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연출…아내는 주연
김진만, 전현아씨는 연극인 부부다. 중견 연극배우 전무송씨의 사위이자 딸이다. 이들 부부가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연극에 함께 참여한다. 소극장 산울림이 개관 22주년을 맞아 시리즈로 펼치는 '따로 또 함께'의 네번째 무대 '연인들의 유토피아'다. 남편 김씨는 연출, 아내 전씨는 주연배우로 출연한다.
내용이 흥미롭다. 두 쌍의 남녀가 등장한다. 한 쌍은 남편이 바람 피우는 부부다. 한 쌍은 막 사랑이 불붙기 시작한 연인이다. 이들을 통해 사랑의 의미를 묻는다.
전씨는 남편이 바람 피우는 걸 알게 되고, 가슴앓이를 하고, 좋은 방향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여자' 역할이다. '여자'는 한 번 참을 테니까 기다리라고 말한다. 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전씨는 "실제 나의 정서였다면 한바탕 뒤집어 엎었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둘이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추는 건 처음이 아니다. 첫 만남의 장소부터 연극 무대였다. 98년 '땅끝에 서면 바다가 보인다'에 배우로 출연한 게 계기가 됐다. 2002년 결혼 이후에는 '당신 안녕'에도 배우로 출연했다. 한동안 따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다시 무대에서 만났다. 김씨가 운영하는 극단 '꼭두'의 '상당한 가족'과 '가스등'이었다. 전씨의 출연료는 공짜였다. 외부 극단 작품의 연출, 출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출가 남편, 배우 아내'로 연습하다보니 오히려 불편한 점이 많다. 김씨는 "신경 써주고 싶어도 눈치가 보인다"고, 전씨는 "편의 봐준다는 오해 살까봐 오히려 더 냉정하다"고 말한다.
연극인 부부지만, 너무 바빠서 집에서 작품 얘기할 시간이 거의 없다. 그저 "같이 살고 있을 뿐"이다. 그래도 부부가 연출가, 배우로 활동하는 것 자체가 드문 경우다. 행복한 부부다.
'연인들의 유토피아'는 결혼을 앞둔 사람들로 하여금 사랑으로 인해 결혼을 꿈꾸는지, 현실의 도피처로 결혼을 선택하는지를 진지하게 묻는 작품이다. 이명호 이일화 민지호 출연. 12일~8월 12일까지. 산울림소극장. (02)323-0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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