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작가인 톰 스토파드의 작품 <The Real Inspector Hound>를 한국적인 상황으로 옮긴 <진짜, 하운드 경위>가 관객들에게 게임을 제안하고 있다. 무대 위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시체, 그의 정체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라디오에서는 연거푸 실종된 정신이상자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방송이 흘러나오고, 무대 위의 인물들은 서로를 경계하거나 다투곤 한다. 그리고 이들을 지켜보는 또 다른 배우들이 존재하는데 그들은 바로 연극 평론가들이다. 관객들과 연극을 함께 지켜보면서 중간 중간 개입하는 것을 서슴지 않는데, 이들의 등장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리고 살인범은 대체 누구이며, 피의자는 무슨 이유로 무대 위에 누워있는 것일까? 모든 것은 뿌연 안개 속을 거닐 듯 해결되지 않은 채 우리 앞에 던져진다. 정답은 극 속에 있고 발견하는 것은 당신의 몫이다.
혼돈 금지, 극 속의 극이다!
관객들이 <진짜, 하운드 경위>를 만나기 전에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이 작품에는 극중극이 존재한다는 것. 그러니까 두 개의 이야기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오묘한 연결고리를 가지면서 진행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막이 오르고 공연을 기다리는 관객들은 연극을 관람하러 온 두 명의 연극 평론가 방경호, 문명주를 먼저 보게 된다. “이거 추리극이라며? 뻔~하겠네. 무대에 시체 봤지? 과연 살인범은 누구일까 왜 죽였을까? 근데 왜 시작을 안 하지?”라는 등의 시답지 않은 그들의 대화를 듣노라면 관객들은 의문이 생기곤 한다. ‘이 사람들 대체 뭐야? 배우야? ’하지만 그러한 의문들을 해결할 겨를도 없이 무대엔 진짜 배우 같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바깥세상과 단절 되어 있는 멀둔 저택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살인 사건 추리 극에 관객들은 몰입하고야 만다. 범인을 색출하기 위한 팽팽한 신경전과 의중을 파악하기 힘든 두 평론가의 대화가 결합되어 혼란을 가중시키는 연극 <진짜, 하운드 경위>, 도대체 누가 범인일까?
진실이 대체 있기나 한 것일까?
배우 박광정이 연출을 맡은 <진짜, 하운드 경위>는 그 제목부터 불투명하다. 아마도 관객들은 공연을 보는 내내 어려운 시험을 맞닥뜨린 것 같은 긴장감과 더불어 편치 않은 실소를 터트릴 것이다. 진실과 거짓, 환상과 실제의 경계선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톰 소토파드의 필력 탓일까. 의심과 논쟁, 질투와 오해가 범람하는 이 작품 속에서 관객을 길을 잃기 십상이다. 한 통의 전화를 받으러 무대 속으로 들어간 방경호가 극중극에 걸려들어 오히려 살인범으로 몰리는 것과 가벼운 대화정도로 여겼던 말들이 서서히 형체를 갖춰가는 모습은 당혹스럽기 그지없다. 설령 그렇다 할지라도 절대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 진실은 어렴풋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