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7.09.17 00:21
‘뮤지컬 톱10’ 月평가제 1년을 되돌아본다-3인 좌담
“뮤지컬 제작자들 평가 두려워해선 안돼”
본지가 지난해 9월 시작한 ‘뮤지컬 크리틱스 초이스(Critics’ Choice)’가 1년을 달려왔다. ‘크리틱스 초이스’는 뮤지컬 평론가들이 매달 공연 리스트에 올라온 뮤지컬을 평가해 톱10을 선정하고 30자평을 붙이는 코너다. 이유리 청강문화산업대 뮤지컬학과 교수,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조용신 공연칼럼니스트가 지난 1년간 평가위원으로 참여해 관객을 위한 뮤지컬 추천순위를 뽑아왔다.
세 평가위원이 1년을 돌아보며 ‘크리틱스 초이스’의 취지와 운영 방식 등을 점검했다.
세 평가위원이 1년을 돌아보며 ‘크리틱스 초이스’의 취지와 운영 방식 등을 점검했다.
◆평가해야만 하는 이유
원종원=최근 뮤지컬 공급이 많아졌다. 크리틱스 초이스는 공연을 선택하는 관객의 고민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단순 정보 전달이 아니라 가치 판단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작업이다.
이유리=마니아가 아닌 일반 관객에겐 관극 훈련이 필요하다. ‘친구따라 강남 간다’는 한국식 풍토에서 ‘크리틱스 초이스’는 관객에게 친절한 참고 사항이다. 그런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
조용신=한국에서는 관객이 표를 살 때 의지하는 정보처가 기형적으로 발달하고 있다. 티켓 예매사이트에 있는 공연평이나 순위를 봐라. 슈퍼마켓에서 물건 팔면서 주인이 “이건 좋고 저건 덜 좋아요” 하는 식이다. ‘크리틱스 초이스’는 정답을 찾자는 게 아니다. 세 명의 전문가가 주관과 취향을 반영해 매긴 추천순위다.
◆일부 공정성 논란에 대해
이=관객의 평은 다 긍정적이었다. 우린 기본적으로 공연을 보고 평가했다. 창작 뮤지컬이라고, 대극장 초연작이라고 관대하지 않았다. 표값을 내는 관객 입장에선 다 똑같기 때문이다. 순위에 따라 일부 제작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항의한 적도 있다. 대중적이지 않은 연극에 뿌리를 둔 뮤지컬 종사자들이 많은 게 갈등의 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원=이유리 교수는 국내 제작여건을 잘 안다. 조용신 칼럼니스트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나는 웨스트엔드 뮤지컬에 비교적 정통하다. 불공정했다면 마니아 집단에서 항의했을 것이다. 논란은 ‘크리틱스 초이스’가 주관적인 평가라는 사실을 몰라서 발생하는 것 같다.
조=평가위원 사퇴를 고려할 만큼 압박감이 많았다. 일부 관계자들은 “‘명성황후’가 10년 걸렸듯이, 우리에게도 숙성 기간을 달라”고 말한다. 냉정한 순위보다 격려와 애정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관객에게 뮤지컬은 고가(高價)다. ‘크리틱스 초이스’ 같은 참고자료는 있어야 한다.
◆뮤지컬 제작자들, 이것만은
이=작품 하나에 사활을 거는 제작자들의 입장은 이해한다. 뮤지컬을 상품으로 인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평가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조=브로드웨이에서는 매주 각 공연의 표가 얼마나 팔리고 평론가들의 평점은 어떤지 공개된다. 평단은 좋아하는데 관객이 안 붙는 공연들도 있고 그 반대도 있다. 국내 제작자들은 공연 전 리딩이나 워크숍 등을 통해 작품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원=시장을 키우려면 시장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 ‘크리틱스 초이스’는 관객 입장에서 뮤지컬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장치다. 장기적으로 우리 뮤지컬의 경쟁력을 높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