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쓰던 부위 움직이니 내장이 다 흔들려요”

입력 : 2007.06.21 00:01   |   수정 : 2007.06.21 03:01

뮤지컬 ‘댄싱 섀도우’ 김성녀, 춤 연습 삼매경
10월엔 모노드라마로 中 순회 “전성기가 늦게 올줄알았다면…”

부은 눈으로 배우가 말했다. “나 때문에 연습이 엉망 됐어요. 왈칵 눈물이 쏟아져서. 영문 모르는 연출가(폴 게링턴)에겐 ‘감정이 북받쳐서 그런데 미안하다, 미안하다’ 했어요.”

지난 14일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배우 김성녀는 뮤지컬 ‘댄싱 섀도우’ 연습이 이날 오전 중단된 얘기부터 했다. 마마 아스터(김성녀)는 좌절한 딸 신다(배해선)에게 “일어나라”고 힘을 불어넣는 극의 끄트머리에서 눈물 범벅이 됐다. 영국에서 뮤지컬 배우로 활약하다 돌아왔지만 자리를 못 잡고 있는 친딸(손지원)이 어른거려서였단다. 김성녀는 “ ‘댄싱 섀도우’ 여배우들은 다 씩씩한데 내 딸은 왜 그렇게 욕심이 많은지…. ‘일어나라’는 지원이한테 해주고 싶었던 말”이라고 했다.

‘댄싱 섀도우’와 김성녀에겐 겹겹의 인연이 얽혀 있다. 원작(희곡 ‘산불’)을 쓴 차범석은 결혼식 주례였고, 뮤지컬 대본을 만든 아리엘 도르프만과는 연극 ‘죽음과 소녀’ ‘선의 저쪽’에 거푸 주인공으로 출연해 ‘도르프만 전속 배우’란 별칭을 얻었고, 제작자 박명성 신시뮤지컬컴퍼니 대표와는 뮤지컬 ‘7인의 신부’(1996년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 수상작)로 묶여 있다.

▲ ‘댄싱 섀도우’의 김성녀는 “희망을 담은 감동적인 엔딩을 기대하라”고 했다. /최순호 기자 choish@chosun.com
▲ ‘댄싱 섀도우’의 김성녀는 “희망을 담은 감동적인 엔딩을 기대하라”고 했다. /최순호 기자 choish@chosun.com

서양식 뮤지컬은 12년 만이다. 마당놀이나 음악극과는 확실히 다르단다. 연습장에서 박자를 따라잡지 못해 “뭐라고? 어떻게?”가 입에 붙었고, 그때마다 딸 같은 배우들이 “파이팅!” 하며 응원한다. “연기와 화법은 내가 가르쳐주며 상부상조하고 있어요. 춤요? (상체를 좌우로 흔들며)안 쓰던 부위를 움직이니 내장이 다 흔들려요. 배역이 과부라서 다행입니다.”(웃음)

전쟁으로 여자들만 남은 마을에 한 탈영병이 들어오면서 펼쳐지는 이 뮤지컬에서 그는 촌장 마마 아스터를 맡았다. 아리엘 도르프만이 그를 마마 아스터 역으로 강력히 추천했다고 한다. 작가는 초벌 대본에 그 배역을 소개하며 “굉장히 연기력이 요구된다”고까지 적었다. 김성녀는 “남자 없는 마을에서 가장 강하고 싸우기 좋아하는 과부 대장이고, 군복에 장화 차림”이라고 말했다. “마마 아스터가 나오면 드라마가 격해지고 재미있어집니다. 현실주의자라는 건 나와 닮았어요.”

김성녀는 가을이 되면 모노드라마 ‘벽속의 요정’을 베이징 등 중국 3개 도시에서 순회 공연한다. 요즘 출연 요청이 많다는 그는 “곧 60세인데 전성기가 너무 늦게 온 것 같다”며 웃었다. ‘댄싱 섀도우’에서 마마 아스터는 “엄마 얘긴 다 맞아 엄마한테 맡겨봐/ 엄만 너의 해결사 엄마 믿어 엄만 알아~”로 흐르는 솔로곡 ‘마마를 믿어(Mama knows best)’를 부른다. 배우에게 엄마는 관객이었다. “엄마 같은 마음으로 응원해주세요!”

▶7월 8일부터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배해선 김보경 신성록 성기윤 등 출연. 1588-7890
전쟁으로 여자들만 남은 마을에 한 탈영병이 들어오면서 펼쳐지는 이 뮤지컬에서 그는 촌장 마마 아스터를 맡았다. 김성녀는 “남자 없는 마을에서 가장 강하고 싸우기 좋아하는 과부 대장이고, 군복에 장화 차림”이라고 말했다. “마마 아스터가 나오면 드라마가 격해지고 재미있어집니다. 현실주의자라는 건 나와 닮았어요.” /최순호 기자
뮤지컬 '댄싱 섀도우'의 주제가 'Dancing with my shadow'. /박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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