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 대신 몸짓으로, 색 대신 그림자로… 무나씨 개인전

입력 : 2025.12.11 16:35

무나씨 개인전 ‘우리가 지워지는 계절에’
2026년 2월 13일까지 코오롱 문화예술 나눔공간 ‘스페이스K 서울’

내부의 안쪽의 이면으로, 2025, Ink on Korean paper, 193.9x130.3cm. /스페이스K
내부의 안쪽의 이면으로, 2025, Ink on Korean paper, 193.9x130.3cm. /스페이스K
 
무나씨 개인전 ‘우리가 지워지는 계절에’가 2026년 2월 13일까지 코오롱 문화예술 나눔공간 ‘스페이스K 서울’에서 열린다. 무나씨는 한지 위에 먹과 아크릴 물감으로 인물을 그려 감정의 흐름을 표현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감정의 미세한 떨림을 물결로 시각화해 내면의 움직임을 화면에 담는다. 또한 관계와 감정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때, 회화에서 무엇이 드러나고, 사라지는지를 탐색한다.
 
무나씨는 종이 위에 붓으로 획을 남기는 일은 마음의 표면, 곧 수면(水面)에 파문을 그리는 일이라 말한다. 그의 작품은 전통 필묵을 활용해 현대적 감성을 더하는데, 무표정한 인물로 작가의 감정을 화면에 채운다. 인물과 함께 등장하는 물, 돌, 나무 같은 자 연물 또한 감정을 드러내는 은유적 장치로 쓰인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반복적으로 등장 하는 물은 물리적 특성인 수용성과 유동성을 강조하며 나를 마주하는 거울 또는 감정을 흘려보내는 매개체가 된다.
 
‘우리가 지워지는 계절에’ 전시 전경. /스페이스K
‘우리가 지워지는 계절에’ 전시 전경. /스페이스K
마음을 담아, 2025, Ink on Korean paper, 140x700cm. /스페이스K
마음을 담아, 2025, Ink on Korean paper, 140x700cm. /스페이스K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가로 7미터 대작 ‘마음을 담아’에는 무표정한 얼굴의 인물이 등장한다. 이들은 감정, 성별, 나이조차 가 늠할 수 없다. 이는 인물의 표정에 드러난 뚜렷한 감정이나 특징이 감상자에게 선입견을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작가의 의도다. 인물과 자연을 모두 검은색으로 묘사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대신 작가는 인물의 시선, 손짓, 몸의 자세로 감정을 표현한다.
 
‘우리가 지워지는 계절에’ 전시 전경. /스페이스K
‘우리가 지워지는 계절에’ 전시 전경. /스페이스K
 
작가의 화면에는 주로 두 인물이 함께 등장한다. 타인의 시선 속에서 드러나는 자신 의 태도를 오랫동안 고민해 온 작가는, 스스로 바라보는 ‘나’와 타인이 보는 ‘나’ 사이의 경계에 주목한다. 그리고 그 두 ‘나’를 한 화면 안에 나란히 배치함으로써, 서로 충돌하던 내면이 화해를 모색하는 과정을 은유한다.
 
무나씨 작가 프로필 사진. /스페이스K
무나씨 작가 프로필 사진. /스페이스K
 
한편, 무나씨는 서울에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홍익대학교에서 수학했던 한국화를 기반으로 마음과 관계, 내면의 파동을 탐구해 왔다. 2020년 현대미술회관(부산)을 비롯해 2024년 갤러리 바지우(Galerie Vazieux, 파리), 2022년 갤러리 어센드(Gallery Ascend, 홍콩) 등에서 개인전을 열며 국제적으로 활동해 왔으며, 단체전은 2022년 포스코미술관, 2019년 디뮤지엄, 2017년 경북대학교미술관 등에 참여했다. 2025년 키아프 하이라이트 세미 파이널에 선정되었고, 2013년, 2014년에는 YCN 프로페셔널 어워즈(The YCN Professional Awards)의 일러스트레이션 부문을 수상했다. 이번 전시는 총 32점이 내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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