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6.27 09:27
전시장 내 무대 조성돼 관객 참여 프로그램 운영
서울시립미술관 개인전 ‘안은미래’
30년 활동 반영한 회화, 설치, 영상, 아카이브 공개

현대무용가이자 안무가인 안은미(56)의 데뷔 30주년을 맞아 미술관에서의 대규모 회고전이 마련된다. 오랜 협업자들과 동시대 예술가들, 관람객이 함께 참여해 앞으로의 미래와 방향을 논하는 공론의 잔치판 겸 회고전인 <안은미래(Known Future)>가 9월 29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안무가이지만 장르 구분 없이 현대예술의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그의 첫 미술관 개인전이다.
안은미는 아시아의 ‘피나 바우쉬’로 불리며 ‘인간은 춤추는 동물’이라는 기조하에 안무를 창작해왔다. 1988년에는 ‘안은미컴퍼니’를 창단, 한국과 미국 유럽 등 국제무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며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신비한 색감과 언어, 에너지와 유머러스함을 바탕으로 관습의 틀을 깨는 파격적인 춤이 특징이다.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의 러브콜을 받아 근대 이후 최초의 개인 무용단의 새로운 역사를 갱신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회고전이면서도 미래탐구전이기를 희망한다. 그의 30년에 걸친 창작 활동을 토대로 제작한 연대기 회화, 설치, 영상, 사운드, 퍼포먼스 무대와 아카이브 자료 등으로 구성된다. 그간의 창작활동의 아카이브로서 오브제, 사운드 그리고 공연영상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그의 작업을 관통하는 주요 요소들(협업, 컬러, 트랜스포밍, 탈-위계)을 기획의 구성 요소로 삼아 포스트-화이트큐브 시대의 뮤지엄에 부합하는 관객참여 활동을 전시의 구심점으로 삼는다.
전시장의 첫 번째 공간은 공연기록과 삶의 에피소드 등 안은미의 활동 이력을 비선형적 방식으로 구성한 연대표 회화를 중심으로 안은미의 삶과 예술을 조명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두 번째 공간은 안은미 작업을 관통하는 요소들의 집대성으로, 과거 공연에서 사용한 오브제를 활용해 재생산한 설치 작품, 안은미의 오랜 협업자 장영규가 제작한 사운드, 그리고 형형색색의 조명 아래 빛나는 무대가 관람객을 맞는다. 마지막 공간은 아카이브룸으로 과거 공연의 사운드, 의상, 디자인 자료 등으로 꾸며진다.
그중에서도 전시실 중앙에 설치된 무대 공간 ‘이승/저승’에서 벌어지는 퍼포먼스와 강연 프로그램 ‘안은미야’는 이번 전시의 백미다. 관람객의 움직임을 이끌어내기 위해 안은미가 기획한 퍼포먼스와 강연프로그램이다. 사회디자인학교 미지행, 국악인 박범태, 현대무용의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소리꾼 이희문, 탭댄서 조성호가 협업자로 참여, ‘몸춤/눈춤/입춤’으로 구성한 댄스 레슨 프로그램, 공연 리허설, 인문학 강연 등을 진행한다. 배움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몸춤’, 리허설하는 몸들이 현현하는 ‘눈춤’, 강연과 토론을 나누는 ‘입춤‘으로 구성된다. 참여자들은 형형색색 빛나는 조명 아래에서 자신에게 숨겨진 새로운 움직임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미술관 속 무대 위에 오르는 다양한 관객이 안은미와 함께 새로운 질서와 무질서를 창출하며 자기 주도적 학습의 상황을 맘껏 누리기를 기대한다. 또한 그를 통해 안은미가 전개해온 지난 30년의 예술 세계와 그가 앞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예술로 전화할 가능성을 배태한 현실의 상호 연결과 매개의 실험’에 공히 빛을 비춰보고자 한다. 관람료는 무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