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7.10.25 01:02
| 수정 : 2007.10.25 02:43
[뮤지컬 리뷰] 한국어판 ‘노트르담 드 파리’
비주얼·멜로디는 여전한데 번역한 가사가 감흥 깨뜨려
비주얼과 멜로디의 인력(引力)은 여전히 끈끈했다. 23일 경남 김해문화의전당에서 초연한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어 버전은 이 뮤지컬의 명성에 도취된 관객에겐 흡족한 무대였다. 하지만 이미 프랑스어 공연을 접했던 관객에게는 불평도 나올 것 같다. 프랑스 가수들의 빼어난 가창력을 따라잡을 순 없다 해도, 개사(改詞)와 연기력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노틀담 성당의 곱추 콰지모도(윤형렬)와 집시 에스메랄다(문혜원)의 뒤엉킨 사랑 이야기다. 빅토르 위고의 원작을 바탕으로 1998년 파리에서 초연돼 400만 관객을 모으며 ‘프랑스 국민 뮤지컬’로 불리는 작품이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노틀담 성당의 곱추 콰지모도(윤형렬)와 집시 에스메랄다(문혜원)의 뒤엉킨 사랑 이야기다. 빅토르 위고의 원작을 바탕으로 1998년 파리에서 초연돼 400만 관객을 모으며 ‘프랑스 국민 뮤지컬’로 불리는 작품이다.
한국어 버전은 압축과 생략, 음악을 밀어붙이며 객석을 잡아당겼다. 전염성 강한 노래 ‘대성당들의 시대’가 번지는 가운데 벽에 매달리고 바닥을 뒹구는 배우들을 보여주는 첫 장면은 프랑스 원작의 기억을 재생한다. 무대를 채우기보다 비워 상상할 틈을 만드는 연출, 50여곡의 노래와 현대무용의 상징적인 화법은 한국어 공연에도 건재했다. ‘아름답다’ ‘춤을 춰요, 나의 에스메랄다’ 같은 명곡들에서는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다만 한국어 노랫말은 감상을 헝클 때가 있었다. 직역에 가까워 우리말로 늘어놓으면 싱거워졌고, 조사나 부사에 방점이 찍히며 꼬리가 늘어졌다. 원작의 사변적인 노랫말은 그 과정에서 뉘앙스를 잃기도 했다. 프랑스어로 소리와 정서만을 빨아들였을 때와 달리, 가령 “대성당들의 시대가 왔다~”로 번역된 가사는 감흥을 오그라뜨렸다.
한국에서 프랑스 뮤지컬은 제2의 붐을 맞고 있다. ‘노트르담 드 파리’에 이어 ‘벽을 뚫는 남자’ ‘십계’가 줄줄이 재공연될 예정이다. 재작년과 작년 내한해 연타석 흥행 홈런을 날린 ‘노트르담 드 파리’의 경우, 비(非)유럽권 언어로 공연되기는 한국이 처음이다.
불행을 짊어진 콰지모도가 커다란 바퀴에 갇혀 구르고, 6개의 울타리로 집시 은신처를 진압할 때, 매트리스로 춤을 추다 뗏목을 만들고, 종소리를 춤으로 시각화하고, 콰지모도가 죽은 에스메랄다를 껴안고 울부짖을 때 줄에 매달린 시체들이 깨어나 춤을 빚어내는 장면 등은 다시 봐도 강렬했다. 배우들 중엔 서범석(프롤로)이 안정적이었고, 박은태(그랭구아르)·김성민(페뷔스)의 노래가 귀에 꽂혔다.
▶11월 11일까지 김해 공연 뒤 내년 1월 말 서울 세종문화회관으로 무대를 옮긴다. (02)501-13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