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속 무의미하게 스크롤 되는 우리 세상… ‘흔적의 깊이’

입력 : 2025.04.22 17:14

작가 강동주, 문이삭, 한성우 3인
5월 17일까지 에이라운지

‘흔적의 깊이’ 전시 전경. /에이라운지
‘흔적의 깊이’ 전시 전경. /에이라운지
 
최근 디지털과 현실이 혼재된 현상을 그려내는 작가가 다수 등장했다. 강동주, 문이상, 한성우의 그룹전 ‘흔적의 깊이’도 마찬가지다. 동시대 작가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문제의식을 5월 17일까지 에이라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가 선 자리는 위치기반 시스템에 의거해 점으로 찍히고, 위치의 시작과 끝은 선으로 이어지며, 쇼츠와 같은 콘텐츠는 타인의 시공과 서사에 빠르게 접속, 철회를 반복하게 한다. 우리가 사는 삶은 표상된 이미지로, 그리고 다시 이차원 평면 위의 이미지로 점차 추상화됐다. 그러나 이 모든 반복적 디지털 이미지는 무의미에 가깝다. 아주 짧은 순간의 도파민에 그칠 뿐, 그러한 콘텐츠들은 다시 스크롤 되어 공허로 사라진다. 현대인들은 무분별하게 반복되는 디지털 이미지를 기억하지도, 습득하지도 못한다.
 
‘흔적의 깊이’ 전시 전경. /에이라운지
‘흔적의 깊이’ 전시 전경. /에이라운지
‘흔적의 깊이’ 전시 전경. /에이라운지
‘흔적의 깊이’ 전시 전경. /에이라운지
 
또한 우리의 일상 역시 스마트폰 속 사진과 영상으로 재연되지만, 그것이 의미 있는 무언가로 나아가는 경우는 적다. SNS에 긴 글을 게시하면 이른바 ‘감성충’으로 몰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유를 설명하면 ‘설명충’이 된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현실의 파편을 표피적으로 소비하게 만든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전시는, 우리의 일상을 더듬어보며, 그것이 품은 시간의 깊이를 조명한다. 이는 우리의 존재와 우리를 둘러싼 환경, 그 시간과 공간의 조건에 대한 삶의 인식을 확장한다. 강동주,  문이삭,  한성우 세 작가는 각자의 방식으로 일상에 기재된 시간성과 장소성을 추상화하며, 새로운 감각의 지평 위로 우리를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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