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어린이들을 위해 '세사미 스트리트 라이브'

입력 : 2007.05.15 13:55

어린이뮤지컬 <세사미 스트리트 라이브>

한국에서는 비교적 낯설지만 지난 38년간 전 세계 140개국 어린이들이 보고 자란 TV프로그램이 있다. <세사미 스트리트>(Sesame Street)가 바로 그것. 이 인기 프로그램을 무대에 그대로 옮긴 <세사미 스트리트 라이브>가 5월 29일부터 6월 10일까지 고양어울림누리와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세상 모든 아이들의 비틀즈!’라는 닉네임을 즐겁게 확인할 시간이다. 
가장 영향력 있는 어린이 프로그램

대한민국 최장수 TV프로그램 중 하나인 문화방송의 <뽀뽀뽀>가 이제 26년의 역사를 가진 것을 생각하면 <세사미 스트리트>가 가진 38년의 기록은 가히 어마어마하다. 아무리 시청 계층이 고정되어 있다고 해도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이 프로그램의 캐릭터와 포맷이 정교하다는 이야기.

<세사미 스트리트>가 한국 시청자들에게도 친숙한 그래미상을 비롯해 109개의 에미상을 수상하는 등 미국 TV역사상 단일프로그램으로서는 최대 수상 기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이 캐릭터들의 매력을 뒷받침하는 확실한 증거다.

지난 2005년 은퇴를 발표했던 ABC방송의 간판 뉴스 프로그램 <나이트라인>의 진행자 테드 코펠이 <세사미 스트리트>의 개구리 캐릭터인 ‘커밋’과 함께 뉴스를 진행했을 정도로 이 프로그램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이런 세사미 스트리트의 캐릭터들이 한국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뮤지컬 무대에 선다. 지난 2003년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가졌던 <세사미 스트리트 라이브>가 4년 만에 다시 방문해 한국의 어린이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최고의 공연을 선보이는 것이다.

잃어버린 색을 찾아라

모든 삶이 흑백영화처럼 바뀌어 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세사미 스트리트>는 무채색으로 변해버린 ‘세사미 스트리트’를 되돌리기 위한 캐릭터들의 무용담을 담았다. 모든 캐릭터가 자신만의 색을 가지고 있는 <세사미 스트리트>의 캐릭터들에게 무채색으로 변해버린 세상은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다는 말과 같다.

주인공 격인 엘모(Elmo)가 잃어버린 색깔을 찾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그림의 세계로 들어가 이집트, 공룡의 나라, 무지개 동굴 등 환상의 나라를 여행하고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는 동안 다른 친구들의 색깔을 먼저 찾아주기 위한 마음이 하나하나 모아져 ‘세사미 스트리트’는 원래의 모든 색깔을 되찾아 오게 된다.

세사미 친구들은 여행을 하면서 미술을 통해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고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과 협동심의 중요성을 배우게 된다. 아이들에게도 즐거운 스토리 라인이지만 어른들에게도 그리 따분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어느덧 자신만의 색을 잃어버리고 무채색의 삶을 살고 있는 어른들에게 이 공연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성인 공연 못지않은 물량

항상 규모의 문제였다. <오페라의 유령>이나 <미스 사이공> 같은 수입 뮤지컬과 오페라들이 국내 창작공연과 가장 비교되는 부분은 국내 공연에서는 기대하기 힘든 스케일과 첨단 장비. 그러니 라이선스 공연에 관객들의 시선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은 비단 성인 공연에만 적용되는 일은 아닌 것 같다.

세계적인 유명세를 가진 작품인 만큼 <세사미 스트리트>의 해외 투어는 빈번하다. 올해에만 영국, 호주, 네덜란드, 두바이를 비롯해 전 세계 5개 대륙 17개국에서 월드 투어 중인 <세사미 스트리트 라이브>가 아시아 첫 파트너로 대한민국을 선택했다.

미국 현지 스태프와 배우는 물론 어린이 공연 사상 유래가 없는 컨테이너 11대분의 세트가 미국 현지에서 직접 공수되어 기존의 어린이 뮤지컬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압도적인 스케일로 한국 어린이들을 찾을 계획이다. 공연장으로 들어서는 순간 부모와 아이 모두의 탄성을 자아낼 만한 꿈같은 무대와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의상 등 여타 어린이 공연과는 차별화된 화려한 공연.

<세사미 스트리트>가 국내에서의 비교적 낮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한국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고 믿는 지점이기도 하다.

진정한 에듀케이션 뮤지컬

남녀노소 가릴 것도 없다. 지금 대한민국의 직장인과 대학생들에게 가장 절박한 과제 중 하나는 ‘영어’다. 기본적인 한글 맞춤법도 구사하는 사람이 천지라도 이런 영어 열풍을 마냥 삐딱하게 볼 수만은 없다. ‘생존’의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은 전 세계 어느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니까. 머리가 다 크고 나서야 영어를 시작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깨달은 젊은 부모들이 어린 자식들의 영어 교육에 열을 올리는 것은 안타까우면서도 충분히 이해할 만한 일이다. 그리고 가장 쉽게 영어를 익힐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딱딱한 문법 교재가 아니라 친근한 대상을 보며 그들을 모방하는 것이다. <섹스 앤 더 시티>나 <프렌즈> 같은 미국 드라마를 이용한 영어 교재가 쏟아져 나오는 것은 그런 이유다. <세사미 스트리트> 역시 그런 프로그램 중 하나다.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의 바이블로 통하는 <세사미 스트리트>는 국내에서 영어 교육 교재로도 꾸준히 애용되어 왔다. 현재 국내에서 불고 있는 영어 교육 열풍으로 각종 교재들이 쏟아지면서 자칫 어린이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TV에서만 보았던 캐릭터들을 직접 만나 자연스럽게 따라 하는 과정에서 영어에 대해 능동적인 언어 자극이 이뤄지게 된다. 더불어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노래와 춤은 영어에 대한 흥미를 높여준다.

교육적인 측면과 오락이 동시에 어우러진 진정한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를 만끽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 중 하나랄 수 있는 것이 <세사미 스트리트 라이브>다. 물론 기독교인들이 기도 중에 방언을 쏟아내는 것처럼, 뮤지컬 한 편 보는 것으로 갑자기 아이들 말문이 트일 거라고는 믿지 않는 것이 좋겠다. 다만 어린이들이 이 캐릭터들을 공연장에서 직접 보면서 공연이 주는 즐거움과 문화적 친숙감을 동시에 느끼는 것을 바란다면 충분히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겠다. 아이들을 위한 공연은 우선 즐거워야 하고, 세사미 스트리트 라이브는 충분히 그 재미를 인정받아 온 공연이기 때문이다.


5.29-6.3 고양어울림누리, 6.5-6.10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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