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인당수 사랑가'

입력 : 2007.11.13 12:59
대학로에서 공연중인 뮤지컬 가운데 누가 봐도 뜻을 알 수 있는 제목의 작품도 흔치 않은 것 같다. 관객들의 관심을 끌려다보니 외국어 제목을 많이 붙여서다.

'인당수 사랑가'는 심청전의 인당수와 춘향전의 사랑가를 조합시켜놓은 작품이다. 춘향전의 줄거리를 기본으로 인당수가 있는 마을에 춘향이가 앞 못보는 아버지를 부양하며 살아간다는 설정으로 바꾸어놓았다. 제목도 낯설지 않고 매력있어 보인다.

요즈음 뮤지컬을 공연중인 극장의 분위기는 대개 이렇다. 객석이 암전되고 음악이 흐르면 무대에서 펼쳐질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과 설레임도 없이 관객들은 박수를 치며 괴성을 지른다. 극중 배우가 절망의 정서로 노래를 해도 관객들은 그의 이야기를 들으려하지 않는다. 다만 리듬에 맞춰 박수를 칠 뿐이다. 그래서 무대는 그들에게 화답하 듯 웃음을 줄 수 있는 코멘트들로 연결된다. 재미가 없으면 관객이 외면하니까 화답한다? 그렇다면 세익스피어의 비극을 보고 나오는 관객들은 재미없었다고 말할까?

춘향전과 심청전의 이야기는 영원할 것 같다. 최은희, 김지미 노배우들의 춘향의 대결을 보았고, 그 후로도 무수히 영화와 TV 드라마로 제작되었으며, 심청전 역시 무용극, 창극 등으로 수없이 제작됐다. 다 해봤고 그래서 다 알 것 같았던 작품을 이렇게 다시 만들어 놓았다.

'인당수 사랑가'는 눈과 가슴에 전해진다. 극의 흐름을 방해하는 박수나 괴성도 거의 없다. 마당놀이의 축소판 같지만 우리의 전통 이야기에 우리의 가락과 소리들이 작품에 녹아든다. 여기에 인형과 앙상블들의 해학이 재미를 더해주고 무엇보다 무빙을 사용하지 않고 작품의 정서를 잘 살려준 조명은 제대로 작품의 완성도를 도와준다. 요즈음 뮤지컬의 흐름에 역행하는 특색있는 작품이다.

세월에 따라 사랑의 의미도 변하는가? 적어도 이 작품에서 나타난 몽룡과 춘향의 사랑은 그래도 바람직한 사랑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인당수에 빠진 춘향을 따라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몽룡의 지독한 사랑에 가슴 찡하다.

12월31일까지 대학로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 극장. (02)762-9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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