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7.08 10:42
●전시명: 'Invisible Someone'●기간: 7. 10 ─ 8. 9●장소: 갤러리조은(한남동 739-24)


갤러리조은은 변웅필, 박보선의 2인전 『Invisible Someone』을 7월 10일부터 8월 9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무표정한 얼굴과 익명의 풍경 속에 감춰진 내밀한 이야기들을 따라가며, 보이는 것 너머의 존재를 마주하게 한다.
『Invisible Someone』은 단순한 초상과 일상의 장면을 넘어, 보이지 않는 감정과 존재의 흔적을 탐색한다. 이름 없는 얼굴, 모자이크로 흐릿해진 형상, 그리고 그 안에 숨어 있는 서사들은 관객에게 “나는 과연 누구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변웅필은 20여 년 전 독일 체류 시절, 이방인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체성과 경계에 대한 질문을 작품에 담기 시작했다. 사실적인 유화 기법에 왜곡과 생략을 더해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최소한의 표현방식으로 구사한 작품은 동양적 ‘여백의 미’를 구현하며 ‘나’와 ‘타자’의 차이에 대해 사유했다. 그의 작업은 일상의 장면을 섬세한 감성으로 포착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삶의 조각들에 조용히 귀 기울이게 만든다.
그만의 섬세한 감정과 붓질이 켜켜이 쌓여 완성된 작품은 표면의 매끈함을 위해 가로로만 붓질을 하는 방식으로 그려진다. 수없이 많은 물감들을 실험하며 원하는 색을 찾아내고, 최소한의 표현만으로도 강렬한 감동을 이끌어낸다.

갤러리조은의 새로운 전속 작가 박보선은 젊은 시절 느낀 삶의 허무함과 인간관계에 대한 회의감을 담아, 텅 빈 인간상을 그려왔다. 그녀의 작품 속 인물들은 성별만 어렴풋이 짐작될 뿐 구체적인 정체는 드러나지 않는다. 마치 길에서 스쳐 지나가는 ‘누군가’처럼, 모자이크 패턴을 통해 익명성을 강조한다.
박보선은 인간 내면의 복잡한 감정과 시간을 모자이크라는 시각 언어로 풀어낸다. 흐릿하게 처리된 얼굴과 몸은 포토샵의 투명 레이어 패턴을 연상시키며, 아이러니하게도 ‘투명함’을 시각적으로 체감하게 한다. 이는 각 인물이 쉽게 드러내지 않는 내면의 결을 상징하며, 타인의 본질을 완전히 알 수 없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