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7.11.01 00:52
| 수정 : 2007.11.01 02:09
리뷰:연극 ‘나쁜 자석’
연극은 돌팔매질과 닮아 있다. 배우에게 사정거리가 짧거나 조준이 잘못된 연기는 그래서 최악이다. 배우가 내뱉는 단어와 문장, 때론 침묵이 귀를 때린다. 그의 들숨과 날숨은 극장 공기를 흔들고 관객의 폐를 건드린다. 배우는 또 몸으로, 움직임과 동선으로 눈을 강타한다. 관객은 얻어맞기로 작정한 사람이고, 아픔은 깊을수록 좋다.
‘나쁜 자석’(Our Bad Magnet·연출 유연수)의 마지막 10분, 관객은 극한에 가까운 감정을 체험했다. 그러나 거기 닿기까지 이 연극의 궤도는 좀 불안했다. 덜 맞았다는 기분, 빗맞았다는 느낌이지만 이제 개막 초반이다. 배우와 배역 사이의 틈이 좁혀지고 관객을 더 몰입시킨다면 올해의 연극 베스트5로 꼽힐 만하다.
‘나쁜 자석’(Our Bad Magnet·연출 유연수)의 마지막 10분, 관객은 극한에 가까운 감정을 체험했다. 그러나 거기 닿기까지 이 연극의 궤도는 좀 불안했다. 덜 맞았다는 기분, 빗맞았다는 느낌이지만 이제 개막 초반이다. 배우와 배역 사이의 틈이 좁혀지고 관객을 더 몰입시킨다면 올해의 연극 베스트5로 꼽힐 만하다.
철썩철썩, 절벽에 부딪치는 파도 소리로 무대가 열린다. 바닷가 벼랑에 스물아홉 동갑내기 세 남자가 모인다. 어릴 적 또래 중 리더였던 민호(김영민), 출판사에서 일하는 은철(여욱환), 고향에 남아 건축업을 하는 봉구(곽자형)다. 10년 전 여기서 죽은 원석(정원조), 그가 남긴 동화들의 출판과 인세에 대해 이야기하던 이들 앞에 과거가 펼쳐진다.
연극의 시점은 29세→9세→19세→29세로 출렁인다. 아홉 살 때 원석의 동화를 녹음한 타임캡슐을 묻고, 열아홉에 원석을 잃고, 스물아홉에 재회하는 형식을 통해 갈등과 화해에 집중한다. 아홉 살 꼬마를 연기하는 장면이 어설퍼 연극의 밀도가 떨어진 게 아쉬웠다. 원석이 쓴 동화 중 ‘하늘 정원’(하늘의 꽃밭이 사라진 이야기) ‘나쁜 자석’(밀어내는 게 싫어 자살한 자석 이야기)은 인형극 형식으로 불려 나온다. 관객의 감정까지 벼랑 쪽으로 몰아가는 엔딩의 힘은 오랜만이다. 봉구는 눈물을 쏟으며 주저앉았고, 민호와 은철은 격하게 충돌했다. 이 순간, 무대에도 객석에도 꽃가루가 펑펑 쏟아졌고, 녹음기에선 파국을 예언한 듯한 원석의 동화 ‘하늘 정원’이 흘러나왔다. “…꽃잎들은 다 떨어지고, 하늘엔 아무것도 없습니다. 작은 씨앗 하나, 길 위에 떨어졌습니다. 아마, 싹이 나겠지요?”
▶12월 25일까지 두산아트센터(옛 연강홀). (02)764-8760
연극의 시점은 29세→9세→19세→29세로 출렁인다. 아홉 살 때 원석의 동화를 녹음한 타임캡슐을 묻고, 열아홉에 원석을 잃고, 스물아홉에 재회하는 형식을 통해 갈등과 화해에 집중한다. 아홉 살 꼬마를 연기하는 장면이 어설퍼 연극의 밀도가 떨어진 게 아쉬웠다. 원석이 쓴 동화 중 ‘하늘 정원’(하늘의 꽃밭이 사라진 이야기) ‘나쁜 자석’(밀어내는 게 싫어 자살한 자석 이야기)은 인형극 형식으로 불려 나온다. 관객의 감정까지 벼랑 쪽으로 몰아가는 엔딩의 힘은 오랜만이다. 봉구는 눈물을 쏟으며 주저앉았고, 민호와 은철은 격하게 충돌했다. 이 순간, 무대에도 객석에도 꽃가루가 펑펑 쏟아졌고, 녹음기에선 파국을 예언한 듯한 원석의 동화 ‘하늘 정원’이 흘러나왔다. “…꽃잎들은 다 떨어지고, 하늘엔 아무것도 없습니다. 작은 씨앗 하나, 길 위에 떨어졌습니다. 아마, 싹이 나겠지요?”
▶12월 25일까지 두산아트센터(옛 연강홀). (02)764-87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