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화재
대한민국 국공립공연장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예술의전당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12월 12일 오페라 라 보엠이 공연 중이던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있었다. 화재는 공연이 시작된 지 10분도 지나지 않아 첫 막에서 발생했다. 오페라 라 보엠은 땔감조차 살 형편이 안 되는 가난한 예술가들이 추위를 달래기 위해 원고뭉치로 불을 지피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화재는 바로 이 장면에서 발생했다. 발화에 대해 논란이 있기는 하나 벽난로에서 시작된 불은 삽시간에 오페라극장 무대 천으로 옮아갔다. 처음에는 연출의도로 파악했던 관객들은 그제야 화재임을 깨닫고 황급히 대피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약간의 소란은 있었지만, 다행히 인명사고는 없었다.
문제는 화재발생 후의 예술의전당 측 대처모습에 있었다. 예술의전당 측의 대처는 신속하지 못했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으로 비쳐졌다. 평소 방제활동에 관한 철저한 교육이 미비했던 것이 여실히 드러난 셈. 스프링클러를 비롯한 방염시설의 관리가 미비했음도 드러났다. 이번 사건을 통해 국공립공연장과 대다수소극장들의 방재시설에 대한 관리가 지적되었으며, 일부 극장은 이미 점검에 들어간 상태다. 이번 사건을 겪으며 공연계는 한파의 여파가 없기를 바랄 뿐이다. 하지만 화재가 발생했음에도 현장을 기록하겠다며 사진을 찍고자 자리를 뜨지 않은 ‘종군기자 정신’의 일부 관객태도에도 문제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12월에는 오리지널 팀 최초의 내한공연으로 화제가 되었던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이하 ‘지저스’) 공연이 파행 운영되는 모습을 보여 관객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문제는 12월 13일에 있었다. 공연 시작이 지연된 데이어 처음부터 스피커 잡음이 이어졌다. 그러던 것이 2막에 이르러 이 작품의 절정인 ‘겟세마네’ 부분에서 공연이 중단 되는 사태에 이르게 되었다. 음향기기 장애로 인해 공연은 9시 40분부터 20분 동안 중단되었고, 기획사는 공연의 중단과 재개를 이어가며 끝까지 공연을 강행하려 했으나 결국 10시 20분 공연은 중단되고 말았다.
문제는 이번 지저스 공연이 전문 공연장이 아닌 잠실실내체육관 슈퍼스타돔에서 진행되었다는 점에 있다. 수많은 콘서트와 각종 공연이 체육관에서 진행되기는 했지만, 전문공연장이 아니다 보니 음향을 비롯한 모든 기기설비가 공연을 위해 갖춰져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전문공연장 대관이 쉽지 않은 사정도 이해하고, 최소 기간에 최대 관객을 동원하려는 제작사 의도도 십분 이해하나, 순수한 관객의 입장에서 좋은 공연일수록 공연에 몰입할 수 있게 ‘공연장’에서 공연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