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카 그리던 수묵화가, 이번엔 픽셀 수묵화다

입력 : 2019.04.11 18:03

장재록, 신작 내건 'Inner Side'展

반짝이는 외관의 슈퍼카, 화려한 도시의 네온사인, 큼지막한 다이아몬드 반지로 현대인의 욕망을 표상하거나 장소적 배경의 변화를 통해 도시와 자연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삶의 본질을 되짚는 작업을 이어왔던 수묵화가 장재록(41)이 확 달라진 표현 방식의 신작을 들고 나타났다. 
< Another Place-Forest > 145x145cm Korean ink and Acrylic on Korean Paper Attached to Canvas 2019, < Another Place-Forest > 120x120cm Korean ink and Acrylic on Korean Paper Attached to Canvas 2019 /유엠갤러리
< Another Place-Forest > 145x145cm Korean ink and Acrylic on Korean Paper Attached to Canvas 2019, < Another Place-Forest > 120x120cm Korean ink and Acrylic on Korean Paper Attached to Canvas 2019 /유엠갤러리
분절된 그리드를 기계적으로 채워나가는 수행적 태도를 바탕으로, 오늘날 시대 속에 의식적인 시선과 무의식적 행위를 결합해 픽셀화된 화면으로 풀어냈다. 기하학적인 도형은 마치 깨진 이미지처럼 화면을 이질적으로 만드는데, 이러한 회화적 기법의 변화에서 회화를 대하는 작가의 태도 또한 변화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장재록은 표면과 내면, 실제와 가상, 구상과 추상, 재현과 실재 사이를 오가며 스스로의 위치와 그 본질을 사유하고자 한다.
특히 직접 만든 규칙을 준수하며 작업하는 것을 중시여긴다. 왼쪽 상단에서 오른쪽 하단순으로 그리드를 채색을 하는데, 픽셀화된 이미지가 한칸을 온전히 채우지 못하고 걸쳐질 땐 이를 빈칸으로 두거나 혹은 칸을 완벽히 채운다. 그리드를 칠해나가는 방식은 자신이 눈으로 획득한 외부의 것을 내면화해 회화라는 매체에 온전히 담아내기 위한 장재록의 규칙인 것. 각 칸마다 칠해진 먹과 붓의 결은 통일성을 베재하고, 기계적으로 칠해진 단순한 표면에 감성와 이성, 표면과 내면을 공존하게 해 의식적 행위를 경계하고자 한다.
한편, 작가는 작업 초기부터 전통적인 수묵화 기법으로 현대적인 이미지를 통해 자본주의의 일상을 다뤄왔다. 수묵화 기법을 이용해 고급 자동차, 보석, 샹들리에 등 현대적 소재를 전통화법으로 표현해 시대상을 보여주며 주목받았다. 새롭게 시도한 신작 10여 점을 내건 이번 전시는 5월 2일까지 유엠갤러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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