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디스코로 다시 태어나다

입력 : 2007.08.02 08:38

Musical 동키쇼

중세의 숲을 찾은 연인들의 뒤죽박죽 사랑이야기를 다룬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이 디스코클럽의 해프닝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미 브로드웨이를 비롯한 세계 12개 도시에서 성황리에 매진행렬을 기록한 브로드웨이 클럽 뮤지컬 '동키쇼'가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상륙했다. 그 흥행의 비결은 바로 관객 참여형 클럽 뮤지컬이라는 독특한 장르에 있다. 스탠딩형 공연인 뮤지컬 '동키쇼'는 자리에 앉아 공연을 지켜보는 수동적인 관객이 아니라 함께 춤추고 공연을 즐겨주는 적극적인 관객들을 찾고 있다.


공연장이야, 클럽이야?


“YMCA! It's fun to stay at the YMCA~!” 동키홀은 이미 섹시한 차림의 디스코 걸들과 관객들의 흥겨운 춤이 뿜어내는 열기로 후끈하다. 스탠딩으로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될 공연에 앞서, 관객들이 열린 마음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제공되는 몸 풀기 시간. 귀에 익숙한 7~80년대 디스코 넘버들을 흥얼거리며 ‘DJ쏘니’가 시키는 대로 소리 몇 번 질러주니 자기도 모르게 흥겨워진다.
⇒TIP! 긴소매 옷 절대 금물. 머리가 길면 고무줄을 준비할 것. 정말 덥다.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배우들


“혹시 우리 샌더 못 보셨어요?” 공연장 전체를 무대로 사용하는 배우들을 좇느라 두리번거리는 찰나, 좀 전까지 무대에 있던 ‘미아’가 눈앞에 서있다. 딱히 정해진 무대 없이 공연장 전체를 ‘동해 번쩍 서해 번쩍’ 하는 배우들은 관객이 적극적으로 공연을 즐기게 해주지만  자칫 산만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같은 파격적인 구성을 보완하고자 DJ쏘니가 존재하는데 그는 극의 흐름을 설명해 관객의 이해를 돕고 재치 있는 입담으로 관객의 호응을 끌어내기도 한다. 또한 조명을 통해 배우들의 동선을 보여주거나 이동무대를 사용함으로써 관객들이 조금만 극에 집중한다면 흐름 놓칠 일 없다.
⇒TIP! 하이힐 착용. 키 작으면 앞사람 머리에 가려 잘 안 보인다.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을 읽어라. 극의 이해를 돕는다. 


몸매 죽이는 배우들과의 댄스


“꺄아아악” 키 크고 늘씬한데다 탄탄한 근육을 자랑하는 코코보이즈들이 나오자 관객의 90%를 차지하는 여자들이 난리가 난다. 하늘빛깔 광택소재로 제작된 섹시한 옷을 입은 그들의 퍼포먼스는 ‘섹시’ 그 자체다. 게다가 그들, 관객들에게 다가온다. 같이 춤추자고. 탄탄한 가슴팍을 쓸어내릴 수 있는 기회까지 준다. 이에 대해 표인봉 연출은 “건전한 문화 장소에서 경험하는 발칙한 체험이 이번 공연의 모토”라고 설명한다.
⇒TIP! 즐겨라. 공연 끝난 뒤 후회해도 소용없다.  


 


동키쇼의 완소남 3명을 만나다!


코코보이즈&의상디자인 김지갱
훤칠한 키, 날렵한 턱선, 탄탄한 몸매. 어디서 많이 봤다 싶더니 패션모델 김지갱이었다. 놀랐다. 그리고 공연이 끝난 후 깜짝 놀랐다. 공연 내내 시종일관 눈길을 사로잡았던 화려하고 감각적인 의상이 그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한동안 활동이 뜸하다 싶었더니 패션공부를 했고, 퍼포먼스 활동을 하기도 한 그에게 표인봉 연출의 제의는 당연히 “OK”였다. 그는 “'동키쇼'의 화려함에 걸맞게 외국의 쇼나 퍼포먼스를 보면서 아이템들을 찾고 거기에 한국적 노출수위와 정서, 배우들의 동선까지 고려해 의상을 디자인했다”고 말한다. 참 재주도 많다.


코코보이즈 이태용
KBS TV 인간극장 '친절한 태용 씨'로 유명해진 친절남 이태용이 무대에만 오르면 달라진다. 감정 없는 포커페이스에 한쪽 입 꼬리를 올리는 모습이 영락없는 ‘섹시남’이다. “춤하고는 워낙 거리가 멀어서 기본적인 것도 몰랐어요. 그래도 선배님들과 안무감독님께서 많이 가르쳐 주셔서 3개월간 열심히 배우고 연습 했구요. 무대에 서면 원래 성격을 버리려 노력해요.” 하지만 무대에서 내려오면 배우 이태용에서 인간 이태용으로 다시 변신한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신발, 의상을 정리하고 동료배우들의 건강을 위해 비타민까지 챙긴다고.


휠굿 모지민
몸짓이 예사롭지 않다했더니 역시나 발레 전공자였다. 오베론의 요정인 ‘휠굿’으로 놀라울 만큼 깜찍한 표정연기와 화려한 춤 솜씨를 선보여 가장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받는 배우 모지민. 원작에 등장하는 휠굿은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플로어를 누비지만 서울판 휠굿은 모지민만의 색깔로 다시 태어났다. “대사 없이 표정과 몸짓으로만 전달해야 하니까 표정연기에 신경을 많이 썼다. 좋아하는 여러 아티스트를 보면서 영향도 받고, 또 발레나 즉흥 마임처럼 할 수 있는 테크닉들을 활용해서 나만의 재해석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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