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배꼽 훔치러 왔수다!

입력 : 2008.01.07 09:05

연극 '늘근도둑 이야기'

특사로 풀려난 도둑 둘이 있다. 사회보다 형무소에서 더 오래 산 두 늙은 도둑은 최고의 권력자인 ‘그 분’의 미술관에 잠입해 금고를 찾다가 결국 경비견에게 잡혀 수사관에게 조사를 받는 신세가 된다. 존재하지도 않는 범행배후와 있지도 않은 사상적 배경을 밝히려는 수사관과 대답할 말이 없는 두 도둑. 철저한 심문과 막막한 변명이 한바탕 뒤섞이는데…….

웃기는 연극! '늘근도둑 이야기'

2003년 ‘生 연극시리즈’ 두 번째 작품으로 공연될 당시, ‘정말 웃기는 연극’이라는 입소문을 몰고 다닌 '늘근도둑 이야기'. 대기표까지 받고 공연을 보려는 관객들 덕분에 객석점유율 120%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시대를 관철하는 사회적 발언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기막힌 코미디로 풀어낸 풍자 속 웃음. 우리 모두가 알고 있고, 우리 모두가 질타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던 것들에 대한 통쾌한 풍자가 있기에 '늘근도둑 이야기'는 시종일관 관객들에게 웃음을 준다.


뼈 있는 연극! '늘근도둑 이야기'

두 늙은 도둑은 횡재를 꿈꾸지만, 그들의 꿈은 좌절될 수밖에 없다. 이 비극적인 상황은 희극으로 관객들에게 전달된다. 그래서 관객들은 웃는다. 하지만 무대 위, 무대 밖의 모든 이들의 웃음에는 굵직한 뼈대가 있다. 속도감 있는 극의 전개와 코믹리듬, 배우들의 놀라운 즉흥성과 순발력이 주는 웃음 끝에 다시 한 번 우리의 일상과 현실을 돌아보게 하기 때문이다. 어느 이야기 보다 희극적이지만 지독히 현실적이기에 그 웃음이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늙지 않는 연극! '늘근도둑 이야기'

1989년 제 6공화국 정권 때 초연된 '늘근도둑 이야기'. 매일같이 새로운 작품들이 탄생하고 소멸하는 연극공간에서 가히 현대판 고전이라 불릴 정도의 연륜을 지녔다. 하지만 이 공연은 무려 20여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공연 때마다 당시의 사건, 사회 현상, 정치 현실을 고스란히 담아 보여줄 수 있는 극 구조의 유연성 때문이다. 어느 시대에나 통용되는 생명력이 있기에 '늘근도둑 이야기'는 늙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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