여관을 팔아 전액을 이 학교에 기부했다. 고전 무용가인 고 한영숙 선생도 예술인 마을의 집을 팔아 학교 운영에 보탰고, 국악 애호가 김소군 이사는 오산의 복숭아 밭을 기부했다. 또 김소희 명창은 생전 인터뷰에서 "향사(박귀희 가야금병창 인간문화재)와 제가 국악예술고교를 설립할 때 조선일보 방일영 전 고문께서 큰 도움을 주셨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 학교는 박범훈 총장과 사물놀이 김덕수·최종실, 거문고 김영재, 박상진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 등을 배출해낸 민속악의 요람이기도 하다. 1960년 국악예술학교라는 이름으로 개교한 뒤 사립으로 운영되다가, 오는 3월부터 '국립 전통 예술 중·고교'라는 명칭으로 바뀌어 국립으로 전환된다. 이 학교 총동문회장인 김덕수씨는 "겨울에는 물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학교 실습실에서 숙식을 하면서 전통 음악을 배웠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국립화한다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12일 오후 6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는 국립화 개교 기념 축하연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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