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의 거리두기로 그려낸 홍제천 풍경

입력 : 2025.02.10 15:06

노충현 개인전 ‘즈음’
2월 13일부터 3월 8일까지 드로잉룸

다리 아래, 2025, oil on canvas, 72.7x91cm. /드로잉룸
다리 아래, 2025, oil on canvas, 72.7x91cm. /드로잉룸
어슬렁, 2025, oil on canvas, 41x32cm. /드로잉룸
어슬렁, 2025, oil on canvas, 41x32cm. /드로잉룸
 
한국적인 풍경은 어떤 것일까? 서울의 정체성은 서울을 기반으로 작업하는 작가의 캔버스 위에 어떤 방식으로 모습을 드러낼까? 노충현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으로 홍제천의 풍경 시리즈를 제시했다.
 
2월 13일부터 3월 8일까지 드로잉룸에서 열리는 노충현(55) 개인전 ‘즈음’은 시선의 거리두기를 통해 주변 풍경의 정서와 인상, 분위기를 담은 신작 16점이 내걸린다. 작가는 서울의 로컬리티 탐색을 통한 한국적 정서를 전달하며, 공간의 공적 사회성과 사적인 일상성, 그리고 그 안에 내재된 서정성에 집중한 평면 회화를 선보인다. 이는 2021년 챕터투에서 개최한 개인전 ‘그늘’에 이은 홍제천 풍경 시리즈다.
 
새벽 즈음, 2025, oil on canvas, 60.6x91cm. /드로잉룸
새벽 즈음, 2025, oil on canvas, 60.6x91cm. /드로잉룸
한 낮, 2025, oil on canvas, 53x45.5cm. /드로잉룸
한 낮, 2025, oil on canvas, 53x45.5cm. /드로잉룸
 
작가는 풍경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기 보다 기억 속 한 장면처럼 흐릿하면서도 몽환적인 화면 구성을 통해 보편성을 만들어 낸다. 구체적인 서울 장소를 연상시키는 것이 아닌, ‘그곳 어디 즈음’의 방식으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을 캔버스로 소환한 점이 특징이다.
 
전시 공간의 작품은 홍제천을 가로지르는 사천교 다리 부근을 소재로 상반된 풍경을 그려내며, 한쪽에서는 짙은 녹음이 풍성한 여름밤을, 다른 한 쪽에서는 메마른 한낮의 풍경을 연출한다. 안온한 계절의 온도와 어슴푸레한 밤의 색채, 수직과 수평의 요소들로 직조된 화면 속 인물과 자연물의 아련한 실루엣 사이에서 제목의 의미는 중첩되며 더욱 풍부해진다.
 
노충현은 홍익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를 취득했다. 챕터II,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페리지 갤러리, 갤러리 소소, 국제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주요 단체전으로는 성곡미술관, 일우스페이스, 일민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이 있으며 이외에 다수의 전시에 참여하였다.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경기도 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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