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 킹’ “대박 터질 때가 됐는데…”

입력 : 2007.01.26 23:34   |   수정 : 2007.03.30 11:15

한국서만 맥 못추는 ‘‘라이온 킹’
8개국 히트작, 내달 9일 100회 공연 중간 점검 예상했던 ‘지각변동’ 아직… 예매율도 떨어져 ‘조기 폐막’ 괴소문까지… 티켓 값 인하도 검토

이쯤 되면 “쾅!” 터졌어야 옳다. 28일이면 개막 석 달을 채우고 2월 9일 100회 공연을 돌파하는 디즈니 뮤지컬 ‘라이온 킹’ 얘기다.








▲ 디즈니 뮤지컬 라이온킹.
서울 잠실의 뮤지컬 전용극장인 샤롯데에서 공연 중입니다.
중독성은 약하지만 한 번은 꼭 봐야할 명작이지요. 처음 보는 관객은 초반 10분만 봐도 얼얼한 충격을 받으실 겁니다. 섬세한 인형과 가면, 환상적인 무대 메카니즘, 엘튼 존의 음악이 화학반응을 일으킵니다. 아이들 공연이라는 오해는 마시길. 제작사가 제공한 영상입니다./박돈규기자

한국에 하나뿐인 뮤지컬 전용극장(서울 잠실 샤롯데)에서 폐막일을 정하지 않은 오픈런(open run) 방식으로 장기공연에 들어가 공연계 지각 변동을 예고했던 작품이다. 하지만 ‘지진’은 일어나지 않았다. 대체 왜?

디즈니 뮤지컬‘라이온 킹’. 엘튼 존이 음악을 맡았다. 극단 시키 제공
디즈니 뮤지컬‘라이온 킹’. 엘튼 존이 음악을 맡았다. 극단 시키 제공
지난 12월 “ ‘라이온 킹’이 쓰러진다” “어느 제작사가 샤롯데 대관을 추진하고 있다”는 괴소문이 퍼졌다. “흥행이 저조해 6개월 공연도 어려울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1997년 미국 브로드웨이 초연 후 영국·일본 등 8개국을 돌며 히트(누적 관객 4000만명)한 대작이라서 ‘한국 공연 조기 폐막’이 사실이라면 해외 토픽감이었다.

소문은 소문에 그쳤다. 하지만 이 공연은 ‘가족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개척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라이온 킹’ 관객 중 24세 이하의 비율은 9%. 10대 관객이 20%인 일본 도쿄 공연에 비해 아동 관객이 너무 적다. 원종원 뮤지컬 평론가는 “한국 관객은 비싼 좌석을 선호하는데, 3인 가족이나 4인 가족이 이 작품을 보려면 30만원 안팎이 든다”며 “우리 소득 수준에 그만한 돈을 지불할 가족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5000회를 돌파한 일본 공연의 경우 98년 개막 당시 1년치 객석을 팔고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엔 그런 예약 문화가 없었다. 또 스타 캐스팅 없는 장기공연은 한국에서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이 공연 제작사인 일본 극단 시키(四季) 관계자는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2~3월은 졸업·입학으로 공연비 지출이 오그라드는 시즌. 시키는 4월부터 S석(현재 9만원)을 8만원으로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온 킹’의 무대와 객석. 극단 시키 제공
‘라이온 킹’의 무대와 객석. 극단 시키 제공
시키 내부엔 위기감이 있다. 2월 예매율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라이온 킹’은 1월에 10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객석은 80~85%만 차고 있다. 216억원이 들어간 이 작품의 손익분기점은 80%. 손해 보면서 롱런하기엔 덩치가 너무 크다. 개막 초반 노출된 일부 배우의 한국어 발음과 가창력 결함, 오케스트라 없는 녹음반주(MR)가 약점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본지가 매월 평론가들의 평점을 모아 발표하는 ‘뮤지컬 톱10’에서 ‘라이온 킹’은 11월 2위, 12월 2위, 1월 3위를 기록할 정도로 수작이다. 서른 가지 동물들의 특징과 움직임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가면과 인형, 눈이 휘둥그레지는 무대 메커니즘엔 성인 관객도 탄성을 지른다. 또 어느 자리에 앉아도 시야가 좋은 전용극장의 만족도도 높다. “3월 말 개막하는 태양의 서커스 ‘퀴담’과의 경쟁이 ‘라이온 킹’ 롱런의 관전 포인트”라는 게 공연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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