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참여적 예술 운동의 거장 ‘아스거 욘’, 한국 왔다

입력 : 2019.04.18 13:09

아시아 최초 개인전 ‘대안적 언어’展, 국립현대미술관서 열려

사회 참여적 예술 운동을 주도했던 작가 아스거 욘(Asger Jorn, 1914~1973)의 아시아 최초 개인전이 9월 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다.
덴마크 출신 작가 욘은 혁명적 행보를 걸은 예술가로, 그는 1940년대 결성된 코브라(CoBrA) 그룹 창립 회원이기도 했다. 코브라는 20세기 중반 중요한 추상화가 그룹을 배출한 유럽의 도시, 즉 코펜하겐, 브뤼셀, 그리고 암스테르담의 첫 글자를 따 명명된 미술 그룹이다. 코브라와 연을 맺은 작가들은 자발성 혹은 충동성과 같이 어린 아이 같은 본능을 강조하는 작품을 그리는 데 관심을 가졌다. 욘은 예술이 나이, 지위, 인종, 지식과 무관하게 대중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주장했으며, 이후 북유럽 전통 예술을 연구하여 미국과 소련이 양립하는 세계 논리에 제3의 대안적 관점을 제시하고자 했다.
<무제 (데콜라쥬)> 64×49.1cm 상자에 부착된 찢어진 포스터 욘미술관소장 1964 /국립현대미술관
<무제 (데콜라쥬)> 64×49.1cm 상자에 부착된 찢어진 포스터 욘미술관소장 1964 /국립현대미술관
<무제(미완의 형태 파괴)> 122×97cm 캔버스에 유채 욘미술관소장 1962 /국립현대미술관
<무제(미완의 형태 파괴)> 122×97cm 캔버스에 유채 욘미술관소장 1962 /국립현대미술관
<대안적 언어 – 아스거 욘, 사회운동가로서의 예술가>전(展)에서는 1950~1970년대 ‘코브라’, ‘상황주의 인터내셔널(Situationist International, SI)’ 등 사회 참여적 예술운동을 주도했던 작가의 회화, 조각, 드로잉, 사진, 출판물, 도자, 직조, 아카이브 등 90여 점을 내건다.
작가가 일생 동안 대안적 언어로서 추구한 예술적 실험, 정치적 참여 그리고 사회운동가로서의 면모는 주류미술사에서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했던 것에 빗대어 서유럽 중심 미술사에서 벗어난 대안적 미술사 쓰기를 제안한다는 뜻에서 전시명 ‘대안적 언어’가 탄생됐다. 지금껏 미국과 서유럽을 중심으로 서술된 미술사는 아스거 욘의 회화적 표현에만 집중해왔지만,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전시에서 공동체와 소통하며 사회운동가로서 예술가의 역할을 고민한 아스거 욘의 작품세계를 통해 삶과 예술의 관계를 사유하고 체험해보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전시는 ‘실험정신, 새로운 물질과 형태’, ‘정치적 헌신, 구조에 대한 도전’, ‘대안적 세계관, 북유럽 전통’ 등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첫 번째 주제에서는 고전적 미술 언어의 틀을 깨는 아스거 욘의 초기 작업(1930~1940년대)을 살펴본다. 욘은 예술은 하나로 정의될 수 없으며 지속적인 변화를 필요로 한다고 보았다. 이를 위해 피카소나 미로 등의 작품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표현한 ‘전환’을 시도하며 다양한 회화 작품을 남겼다.
<황금 돼지: 전쟁의 환상> 50×100cm 캔버스에 유채 욘미술관소장 1950 /국립현대미술관
<황금 돼지: 전쟁의 환상> 50×100cm 캔버스에 유채 욘미술관소장 1950 /국립현대미술관
두 번째 주제에서는 아스거 욘의 사회적, 정치적 행보를 보여주는 그룹 활동 ‘코브라’, ‘상황주의 인터내셔널’ 등을 소개한다. 1948년 결성된 코브라는 코펜하겐, 브뤼셀, 암스테르담의 앞 글자에서 따온 명칭으로, 여기서 욘은 공동체 활동과 연대, 창의성에 바탕을 둔 대안적 문화를 실험하고자 했다. 1957년 결성된 SI는 예술의 상품화를 지양하고 소비 자본주의를 비판했으며 예술적 창의력을 일상생활에 접목시키고자 했다. 아울러, 세 번째 주제에서는 북유럽 전통으로부터 대안적 이미지를 탐구한 욘의 연구를 살펴본다. SI를 떠나 1961년 스칸디나비아 비교 반달리즘 연구소(the Scandinavian Institute for Comparative Vandalism, SICV)을 설립했는데, 이곳에서 작가는 스칸디나비아 중세 예술 연구를 통해 북유럽 문화가 예술의 역사를 새롭게 조망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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