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보다 '반찬' 맛 좋은 진수성찬
뮤지컬 '대장금'은 한국 뮤지컬의 기대주다. 일부에서는 영화의 '쉬리'와 비교한다. 막 달아오르기 시작한 한국뮤지컬이 화산처럼 폭발할 촉매제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실제로 '대장금'은 기획단계부터 글로벌 뮤지컬을 표방했다. 국민 드라마의 인기를 발판 삼아 '뮤지컬 한류'를 일으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가능성은 충분했다. 드라마는 일본, 중국 등지에서 빅히트했다. 이란에서는 시청률이 무려 85%에 이를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대장금'은 과연 '킬러 콘텐트'가 될 수 있을까.
▶ 산해진미 반찬: 풍성한 볼거리
화려한 요리-의상- 궁중무용 등 갈채
'뮤지컬 한류' 원조 발전 가능성 충분
▶ 1% 부족한 밥: 산만한 스토리
54부 드라마 압축…옴니버스식 진행
러브송 - 크로스오버 선율 조화 미흡
뮤지컬 '대장금'이 지난 토요일(26일) 닻을 올렸다. 화제작답게 첫날부터 국회의원, 문화관광부 장관, 대기업 사장 등이 공연장을 찾았다. 여운계, 견미리, 지진희 등 드라마에 출연했던 배우들도 직접 찾아와 관심을 표시했다. 여운계는 공연이 끝난 후 "의상과 무대는 드라마보다 훨씬 화려하다. 외국에 수출돼서 돈을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했다.
수출 가능성도 더 높아졌다. 주한 일본, 카타르 대사 등이 직접 공연장을 찾았다. 특히 일본 NHK 관계자들은 배우들에게 꽃다발을 건네주며 격려했다. 송승환 PMC프로덕션 대표는 "내년 4월 중국 북경에서 올림픽을 앞두고 공연하기로 돼 있다. 일본 수출 계약도 성사 단계에 있다"고 공개했다.
뮤지컬 '대장금'은 일단 풍성했다. 임금에게 진상하는 전국의 산해진미를 소개하는 극중 장면은 상징적이었다. 무슨 반찬을 먼저 먹을까 고민하게 만들 정도로 상차림이 푸짐했다. 한국인 밥상의 메인 요리인 밥과 국보다 반찬이 더 빛을 발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장금의 어머니가 관군에 쫓기다 죽고, 장금이 궁으로 들어가기까지의 극 초반 장면은 속도감 있는 전개와 무대 전환으로 시선을 끌었다. 궁중무용도 많은 박수를 받았다.
특히 화려한 전통의상은 공들여 제작한 흔적이 역력했다. 왕과 왕비, 상궁, 나인, 서민들의 의상을 정교하게 재현해 멋진 볼거리를 제공했다. 외국 공연에서 관객들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54부작 드라마의 하이라이트만 모았다"는 한 출연배우의 말은 '양날의 칼'이었다. 대하 드라마를 2시간 30분으로 압축하는 과정에서 적지않은 틈이 나타났다. 스토리가 흐름을 따라 전개되지 못하고 옴니버스 식으로 진행됐다. 장금과 정호의 사랑, 생각시에서 정3품 대장금에 오르는 장금의 입지전적 성공담, 최 상궁과 한 상궁의 대립 등이 산만하게 펼쳐진 것이다.
여기에 태껸이나 무술 장면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면서 내러티브가 간결하게 전개되지 못했다. 드라마를 보지 않은 관객들은 스토리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장금과 정호의 사랑이 중심이라고 했지만, 공연에서는 크게 도드라지지 않았다. 장금과 정호는 목숨을 걸고 임금의 명령을 거역할 정도로 깊은 사랑을 나누는 사이다. 그런데 두 사람의 듀엣곡은 3곡 뿐이다. 파격적인(?) 키스신이 있기는 했지만, 3~4m나 떨어져서 부르는 러브송은 흡인력이 부족했다.
공연이 끝난 후에도 테마곡이 기억에 남지 않고, 국악과 클래식이 서로의 선율에 녹아들기보다 각자 미끄러지면서 혼란스러운 느낌을 준 것도 아쉬운 점이었다.
결국 반찬은 다양한 진수성찬이지만 밥상의 테마는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대장금'은 1% 부족한 점만 보완하면 '뮤지컬 한류'의 원조로 발전할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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