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종이 인형’ 김영희 독일 뮌헨 작업실, 미술관으로 탈바꿈

  • 김현 기자

입력 : 2025.07.09 14:25

뮌헨에서 40km 떨어진 근교 펜징
오프닝 행사에 국내외 인사 40여 명 참석

작업실 모습.
 
지난달 14일, 독일 뮌헨(München)에서 40km 떨어진 근교 펜징(Penzing)에 독일 거주 한인 예술가와 국내 컬렉터, 관계자 등 40여 명이 모였다. 무슨 까닭일까.
 
지난 2023년 7월, 한국에서 7년 만의 개인전 ‘인생은 아름다워’를 열어 약 만 명에 가까운 관람객을 동원해 큰 주목을 받은 작가 김영희의 독일 작업실 일부가 미술관으로 탈바꿈했다. 이번 미술관 개관을 맞아 열린 개관전에는 김영희 작가가 그간 지나온 창작 여정의 아카이빙 자료와 입체, 회화 등 다양한 작품 50여 점이 전시됐다.
 
지난 창작 활동 자료도 열람할 수 있다.
작품 이미지.
전시 전경.
 
이번 전시는 상설전의 성격으로, 작품뿐만 아니라 작가 김영희가 지내온 삶의 터전, 작품을 빚어내는 작업실 공간까지 엿볼 수 있어 많은 이에게 생생한 경험을 선사한다.
 
김영희는 소박하고 정감 있는 우리네 풍경을 포착해 닥종이 조각으로 구현해 왔다. 닥종이는 전통 한지의 종류로, 부드러우면서도 잘 찢기지 않는 견고함을 지닌 소재다. 김영희는 이러한 닥종이의 물성과 예술적 특성을 살려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했다.
 
미술관 외부 전경.
미술관 내부 전경.
 
작가는 우리네의 인생이 연약하면서 견고한 닥종이와도 같다고 말한다. 닥종이를 수없이 찢고 찢어 이를 겹겹이 붙이는 지난한 과정을 거듭하다 보면 어느새 작품이 완성되는데, 이러한 모습이 시간의 궤적이 쌓여 하나를 이루는 인간의 삶과 같다는 것이다.
 
쾌청한 숲을 등지고 있는 작품.
 
뮌헨 근교 무성한 여름 숲이 가득 보이는 창 앞에서 미소 짓는 닥종이 인형은 우리 모두의 모습이기도 하다. “인생은 최고의 예술 작품”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슬픔도, 기쁨도 모두 인생 안에 녹여내며 그 자체를 전적으로 긍정한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