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에서 살인은 쇼야!

입력 : 2007.08.28 08:39

뮤지컬 '시카고'

치정과 살인이 싸구려 신문의 1면을 뒤덮는 1920년대 시카고, 재즈와 술에 취한 사람들은 따분한 일상을 못 견뎌한다.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사건만을 다루는 언론과 이를 이용해 물거품 같은 인기를 좇는 범죄자들, 재판을 한 판 서커스라 여기는 변호사까지. 곰팡내가 코를 찌르는 추악한 세상 속에서 휘황찬란한 쇼를 꿈꾸는 인간을 다룬 뮤지컬 '시카고'는 쇼걸들의 농염한 안무와 관능적인 자태가 아찔함을 자아낸다. 살인마저 정의로 둔갑시키는 도시, 그 곳은 시카고이다!


All That Show

죽어도 마땅한 놈을 쐈다며, 두 번 죽이지 못해 억울하다고 말하는 여자들의 냉혈한 음성과 섹시한 하이힐이 무대를 점령한다. 싸늘한 철창 안, 칙칙한 죄수복을 걸친 살인자라 할지라도 그녀들은 화끈한 매력으로 넘친다. 뮤지컬 '시카고'는 법정과 감옥을 주요 공간으로 설정하고, 섹스와 살인을 전면에 내세운다. 안무가이자 연출가인 밥 파시(Bob Fosse)에 의해 1975년 브로드웨이에서 탄생한 이 작품은 대중성과 작품성에 손색이 없는 뮤지컬로 엄청난 호응을 얻었고 그로부터 32년간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를 넘나들며 수많은 관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지난 2000년에 인순이, 최정원, 전수경 등이 주연을 맡아 국내에서도 공연을 올렸던 뮤지컬 '시카고'가 7년이 지난 지금, 최정원, 배해선, 옥주현, 성기윤 등을 캐스팅하고 고난도의 안무에 정통 재즈음악을 덧입힌 화려한 쇼로 돌아왔다.


Murder and the City

요염한 클럽 조명 아래에서‘All That Jazz’를 열창하던 보드빌 배우 벨마 켈리가 경찰에 연행된다. 자신의 남편과 여동생의 불륜을 목격하고 총을 겨눈 것이다. 또한 화려한 스타의 세계를 동경하던 유부녀 록시 하트는 나이트클럽 사장과 친분이 있다고 접근한 프레드와 내연의 관계를 맺는데 그가 평범한 가구판매상임을 알게 되자, 순간 격분하여 그를 살해하고 만다. 그녀들이 수감된 이후, 시카고를 뒤흔든 미모의 킬러라는 수식어와 함께 언론의 천박한 경쟁 보도가 시작되고, 거액의 수임료를 지불한 여성고객에게 100% 승소를 보장한다는 최고의 변호사 빌리 플렌이 개입하면서 살인은 흥미로운 쇼로 변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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