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콩한국문화원 개원 2주년 기념전에 김무영, 이우성 등 참여

입력 : 2020.02.20 13:06

3월 7일까지 ‘링, 동그라미를 가리키고 사각을 뜻하는’展 열려

이우성作 <땀 흘리며 달려간다> 천에 수성페인트, 아크릴릭 과슈 165x300cm 2019 /주홍콩한국문화원
이우성作 <땀 흘리며 달려간다> 천에 수성페인트, 아크릴릭 과슈 165x300cm 2019 /주홍콩한국문화원
주홍콩한국문화원(원장 박종택, 이하 문화원)이 3월 7일까지 개원 2주년 기념 특별전 ‘링, 동그라미를 가리키고 사각을 뜻하는(Ring:a Circle and a Square)’을 개최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지원사업에 선정돼 지난해 서울 인사미술공간에서 전시된 바 있다. 이번 전시는 독립 큐레이터 정희영이 기획했으며 김무영, 김지영, 이우성, 이의록 작가가 참여한다.
전시타이틀은 ‘링, 동그라미를 가리키는 말이지만 복서에게는 사각을 뜻한다’라는 김소연 시인의 글에서 착안했다. ‘링’은 일상의 동그라미를 폭력의 장(사각의 링)으로 의미를 전환한다. 전시는 일상에서의 폭력을 주제로 삶에 녹아 있는 폭력, 거세게 솟아오르는 폭력, 너무 익숙해서 인지하고 있지 못한 폭력에 이르기까지, 작가가 이미지로 폭력의 모습을 구축해가는 과정을 제시한다.
이우성은 천에 수성페인트로 작업한 가로 3미터 대작 <땀 흘리며 달려간다>에서 동시대에 만연해 있는 폭력을 떠올리며, 뛰어가는 사람들을 빼곡히 그렸다. 작가의 섬세한 표정묘사는 폭력에 짓눌려 살아가는 자가 아니라 함께 감내하며 나아가려는 자를 나타낸다. 김무영은 영상 작품 <각인된 감각들>에서 자유센터와 반공 영화를 기반으로 예술가의 재현(再現) 이데올로기에 주목한다. 픽션은 반드시 재현의 이데올로기 안에서 구성되기 때문에, 픽션에 드러난 재현의 조건들로 예술가들이 종속된 이데올로기를 보여준다.
이의록作 <라그랑주 포인트> 단채널 영상 35분 2019 /주홍콩한국문화원
이의록作 <라그랑주 포인트> 단채널 영상 35분 2019 /주홍콩한국문화원
김지영의 설치 작품 <너를 보려 두 눈을 도려낸다>의 액자에는 깨진 유리조각으로 쓰인 문장이 적혀있고, 바닥엔 휘어진 틀이 기대어 있다. 깨진 유리조각은 ‘너를 보려 두 눈을 도려낸다’는 문장을 형상화하고 있다. 이는 어둠이 가리고 있는 폭력적 구조를 직시하려는 의지를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이의록은 영상 작품 <라그랑주 포인트>를 통해 눈에 보이지도 의식할 수도 없지만 일상에 존재하는 힘인 중력을 시각적으로 나타내고자 한다. ‘라그랑주 포인트’는 우주에서 지구와 다른 천체 사이의 중력이 0이 되는 다섯 개의 지점을 뜻한다. 작가는 중력을 상쇄시키는 위치를 찾아가는 천문학자의 여정을 인터뷰해 삶에 파장을 일으키는 기억의 변곡점에 다가간다. 이외에 전시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문화원 홈페이지(hk.korean-culture.org)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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