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11.15 18:21
최영욱 ‘Karma'展 내년 1월 8일까지

하얀 바탕과 둥근 형태가 보름달을 닮은 달항아리는 둥글고 넉넉한 한국적인 조형성을 지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다. 이 때문에 현대미술의 다양한 장르에서 소재로 등장하기도 한다.
최영욱은 달항아리의 아름다움을 캔버스 위에 재현해 이를 매개로 삶에 대한 본질을 탐구한다. 독창적인 화법으로 섬세하고 세밀하게 묘사하면서 자신만의 의미를 담아 새로운 시각으로 달항아리를 바라보게 해 그 매력을 극대화하는 것.
백자 달항아리의 순박하면서도 현대적인 미를 담아온 최영욱의 회화는 전체적으로 환한 백색 화면이지만, 일부분 푸르거나 붉은색 점이 결합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밑동에 진하게 남은 흔적은 산의 실루엣과 같은 이미지를 연상한다.
최영욱의 작업 과정은 도공이 비슷한 자기를 깨고 다시 만들기를 반복하는 수행과도 비슷하다. 과슈, 아크릴, 동양화물감, 돌가루, 젯소를 섞어 수십 번 바르고 말린 뒤, 다시 수백 번까지 얇게 칠하고 사포질이 더해지기도 한다. 표면에 다양한 색의 얼룩과 무수한 실선을 그어 하나의 달항아리가 완성되는 것이다. 캔버스 위에 가득 찬 달항아리는 옛 선조들의 순박함을 담고 있으면서 최영욱만의 방식에 의해 세련된 맛을 더한다.
작가는 지속해서 변화를 모색한다. 대형 캔버스에 여러 개의 달항아리를 그려 넣거나 선은 남겨두되 얼룩을 빼 단순한 형태를 완성하기도 한다. 기존 유백색의 달항아리를 블랙으로 입혀 명암과 얼룩을 제외하고 항아리의 형태와 빙렬만을 드러낸 과감한 시도의 작품도 선보인다.
최영욱은 홍대 회화과 졸업 후 동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대만에서 30회 이상 개인전을 가졌으며,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작품은 스페인 왕실, 룩셈부르크 왕실, 빌게이츠재단 등에 소장돼 있다. 내년 1월 8일까지 소울아트스페이스 해운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