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남녀, 사랑하나요?… 뮤지컬 <싱글즈>

입력 : 2007.06.29 10:53
용돈 대신 월급을 받기 시작한 후부터, 얼굴에 늘어난 점만큼이나 줄어드는 게 바로 상쾌한 아침이다. 매일 아침 눈을 뜨는 순간부터 나는 서로 해결해 달라고 아우성치는 문제들에 직면한다. 머리를 감을 것인가, 말 것인가. 큰일을 치를 것인가, 말 것인가. 재빨리 결정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29살. 20대의 끝에서 버둥대며 30대의 물리적 압박에 제압당하기 딱 좋은 나이. 풋내 나던 스무 살의 이상은 증발된 채 자취를 감추고, 다시 아무런 준비 없이 출발선상으로 떠밀린 기분이다. 하지만 아직 이룰 것이 많기에 포기하긴 이르고 물러서기엔 꿋꿋하게 버텨온 시간들이 아깝다. 29살, 너의 인생은 지금부터다.
할 말 많은 29살

1994년 일본 후지TV에서 방영되었던 카마다 토시오의 10부작 드라마 <29세의 크리스마스>는 곧바로 드라마에서 소설로 쓰이면서 일본 열도를 뜨겁게 달궜다. 그리고 지난 2003년에는 엄정화, 장진영, 김주혁, 이범수를 주연으로 한 영화 <싱글즈>가 국내에서 개봉되었고, 큰 흥행을 거두게 되었다. 게다가 이번엔 뮤지컬까지! 남자도 없고 직장도 잃은 볼품없는 29살 여성의 삶과 사랑에 우리는 왜 이토록 열광하는 것일까?

미완성이 아름다운 까닭은

어느 시대나 싱글은 존재했다. 결혼이 지상최대의 과제가 되어버린 사회에서 이혼율이 급증하고 있는 세상으로 변화하는 동안 싱글에 대한 논의는 음지에서 양지로 승격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싱글들은 어른이 되다만 듯한, 대책 없이 살아가는 등의 부정어로 처리되기 일쑤이다. 하지만 그런들 어떠랴. 유쾌하게 하루를 즐기는 그대들의 삶은 미완성이기에 더욱 아름다운 것을.

4인 4색을 담았다


‘실장님’연기의 일인자인 가수 겸 탤런트 이현우의 첫 뮤지컬 도전작이기에 더욱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싱글즈>에는 이현우 외에도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가세했다. ‘로맨틱 뮤지컬 전문배우’라는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은 오나라는 당차면서도 귀여운 ‘나난’ 역을 맡았다. 또한 같은 ‘나난’ 역할로 <천사의 발톱>에서 내재된 연기력을 발산했던 구원영이 낙점됐다. 뮤지컬 <올슉업>에서 지적이면서도 화끈한 큐레이터 역을 선보였던 백민정은 당당한 ‘동미’ 역을 맡았고, <천사의 발톱>에서 강인한 연기를 펼친 김도현이 편안한 친구 ‘정준’역에 캐스팅되었다. 어른들의 성장통을 그린 뮤지컬<싱글즈>, 그들의 당당한 첫걸음을 기대해본다.


싱글 마케팅이 뜬다!

기업들의 마케팅 대상 일순위로 급부상하고 있는 싱글즈. 자아실현을 목적으로 결혼을 미루거나, 구속과 속박의 삶보다는 자유와 열정을 택한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은 자연스럽게 자신을 위한 소비 중심적 성향으로 이어졌다. 새로운 소비의 주역으로 떠오른 싱글들을 겨냥한 마케팅 포인트는 과연 무엇일까?

1. 콘셉트가 살아있는 감성 마케팅으로 자극하라
귀여운 캐릭터를 활용한 키덜트(Kidult) 제품들과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이는 독립적인 공간을 선호하는 싱글들이 자신의 영역을 신선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꾸미고자하는 필요가 반영된 결과인 것이다.

2. 혼자 놀기를 도와줘라
혼자 있는 시간이 증가할수록 무료한 일상을 공유할 대상이 필요하다. 이동시에 심심함을 달래줄 휴대용 게임기, 가방에 쏙 들어가는 노트북, 언제든지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PDA 등 최고의 성능과 감각적인 디자인이 결합한 제품을 선호한다.

3. 생활에 불편함을 덜어줘라
독립적인 생활을 영위할 정도의 경제력을 갖춘 싱글들은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전전긍긍하지 않는다. 때문에 이들의 아침을 위해 신선한 샐러드를 배달해주는 업체가 생겼고, 묵혀둔 빨래를 해치워주는 빨래방이 등장했으며 1인용 주방용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4. 아름다움을 유지시켜라.
싱글들은 도태되지 않기 위하여 자리 관리에 철저하다. 그렇기에 이들을 대상으로 한 필라테스나 요가, 각종 레포츠 시설 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다.



무적의 솔로부대를 아는가?

매우 전투적이며 엄청난 단결력을 보여주는 무적의 솔로부대. ‘솔로천국, 커플지옥’이라는 기치아래 오늘도 고군분투하며 행동강령을 제작하고 배포하는 이들의 조직력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장난스럽게 누군가가 시작한 각종 표어와 그림들은 이제 그 시리즈를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보자마자 웃음을 터트리게 만드는 진지한 표정의 대원들과 실제 솔로의 정곡을 콕 찌르는 문구를 통해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솔로들의 단상을 엿볼 수 있다.

그림1
연작으로 ‘스키는 혼자 타야 기술이 는다’도 있다. 동행이 필요한 때에 어쩔 수 없이 홀로 지내야 하는 솔로들의 서글픈 심정을 기술연마의 차원으로 승화시킨 작품.

그림2
처음부터 솔로는 없다. 한때는 커플이었을 그들, 하루가 멀다 하고 결별하는 연인들을 바라보며 회심의 미소를 띠고 있다. 솔로가 되어버린 자들을 언제든 환영한다는 강력한 동지애를 드러낸 작품이다.

그림3
심각한 출산율 저하 현상의 정확한 원인을 짚어준 작품으로, 과거의 헌신적인 어머니상에서 탈피하여 자아발전을 위해 투자할 것을 종용하는 장면이다. 솔로부대의 양산에 사회도 일조하고 있음을 꼬집고 있다.

그림4
사회 경제를 책임지는 수많은 솔로들의 항변을 담아낸 것으로, 커플들의 애정행각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비판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는 목소리를 드러낸 작품이다.



■ 공연정보 ■
공 연 명 :  뮤지컬 <싱글즈>
공연기간 :  6.9-8.12
공연장소 :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공연시간 :  화-목 20:00 금∙토∙공휴일 16:00 20:00 일 16:00
티켓가격 :  R석 5만원 S석 3만5천원
원    작 :  카마타 토시오 <29세의 크리스마스>
공동제작 :  ㈜악어컴퍼니 & ㈜오디뮤지컬컴퍼니
프로듀서 :  조행덕 & 신춘수
작·연출 :  성재준
작    곡 :  장소영
안    무 :  서정선
출    연 :  이현우 오나라 백민정 김도현 서현수 구원영 외
예매문의 :  02.764.8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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