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이라 해도 ‘막달라 마리아’의 이름은 들어보았다. 아니 들어보기만 했으랴. 창녀다 아니다, 예수의 부인이다 아니다, 등 예전 같으면 성경에 대해 특별한 흥미가 있어야만 알았을 논쟁들도 요즘은 상식이다. 종교를 초월한 관심을 받는 존재이자 세기를 뛰어넘는 영원한 이슈인 막달라 마리아. 그녀의 이야기가 인류 최대의 베스트셀러인 성경을 바탕으로 작가적 상상을 통해 재창조되었다. 제10회 한국뮤지컬대상 4개 부문 수상작, 2006년 브로드웨이 The N.Y Musical Theatre Festival 비영어권 최초 공식초청작, 바로 대한민국 창작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다.
올해 '마리아 마리아'(이하 ‘마리아…’)의 강점은 지금까지의 어떤 '마리아…'보다도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는 점. 비주얼을 강화하여 각 장면의 특징을 명확하게 표현한 것이다. 함축적이고 간결했던 시놉시스 또한 구체적이고 탄탄한 스토리로 재구성하여 인물의 성격과 감정을 더욱 세밀하게 표현해 내었다. 작곡가 차경찬이 팝스타일의 새로운 곡을 추가하여 초연 당시부터 화제가 되었던 작품의 넘버를 풍요롭게 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예수를 따르는 군중들이 점점 늘어나자 위협을 느낀 제사장은 예수를 제거하려 한다. 그의 사주를 받은 바리새인은 창녀 마리아를 이용하기로 하고, 새로운 인생을 꿈꾸는 마리아는 예수를 노골적으로 유혹한다. 하지만 두 차례에 걸친 마리아의 유혹은 실패로 끝나고 바리새인은 이용가치가 떨어진 그녀를 죽이려 한다. 그런 그녀를 살려주는 것은 예수. 마리아는 자신을 구해준 예수를 새롭게 받아들이나 창녀인 자신으로 인해 예수가 곤경에 빠지자 절망감에 사로잡힌다. 절망으로 환각 상태에 빠진 마리아를 구해주는 것도 역시 예수지만, 그는 결국 제자들에게조차 외면당한 채 십자가형에 처해진다.
'마리아…'는 성경을 바탕으로 구성되었으나 관념적인 신의 이야기가 아닌 보편적인 인간사의 갈등과 번뇌를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을 접한 관객들이 종교를 떠나 그녀의 드라마틱한 인생역경에 함께 울었던 이유도 그 때문. 자신을 욕정의 대상이 아닌 순수한 인간애의 대상으로 대해준 예수라는 한 ‘남자’에 대한 마리아의 노래는 여전히 관객들의 마음을 적신다. ‘더 이상 숨길 것도 없고 더 이상 꾸밀 것도 없는 이 모습 이대로 난 마리아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