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7.11 17:02
다니엘 아샴 개인전 ‘기억의 건축’
8월 16일까지 신사동 페로탕 서울



오늘날 현대 문명이 신화처럼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또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미래 세대에게 발굴된다면,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다니엘 아샴(Daniel Arsham·45)은 미술사의 흐름 위에 고고학을 올려놓고 인간 문명을 날카롭게 짚어낸다.
다니엘 아샴 개인전 ‘기억의 건축’이 8월 16일까지 신사동 페로탕 서울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2024년 롯데뮤지엄에서의 대규모 회고전에 이어 페로탕 서울이 선보이는 작가의 두 번째 전시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눈여겨볼 만한 작품 ‘Amalgamated Venus of Arles’는 작가가 루브르 박물관에서 수년간의 레지던시를 통해 제작한 작품으로, 이 기간 동안 석고상 컬렉션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원전 1세기 그리스의 아프로디테상을 원작으로 삼아 새로운 재료를 결합해 기술적 한계를 극복한 조형 작품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 출품작은 19세기 낭만주의 회화 속 인물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인디아나 존스’처럼 영화 속 탐험가의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한다. 작가는 이를 통해 현대성과 고대성을 교차시키고 회화와 드로잉으로 디테일을 음미하게 만들고 상상력을 자극한다.

클리블랜드에서 태어난 다니엘 아샴은 회화, 조각, 드로잉, 영화, 패션 등 다양한 장르와 매체를 넘나들며 작업한다. 아샴의 핵심 개념인 ‘상상의 고고학’은 우리의 현재도 먼 미래에는 결국 과거가 된다는 인식에서 시작했다. 작가는 카메라, 마이크, 카세트 플레이어, 공중전화 같은 물건을 석고로 만들고 모래와 화산재 같은 지질학적 재료를 활용해 이들을 방금 발굴된 것처럼 연출해 현재를 과거화하는 작업을 선보였다. 낭만주의와 팝아트 사이를 오가며 무시대성을 문화 전반에 걸쳐 실험한다. 이번 전시에는 조각과 회화를 비롯한 20여 점이 내걸리며 관람객은 세계를 해석하고 재구성하는 시각적 고고학의 가능성과 마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