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안 쓰면 작품 못 사요”… 화랑미술제 ‘마스크 진풍경’ 속 개막

입력 : 2020.02.20 17:50

마스크 쓰고 작품 사고파는 진풍경 눈길
참여화랑들 “이럴 때일수록 심기일전해야”
코로나19 우려 속에 19일 정상 개최, 23일까지 코엑스 C홀

“마스크 미술제다. 또 언제 이런 경험해보겠나.”
마스크를 쓰고 작품을 사고파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2020 화랑미술제’가 19일 코엑스 3층 C홀에서 개막했다. 행사 개최 여부를 두고 왈가왈부했던 상황이 무색할 만큼 이날 전시장은 예년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 수준으로 붐볐다. 다만 관람객이나 관계자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은 이전엔 보지 못한 이색적인 풍경이었다.
이날 한국화랑협회는 화랑미술제의 모든 입장객에게 마스크를 제공, 착용하게 했으며 입구에는 열감지 카메라와 통과형 소독기를 설치하는 등 방문객의 안전과 건강에 총력을 기울이고자 한 모습이 역력했다. 또한 비접촉식 체온계를 구비해 고열환자의 행사장 진입을 막았으며 전시장 내 부스마다 손소독제를 제공해 관람객이 언제든지 손을 닦을 수 있도록 했다.
/한국화랑협회
/한국화랑협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협회는 개막 직전까지도 올해 화랑미술제를 진행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고심했다. 그러나 참여화랑 110곳 중 70%가 “예정대로 열자”라며 진행에 찬성표를 줬고 이번 행사가 마련될 수 있었다. 어렵사리 열린 만큼 참여 화랑들은 우려를 불식시키기라도 하듯 고무적이고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관람객을 맞았다. 한 갤러리 관계자는 “언제는 미술계가 어렵지 않았던 적이 있었던가. 이 핑계 저 핑계로 다 쉬면 화랑 문 닫고 안방에서만 지내야지.”라며 코로나 사태로 위축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방의 모 참여 화랑은 “출품작 질을 높이는 데 힘썼다. 위기가 기회다.”라며 이번에 들고 나온 작품을 설명했다.
갤러리현대(G046)는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이자 갤러리현대의 역사와 함께 한 정상화, 김창열, 이우환의 회화, 신체의 사유를 담은 이건용의 신작, '풍류'의 정신이 깃든 이강소의 실험적 회화, 해외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강익중의 달항아리 연작과 김민정의 한지 작품 등을 들고 나왔다. 어반아트(G033)는 독일, 일본, 베트남, 홍콩을 오가며 활발히 전시를 이어오며 국제 미술계에 꾸준히 소개되고 있는 김근태의 작품으로 부스를 꾸렸다. 이외에도 갤러리조선(G105)은 정정주, 안상훈, 구명선, 강주리, 우태경, 더페이지갤러리(G086)는 최명영, 이교준, 임흥순, 미샤칸의 작품으로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국화랑협회
/한국화랑협회
올해 화랑미술제는 온라인으로도 즐길 수 있다. 창설 이래 최초로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해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감상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10% 할인된 금액으로 판매해 온라인 구매를 유도한다. <2020 화랑미술제X네이버 아트윈도 기획전>에서 전시장 전경과 함께 110개 참여화랑의 부스를 개별촬영, 영상에 담아 온라인으로도 화랑미술제 작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감염증 사태로 인해 전시장 방문을 우려하는 관람객에게도 온라인을 통한 감상의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참여화랑들에게도 어려운 시기에 매출확대를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해당 온라인 플랫폼은 이달 말까지 10% 할인된 금액으로 출품작을 선보인다. 최웅철 화랑협회장은 “코로나 사태 때문에 현장에 못 나오는 걸 해소하기 위해 각 부스와 행사장을 상세히 촬영해 온라인에 올릴 예정이다. 어떤 작품이 어떻게 설치됐는지, 이번 행사장의 전체 풍경을 집에서 볼 수 있다.”고 했다.
올해는 110개의 화랑협회원 화랑이 참가 지원했으며, 530여명의 작가들이 출품한 3,000여점의 조각, 설치, 미디어, 회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전시됐다. 2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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