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9.08 03:00
- 이중섭 연극 '길 떠나는 가족' 연출 이윤택·주연 윤정섭
탄생 100주년 맞아 서울 재공연
이 "정섭은 내 分身 같은 존재"
윤 "혹독한 연습에 5㎏ 빠졌죠"
"이중섭 역할을 맡은 뒤로 몸무게가 5㎏이나 빠졌어요…." 연극 '길 떠나는 가족'의 주연배우 윤정섭(33)이 생각만 해도 힘들다는 표정으로 털어놓자, 연출가 이윤택(64)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 "뭘 그 정도로 그래? 초연 때 김갑수는 13㎏이 빠졌어!" 혹독한 '배우 조련사'로 알려진 이윤택다운 말이었다.
대형 연극 '길 떠나는 가족'이 이중섭 화백 탄생 100주년을 맞아 다시 서울 무대에 오른다. 극작가 김의경(1936~2016)이 쓰고 이윤택이 연출하는 이 작품은 제작비가 많이 드는 대극장 연극이어서 공연이 쉽지 않았고, 지난 25년 동안 공연된 날짜를 다 합쳐도 채 한 달이 되지 않는 전설적인 작품이다. 올해 대전·서귀포·대구·밀양 등에서 간간이 올려졌지만 서울 공연은 포기 상태였는데, 이 화백의 60주기(9월 6일) 직전에 극적으로 대학로의 대극장을 잡게 됐다.
대형 연극 '길 떠나는 가족'이 이중섭 화백 탄생 100주년을 맞아 다시 서울 무대에 오른다. 극작가 김의경(1936~2016)이 쓰고 이윤택이 연출하는 이 작품은 제작비가 많이 드는 대극장 연극이어서 공연이 쉽지 않았고, 지난 25년 동안 공연된 날짜를 다 합쳐도 채 한 달이 되지 않는 전설적인 작품이다. 올해 대전·서귀포·대구·밀양 등에서 간간이 올려졌지만 서울 공연은 포기 상태였는데, 이 화백의 60주기(9월 6일) 직전에 극적으로 대학로의 대극장을 잡게 됐다.

당초 김의경은 뮤지컬 대본 '돌아오지 않는 강'을 썼으나 "인간의 내면을 파고드는 데는 연극이 더 적합하다"는 이윤택의 의견을 따라 희곡 '길 떠나는 가족'으로 고쳐 썼다. 1991년 10월 1일,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의 '길 떠나는 가족' 초연은 많은 사람을 충격에 빠뜨렸다. 출연 배우들이 소품을 하나씩 들고 나와 행진하며 이중섭 그림을 무대 위에서 연극적으로 재현하는 기법이 특히 돋보였다. '연출가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오케스트라처럼 작품 전체를 지휘하는 것 같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본격적인 재공연은 거의 한 세대가 지난 2014년에야 이뤄졌다.
윤정섭은 올해 공연부터 나오기 시작한 '새 이중섭'이다. 연극을 본 작곡가 손목인의 미망인이 "실제 이중섭 그대로다. 어디서 찾아냈느냐"고 놀라워했을 정도로 현실과 불화를 겪는 예술가 이중섭의 모습을 깊이 있게 연기한다. 윤정섭은 2008년부터 이윤택이 이끄는 연희단거리패에서 배우로 활동했으나, 이윤택은 재작년 공연에는 그를 기용하지 않았다. "그땐 아직 배우로서 그럴 단계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2년 새 윤정섭은 '리차드 2세' '갈매기' '아버지와 아들' 등 굵직한 작품에서 주요 배역을 맡으며 연극계의 기대주로 우뚝 섰다.
연습 과정에서 이윤택은 '왜 그렇게 멍청하게 말하나' '내용 없는 대사를 내뱉고 있다'며 엄청난 스트레스를 줬는데, 실존 인물을 연기하기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었다. 윤정섭은 "이중섭은 절대적으로 순수한 예술의 세계를 갈망하며 자기 자신과 끝까지 고독하게 싸운 사람"이라고 말했다. 피폐해진 이중섭이 북과 남에서 각각 자신에게 가했던 비난을 떠올리며 "난 인민의 적이고, 춘화 작가에 불과해요"라며 자책하는 장면을 연기할 때는 가슴속이 울컥해진다는 것이다. 그는 이전 배우들보다 훨씬 '슬픈 이중섭'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3월 콜롬비아 공연에서 전회 기립 박수가 나올 때는 두 사람 모두 벅찬 감정을 느꼈다. 윤정섭은 "이중섭이 누군지도 몰랐던 외국인들이 '자유를 갈망하는 인간의 좌절'이라는 주제에 감동을 받았던 것"이라고 했다.
이윤택이 말했다. "내가 하고 싶었던 그 연기를 이 친구가 대신해주고 있어요…. 한마디로 내 분신(分身) 같은 존재죠." 윤정섭이 "제게 이윤택 선생님은 세상 전체의 무게를 지닌 분"이라고 받았다.
▷연극 '길 떠나는 가족' 10~25일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 '이중섭, 백 년의 신화'전(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티켓 소지자는 20% 할인, 1899-4368
윤정섭은 올해 공연부터 나오기 시작한 '새 이중섭'이다. 연극을 본 작곡가 손목인의 미망인이 "실제 이중섭 그대로다. 어디서 찾아냈느냐"고 놀라워했을 정도로 현실과 불화를 겪는 예술가 이중섭의 모습을 깊이 있게 연기한다. 윤정섭은 2008년부터 이윤택이 이끄는 연희단거리패에서 배우로 활동했으나, 이윤택은 재작년 공연에는 그를 기용하지 않았다. "그땐 아직 배우로서 그럴 단계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2년 새 윤정섭은 '리차드 2세' '갈매기' '아버지와 아들' 등 굵직한 작품에서 주요 배역을 맡으며 연극계의 기대주로 우뚝 섰다.
연습 과정에서 이윤택은 '왜 그렇게 멍청하게 말하나' '내용 없는 대사를 내뱉고 있다'며 엄청난 스트레스를 줬는데, 실존 인물을 연기하기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었다. 윤정섭은 "이중섭은 절대적으로 순수한 예술의 세계를 갈망하며 자기 자신과 끝까지 고독하게 싸운 사람"이라고 말했다. 피폐해진 이중섭이 북과 남에서 각각 자신에게 가했던 비난을 떠올리며 "난 인민의 적이고, 춘화 작가에 불과해요"라며 자책하는 장면을 연기할 때는 가슴속이 울컥해진다는 것이다. 그는 이전 배우들보다 훨씬 '슬픈 이중섭'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3월 콜롬비아 공연에서 전회 기립 박수가 나올 때는 두 사람 모두 벅찬 감정을 느꼈다. 윤정섭은 "이중섭이 누군지도 몰랐던 외국인들이 '자유를 갈망하는 인간의 좌절'이라는 주제에 감동을 받았던 것"이라고 했다.
이윤택이 말했다. "내가 하고 싶었던 그 연기를 이 친구가 대신해주고 있어요…. 한마디로 내 분신(分身) 같은 존재죠." 윤정섭이 "제게 이윤택 선생님은 세상 전체의 무게를 지닌 분"이라고 받았다.
▷연극 '길 떠나는 가족' 10~25일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 '이중섭, 백 년의 신화'전(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티켓 소지자는 20% 할인, 1899-43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