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F [시크릿 노트] 10장 김수경·이상민·전희영

입력 : 2025.10.23 16:56

‘ACF(Art Chosun Focus) 2025’
‘향유에서 소유로’ 이어지는 전시형 아트페어로 새로운 예술적 경험 제공
국내외 동시대 참여 작가 30인 10회 연재
10월 29일부터 11월 2일까지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플라자 광장

‘ACF(Art Chosun Focus) 2025’ 전시 포스터. /아트조선
‘ACF(Art Chosun Focus) 2025’ 전시 포스터. /아트조선
※편집자주ART CHOSUN, TV CHOSUN 미디어 양사가 공동 주최하고 ACS(아트조선스페이스), 프로젝트더스카이가 공동 기획한 ‘ACF(Art Chosun Focus) 2025’가 10월 29일부터 11월 2일까지 인천 운서동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다.https://www.artchosunfocus.com/지난 3월 처음으로 개최된 ACF(Art Chosun Focus)는 국내외 블루칩 작가 30인의 작품을 프라이빗 전시 형태로 선보여 관람객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10월에 열리는 ‘ACF(Art Chosun Focus) 2025’는 동시대 예술의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하고 생생한 조형 언어로 관람객에게 다가가기 위해 미디어가 직접 엄선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향유에서 소유로’ 이어지는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된 ACF는 단편적인 감상을 넘어 관람객을 미술 생태계로 이끈다. 여기서 비롯된 반응은 다시 미디어에 의해 재생산되며 한국 미술의 새로운 도약에 기여한다는 의의를 가진다.https://art.chosun.com/site/data/참여 작가는 30인으로 작가를 대표하는 작품이 선정돼 전시된다. 이에, 본지는 각 작품을 관람하기 전, 미리 참여 작가를 공개하고, 작업 세계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프리뷰 형식의 기사를 발행한다. 해당 기사는 전시 시작 전까지 10회에 걸쳐 연재된다.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플라자 광장 전경. /주민욱 영상미디어 기자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플라자 광장 전경. /주민욱 영상미디어 기자
김수경, continuity-240106, 2024, oil on canvas, 130.3×130.3cm. /작가 제공
김수경, continuity-240106, 2024, oil on canvas, 130.3×130.3cm. /작가 제공
 
김수경(24)은 과거와 현재를 나누는 경계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이를 ‘끊임없는 현재의 연속’으로 정의내리고, 이제는 과거가 된 현재를 캔버스 위에 담아내며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이는 시간을 기록하는 방식에 대한 탐구이기도 하다.
 
김수경 작가 프로필 사진.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김수경 작가 프로필 사진.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김수경, continuity-250503, 2025, oil on canvas, 80.3×116.8cm. /작가 제공
김수경, continuity-250503, 2025, oil on canvas, 80.3×116.8cm. /작가 제공
 
작가의 작품은 마치 반투명한 사진 여러 장이 겹쳐진 듯한 레이어를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선형적인 흐름의 시간이 아닌, 제각기 다른 시간이 하나의 공간에 혼재하는 형상을 표현한다. 배경은 작가가 방문한 루브르박물관의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다. 이는 작품 감상에 있어 관람하는 이에 따라 그 의미가 확장되고 재해석되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완성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수경은 지난 7월 ACS(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열린 ‘2025 대학미술제’에서 가장 많이 득표하며 주목받았다. 김수경은 수상 소감으로 “수상 소감에서 상을 받게 될 줄 몰랐다는 말이 거짓말인줄 알았는데, 정말 거짓이 아니었음을 알게 됐다”라며 “다가오는 ACF에서도 좋은 작업을 선보이고 앞으로 열심히 해나갈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수상소감을 남겼다.
 
 
한편, 2025년에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학사를 졸업한 김수경은 2025 아시아프, ACS(아트조선스페이스), 석암미술관, 대구문화예술회관, 장생포 문화창고 미술관, 극재미술관,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NC백화점, 예술의 전당 등 갤러리, 미술관, 기관, 상업시설에서 열린 전시에 참여하며 작품을 선보여 많은 관람객을 만났다.
 
이상민, Limited Edition Cereal Boxes, 2024, silkscreen and watercolor on paper, 32×32cm. /작가 제공
이상민, Limited Edition Cereal Boxes, 2024, silkscreen and watercolor on paper, 32×32cm. /작가 제공
 
이상민(24)은 물건을 끊임없이 소비하는 현대인의 습관을 박스로 상징해 상업성과 자본주의 사회 속에 나타난 과잉된 생산과 소비를 가시적으로 드러낸다. 프레임 안에 담긴 1500개의 박스는 저마다 미묘한 차이를 갖고 있다. 작가는 이에 대해 “큐브는 우리가 소비하는 대상이 어떻게 우리 자신을 형성해 나가는지 질문한다”라고 밝혔다.
 
이상민 작가 프로필 사진.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이상민 작가 프로필 사진.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작가는 직접 드로잉한 큐브 전개도를 바탕으로 실크스크린 판을 제작하고, 이를 반복 인쇄해 마치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듯 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인쇄된 도안을 하나하나 오리고 접어 입체 큐브 형태로 만들었으며, 이를 가지런히 쌓아 평면처럼 보이는 화면을 구성했다. 그러나 일부 큐브에는 작가가 직접 수채화 채색을 더해 대량 생산 속에 녹아든 개인적 서사를 표현했다.
 

작가의 작품은 멀리서 보면 하나의 큰 덩어리 같지만, 가까이서 보면 작가가 숨겨놓은 여러 디테일을 발견할 수 있다. 중간의 빈 공간을 통해 상자의 옆면을 들여다 볼수도 있다. 이렇듯, 작가는 상자가 가진 입체적인 특성과 상징을 이용해 작품 세계를 선보인다.
 

 
이상민은 ‘2025 대학미술제’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얻은 상위 3인 중 한명이다. 2025년에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판화과를 졸업하고 현재 동 대학원 예술학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작가는 홍익대학교 신축강당, 갤러리 라온, 57th 갤러리, 스페이스 로라, 포레리움 Space 2, 갤러리아르떼위드, ACS(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전시를 가졌다.
 
붉은 방, LiQuifying You, 2023-2024(2025 재제작), 인터랙티브 미디어 설치, 혼합매체, 실시간 재생, 가변크기. /작가 제공
붉은 방, LiQuifying You, 2023-2024(2025 재제작), 인터랙티브 미디어 설치, 혼합매체, 실시간 재생, 가변크기. /작가 제공
 
스스로를 ʻ미디어-에세이스트’라 부르며, 퀴어 당사자이자 20대 페미니스트로서의 감각을 작업에 기록하는 전희영(27)은 출품작 ‘LiQuifying You (SssssCcccAaaNnnning)’을 통해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의 퀴어적 경험을 담았다. 작가는 '붉은 방'이라 명명한 이태원 한 클럽의 어둠 속에서 진솔한 정체성을 드러내며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게 됐던 사적 체험을 토대로 작업을 완성했다.
 
작가는 그날의 기억을 시각적으로 재해석해 선보인다. 이 작품의 특징은 사적 경험이 개인 내부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닌, 인터랙티브 미디어 설치 작품으로 관람객과 눈 맞추고, 상호 작용하며 경험을 외부로 꺼내놓는다는 것에 있다. 가상의 퀴어클럽을 가시화한 이 작품은 공간을 붉게 물들이며 관람객에게 새로운 감각을 일깨우고 퀴어성과 존재에 대한 새로운 사유를 제안한다.
 
작가가 가진 퀴어 커뮤니티의 애정과 관심은 작품으로 이어진다. 자신이 감각하게 되는 커뮤니티 현장에서의 이슈를 포착한다. 특히 코로나 이후 다시 방문한 클럽에서 경험한 슬픔은 작가에게 인상적으로 다가왔으며 평면적인 슬픔이 아닌, 슬픔이 가진 다양한 표정에 주목하고 '웃음으로 눈물 닦기' 같은 전복적 태도를 취하며 나아가는 계기가 된다.
 
작품 앞에 앉은 전희영 작가.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작품 앞에 앉은 전희영 작가.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전희영은 ‘2025 대학미술제’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얻은 상위 3인 중 한명이다. 2025년에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디자인학부 금속공예전공과 연합전공 영상매체예술에서 학사 졸업한 뒤 동 대학원 조소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전희영은 포스코건설 더샵갤러리, 갤러리B, ACS(아트조선스페이스), 대덕문화전당에서 전시에 참여했고 올해 12월에는 예술경영지원센터 산하 아트코리아랩에서, 내년 4월에는 교토에서의 전시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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