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작가 두 시선, 비교하는 재미… ‘타이틀 매치’

입력 : 2019.07.08 14:04

상반되는 작업방식의 김홍석 vs. 서현석
<미완의 폐허>, 서울시립미술관 9월 15일까지

2019 타이틀 매치의 두 작가 김홍석(왼쪽)과 서현석 /서울시립미술관
2019 타이틀 매치의 두 작가 김홍석(왼쪽)과 서현석 /서울시립미술관
 
올해 서울시립미술관 ‘타이틀 매치’의 주인공은 김홍석과 서현석이다. 두 작가의 서로 다른 두 시선을 비교할 수 있는 <미완의 폐허>전이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9월 15일까지 열린다.
 
‘타이틀 매치’는 세대와 장르를 넘어서 매체, 성향, 개성이 뚜렷한 두 작가가 한 가지 주제를 어떻게 협업하고 또 어떤 방식으로 해석하는지 보여주며 시너지를 이끌어 내는 전시다. 6회째를 맞이한 2019년 타이틀 매치에서 만난 김홍석, 서현석은 절대적 가치가 무너지고 자본과 스펙터클이 우리의 감각을 사로잡고 있는 오늘날 미술이 유효할 수 있는 조건에 대한 탐색으로 신작을 구성했다. 
 
김홍석作 <불완전한 질서개발(의지)> 100~140cm(H) 24pieces 스티로폼 등 2019 /서울시립미술관
김홍석作 <불완전한 질서개발(의지)> 100~140cm(H) 24pieces 스티로폼 등 2019 /서울시립미술관
 
김홍석은 <인간질서> 프로젝트에서 관습적인 미와 작품에 대한 개념 등 사회적 합의에 의해 만들어 놓은 질서와 체계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작품들로 풀어낸다. 이번 전시에는 중간재로 취급되는 사소한 재료인 스티로폼으로 만든 24점의 조각 <불완전한 질서개발(의지)>, 목적 달성을 위한 과정 중 사용한 물건들이 담겨져 있는 비닐봉지로 이루어진<인간질서(행성)>, 500개의 사과가 썩어가는 <사과탑> 등을 출품했다.
 
서현석은 <먼지극장>에서 예술의 이상을 상실한 상황을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이 폐허가 된 모습의 VR영상으로 조망한다. 그리고 장소 특정적 작업의 맥락에서 관람객들을 <먼지극장>으로 초대한다. 거친 콘크리트 질감을 가진 풍동실에서 성가를 부르며 나타나는 소녀, 텅 빈 전시실에서 미래의 열정을 가졌던 과거를 회상하는 내레이터, 작은 창 사이로 보이는 천사의 날개, 미술관 외부 벤치에 놓여있는 구멍이 뚫린 책 등 미술관 건물과 공간을 주인공으로 하는 8점의 신작과 마주하게 된다. 그동안 서현석의 작품들은 장소 특정적 퍼포먼스와 다큐멘터리 영화로 부분적으로 만날 수 있었으나, 이번 전시는 그의 대규모 신작들을 국공립미술관 최초로 소개하는 전시가 될 것이다. 
 
서현석作 <먼지극장3> 퍼포먼스20분, 퍼포머: 데즈카 나쓰코 2019 /서울시립미술관
서현석作 <먼지극장3> 퍼포먼스20분, 퍼포머: 데즈카 나쓰코 2019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기간 동안 북서울미술관 프로젝트 갤러리1, 풍동실, 다목적홀 등에서 지속적으로 서현석 연출의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는 8월 2일, 8월 16일 미술관 인근 청소년 단체를 초청해 참여 작가와 함께하는 SeMA Teen’s Night과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한 전시 연계프로그램을 개최한다.
 
김홍석은 “인간질서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의 인식 체계와 규칙에 대한 의심과 더불어, 미술을 수용하는 범주에 대한 믿음을 의심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서현석은 “예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던 아방가르드의 비전이 무너진 오늘날의 작가로서 허망한 시선을 폐허가 된 미술관 이미지로 담았다”고 말한다. ‘2019 타이틀 매치’에서는 서로 상반되는 작업을 지향하고 있는 김홍석과 서현석이 같은 주제를 어떠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어떻게 의미를 엮어 가는지를 비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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