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7.11 09:46

"처음에는 걱정도 됐어요. 하지만 스스로에게 발전할 가능성을 부여하는 성숙의 시간이라 생각했죠. 자립심, 독립심도 키우고요."
'순수 국내판'인 국립발레단(단장 강수진)의 수석무용수 이은원(25)이 워싱턴발레단으로 떠난다. 창단 40년을 맞이한 미국을 대표하는 발레단 중 하나다.
화려한 외모와 나날이 늘어가는 기량으로 한국 발레계 간판으로 떠올랐지만 "발레가 한국의 고유 문화가 아닌 만큼 외국에서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며 "젊었을 때 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워싱턴발레단은 명문 발레단 중 하나다. 지난해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수석무용수를 내려놓은 세계적인 발레리나 줄리 켄트(47)를 예술감독으로 영입한 이후 다시 주목 받고 있다. 1980년대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 1990년대 조주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주역 무용수로 활약한 곳이다.
이은원은 9월 시작되는 2016∼2017 시즌부터 솔리스트와 주역으로 활동한다. 켄트 예술감독이 이은원에게 러브콜을 보낸 건 지난달 초. 한국계 치료사인 최기주, 김혜식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장 등이 그녀에게 이은원을 추천했다. "강수진 단장님처럼 발레계에서 성과를 이룬 켄트와의 만남이 기대된다"고 설레했다.
그녀가 국립발레단을 떠나는 건 2010년 연수단원으로 입단한 지 6년 만이다. 가족이라 다름 없는 국립발레단 단원·스태프들이 축하해주면서도 아쉬원한다고 전한 이은원은 "첫 사회 경험을 한 것이라 남다른 의미가 많다"고 말했다. "부족했던 제게 많은 경험을 안긴 곳이에요. 지금의 저를 키워준 집 같은 곳이죠. 지방 공연 다닐 때는 정말 가족 같이 지내요. 발레단을 떠나기로 했을 때 마음이 싱숭생숭했죠"라고 눈망울이 초롱초롱해졌다. 떠나기 전 마지막 작품인 '말괄량이 길들이기'(23~26일) 마지막 공연 때 단원들이 적어준 '롤링페이퍼'를 보면 울음이 쏟아질까봐, 아직도 읽지 못했다. 8월 초 미국으로 건너가는 그녀는 "한국 떠나기 직전에 읽어보려고 한다"고 미소지었다.
이은원은 중학교(예원학교) 때 영재로 선발, 한예종에 입학할 만큼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국립발레단 입단 해에 '호두까기인형' 주역을 꿰차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른 그녀는 2011년 '지젤'에서 김지영,김주원 등 기라성 같은 발레계 선배들과 나란히 주역을 맡아 스타로 떠올랐다. 입단 2년 만인 2012년 마침내 수석무용수로 승급, 주요 작품에 이름을 빼놓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빠른 성장이 오히려 이은원에게는 슬럼프가 됐다. "다른 사람들처럼 차근차근 쌓아서 올린 것이 없다는 부담감이 많았어요. 제가 생각할 때 아직은 이런 기량이 아닌데 큰 기회가 주어지니 고민이 많아졌죠."
인생은 공평하다는 걸 믿는 이은원은 "주변에서는 행운이라고 했지만 그만큼 대가를 치뤘다"고 했다.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조바심에 시달렸던 그녀다.
이제 밟아온 시간을 되돌아보고 차근차근 부족한 것을 채울 때가 왔다는 판단이다. "새로운 문화를 접하면서, 무용수 이은원으로서뿐만 아니라 인간 이은원으로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싶다"고 바랐다.
2016~2017 워싱턴발레단 라인업을 살펴보고 무용수로서 자극도 됐다. '킬리안 펙 포사이드(Kylian Peck Forsythe)' 등 자신에게 새로운 작품이 많은 탓이다. "알지 못하는 것을 해내야 한다는 두려움도 있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힌다는 설렘이 커요"라고 즐거워했다.
하지만 욕심은 부리지 않으려고 '마인드 컨트롤' 중이다.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에서 수석무용수 등으로 7년 간 활약하다 국립발레단으로 돌아온 김지영도 이은원에게 "새로운 곳에 가면 욕심이 내고 들뜨기도 해서 부상 등이 올 수도 있으니 무리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우선 잘 관찰하면서 차근차근 목표를 세우면서 열심히 하고 싶어요. 사람 사는 곳은 다 마찬가지니까 편하게 하려고요. 호호."
현지에서 목표한 바를 이룬 뒤에는 국립발레단에 돌아오고 싶다고 했다. "지영 언니처럼 성숙해져 돌아오고 싶어요. 제가 이곳에서 도움을 너무 많이 받았기 때문에, 제게 만약 그럴 힘과 능력이 있다면 후배들을 위해 좋은 선배가 되고 싶거든요."
'순수 국내판'인 국립발레단(단장 강수진)의 수석무용수 이은원(25)이 워싱턴발레단으로 떠난다. 창단 40년을 맞이한 미국을 대표하는 발레단 중 하나다.
화려한 외모와 나날이 늘어가는 기량으로 한국 발레계 간판으로 떠올랐지만 "발레가 한국의 고유 문화가 아닌 만큼 외국에서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며 "젊었을 때 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워싱턴발레단은 명문 발레단 중 하나다. 지난해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수석무용수를 내려놓은 세계적인 발레리나 줄리 켄트(47)를 예술감독으로 영입한 이후 다시 주목 받고 있다. 1980년대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 1990년대 조주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주역 무용수로 활약한 곳이다.
이은원은 9월 시작되는 2016∼2017 시즌부터 솔리스트와 주역으로 활동한다. 켄트 예술감독이 이은원에게 러브콜을 보낸 건 지난달 초. 한국계 치료사인 최기주, 김혜식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장 등이 그녀에게 이은원을 추천했다. "강수진 단장님처럼 발레계에서 성과를 이룬 켄트와의 만남이 기대된다"고 설레했다.
그녀가 국립발레단을 떠나는 건 2010년 연수단원으로 입단한 지 6년 만이다. 가족이라 다름 없는 국립발레단 단원·스태프들이 축하해주면서도 아쉬원한다고 전한 이은원은 "첫 사회 경험을 한 것이라 남다른 의미가 많다"고 말했다. "부족했던 제게 많은 경험을 안긴 곳이에요. 지금의 저를 키워준 집 같은 곳이죠. 지방 공연 다닐 때는 정말 가족 같이 지내요. 발레단을 떠나기로 했을 때 마음이 싱숭생숭했죠"라고 눈망울이 초롱초롱해졌다. 떠나기 전 마지막 작품인 '말괄량이 길들이기'(23~26일) 마지막 공연 때 단원들이 적어준 '롤링페이퍼'를 보면 울음이 쏟아질까봐, 아직도 읽지 못했다. 8월 초 미국으로 건너가는 그녀는 "한국 떠나기 직전에 읽어보려고 한다"고 미소지었다.
이은원은 중학교(예원학교) 때 영재로 선발, 한예종에 입학할 만큼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국립발레단 입단 해에 '호두까기인형' 주역을 꿰차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른 그녀는 2011년 '지젤'에서 김지영,김주원 등 기라성 같은 발레계 선배들과 나란히 주역을 맡아 스타로 떠올랐다. 입단 2년 만인 2012년 마침내 수석무용수로 승급, 주요 작품에 이름을 빼놓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빠른 성장이 오히려 이은원에게는 슬럼프가 됐다. "다른 사람들처럼 차근차근 쌓아서 올린 것이 없다는 부담감이 많았어요. 제가 생각할 때 아직은 이런 기량이 아닌데 큰 기회가 주어지니 고민이 많아졌죠."
인생은 공평하다는 걸 믿는 이은원은 "주변에서는 행운이라고 했지만 그만큼 대가를 치뤘다"고 했다.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조바심에 시달렸던 그녀다.
이제 밟아온 시간을 되돌아보고 차근차근 부족한 것을 채울 때가 왔다는 판단이다. "새로운 문화를 접하면서, 무용수 이은원으로서뿐만 아니라 인간 이은원으로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싶다"고 바랐다.
2016~2017 워싱턴발레단 라인업을 살펴보고 무용수로서 자극도 됐다. '킬리안 펙 포사이드(Kylian Peck Forsythe)' 등 자신에게 새로운 작품이 많은 탓이다. "알지 못하는 것을 해내야 한다는 두려움도 있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힌다는 설렘이 커요"라고 즐거워했다.
하지만 욕심은 부리지 않으려고 '마인드 컨트롤' 중이다.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에서 수석무용수 등으로 7년 간 활약하다 국립발레단으로 돌아온 김지영도 이은원에게 "새로운 곳에 가면 욕심이 내고 들뜨기도 해서 부상 등이 올 수도 있으니 무리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우선 잘 관찰하면서 차근차근 목표를 세우면서 열심히 하고 싶어요. 사람 사는 곳은 다 마찬가지니까 편하게 하려고요. 호호."
현지에서 목표한 바를 이룬 뒤에는 국립발레단에 돌아오고 싶다고 했다. "지영 언니처럼 성숙해져 돌아오고 싶어요. 제가 이곳에서 도움을 너무 많이 받았기 때문에, 제게 만약 그럴 힘과 능력이 있다면 후배들을 위해 좋은 선배가 되고 싶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