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5.16 09:55

사라진 장소와 부재하는 대상에 대한 기억들을 소환해냈다. 우리를 둘러싼 대상들의 존재 이유와 그 의미가 무엇인지를 묻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5년만에 개인전을 여는 우순욱(58)작가가 과거를 현재로 불러내 '시간'을 되돌렸다.
"과도한 경쟁과 결과 중심주의가 일상을 압도하는 이 시대에 한걸음 뒤로 물러서서 삶을 바라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노자의 '무위(無爲)'사상이 깃들었다. '무위예찬'을 전시타이틀로 영상, 사운드, 드로잉, 설치작품 등 총 12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무위(無爲)'는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모든 일을 이룬다'라는 역설적 의미"라고 했다. "나에게 있어 궁극적 가치를 자연과의 조화 속에서 이루고자 하는 삶과 예술의 실천적 존재방식이며 윤리적 태도이다."
1관 전시장에 들어서면 독일 쾰른 근처에 위치한 브루더 클라우스 채플 (Bruder-Klaus-Kapelle)로 이르는 길의 모습을 담은 '무위의 풍경'(2014)을 마주하게 된다.
느린 기다림의 감각, 침묵과 비움으로 자유로움을 얻는 ‘무위’에 대한 작가의 철학을 보여준다.
클라우스 채플은 소박하면서 자연친화적인 디자인으로 잘 알려진 스위스 출신의 저명한 건축가 페터 춤토르가 완성한 고요하고 아름다운 명상의 장소다.
작가는 이 경당으로 이르는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가면서 촬영한 영상을 10시간여의 긴 시간으로 늘려 상영했다. 침묵과 비움을 통해 정신을 해방시키고 무한한 깊이를 부여했다. 인생의 긴 여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업이다.
'시간성'에 대한 근본적인 탐구는 영상작품에 드러난다. 2007년 성북동의 낡은 건물 창문에 횡단보도를 가로지르며 글자를 붙여나간 퍼포먼스 영상 '우리는 모두 여행자이다'(2007)는 삶의 파노라마가 느껴지며 예술적 풍경으로 다가오게 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과거에 제작한 작품들을 20여년 만에 다시 꺼내보는 것에서 시작했다. 1985년 대학시절 제작한 유화 '침묵의 바다'(1983)때문이다.
캔버스에서 해체되어 둘둘 말려진 채로 서울과 독일을 오가던 중 작가가 1995년 독일을 떠나면서 그곳의 작업실에 남겨졌다. 그리고 2016년 어느 날, 마치 서랍 속의 오랜 귀중품처럼 보관되어 있던 옛 작품들을 다시 꺼내보다가 그곳에서 시간의 굴곡이 새겨진 그림들을 마주했다.
세월이 흔적이 담긴 그림. 작가는 구겨진 옛 감정을 다시 펴 '시간의 그림'(1983/2016)이라는 제목을 달고 이번 전시장에 걸었다.
우순옥은 '시간이란 기억이자 존재의 그림자'라고 했다. "오래된 과거의 그림은 비록 물리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치 영혼의 탯줄처럼 아득한 인연의 길을 이어가는 매체이자 동시에 일부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것은 '엠티 스페이스 (Empty Space)' 다. 드로잉과 영상, 명상적인 설치와 사진 작품들에 내재 되어있는 '비어있음'은 삶으로 채워져 있음을 증명한다. 이른바 '텅빈 충만'이다.
우순옥은 시간과 공간을 아우르는 예술적 사유를 다양한 방법론적 실험을 통해 가시화해왔다.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및 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한 후 1985년 독일로 유학하여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에서 수학했다. 7여년간 독일에 머물면서 철학적이고 개념적인 예술관을 구축했고 "이 시기는 작가만의 창작적 사유의 바탕이 되었다." 1995년 독일에서 귀국,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서울에서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전시는 6월 12일까지.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5년만에 개인전을 여는 우순욱(58)작가가 과거를 현재로 불러내 '시간'을 되돌렸다.
"과도한 경쟁과 결과 중심주의가 일상을 압도하는 이 시대에 한걸음 뒤로 물러서서 삶을 바라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노자의 '무위(無爲)'사상이 깃들었다. '무위예찬'을 전시타이틀로 영상, 사운드, 드로잉, 설치작품 등 총 12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무위(無爲)'는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모든 일을 이룬다'라는 역설적 의미"라고 했다. "나에게 있어 궁극적 가치를 자연과의 조화 속에서 이루고자 하는 삶과 예술의 실천적 존재방식이며 윤리적 태도이다."
1관 전시장에 들어서면 독일 쾰른 근처에 위치한 브루더 클라우스 채플 (Bruder-Klaus-Kapelle)로 이르는 길의 모습을 담은 '무위의 풍경'(2014)을 마주하게 된다.
느린 기다림의 감각, 침묵과 비움으로 자유로움을 얻는 ‘무위’에 대한 작가의 철학을 보여준다.
클라우스 채플은 소박하면서 자연친화적인 디자인으로 잘 알려진 스위스 출신의 저명한 건축가 페터 춤토르가 완성한 고요하고 아름다운 명상의 장소다.
작가는 이 경당으로 이르는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가면서 촬영한 영상을 10시간여의 긴 시간으로 늘려 상영했다. 침묵과 비움을 통해 정신을 해방시키고 무한한 깊이를 부여했다. 인생의 긴 여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업이다.
'시간성'에 대한 근본적인 탐구는 영상작품에 드러난다. 2007년 성북동의 낡은 건물 창문에 횡단보도를 가로지르며 글자를 붙여나간 퍼포먼스 영상 '우리는 모두 여행자이다'(2007)는 삶의 파노라마가 느껴지며 예술적 풍경으로 다가오게 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과거에 제작한 작품들을 20여년 만에 다시 꺼내보는 것에서 시작했다. 1985년 대학시절 제작한 유화 '침묵의 바다'(1983)때문이다.
캔버스에서 해체되어 둘둘 말려진 채로 서울과 독일을 오가던 중 작가가 1995년 독일을 떠나면서 그곳의 작업실에 남겨졌다. 그리고 2016년 어느 날, 마치 서랍 속의 오랜 귀중품처럼 보관되어 있던 옛 작품들을 다시 꺼내보다가 그곳에서 시간의 굴곡이 새겨진 그림들을 마주했다.
세월이 흔적이 담긴 그림. 작가는 구겨진 옛 감정을 다시 펴 '시간의 그림'(1983/2016)이라는 제목을 달고 이번 전시장에 걸었다.
우순옥은 '시간이란 기억이자 존재의 그림자'라고 했다. "오래된 과거의 그림은 비록 물리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치 영혼의 탯줄처럼 아득한 인연의 길을 이어가는 매체이자 동시에 일부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것은 '엠티 스페이스 (Empty Space)' 다. 드로잉과 영상, 명상적인 설치와 사진 작품들에 내재 되어있는 '비어있음'은 삶으로 채워져 있음을 증명한다. 이른바 '텅빈 충만'이다.
우순옥은 시간과 공간을 아우르는 예술적 사유를 다양한 방법론적 실험을 통해 가시화해왔다.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및 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한 후 1985년 독일로 유학하여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에서 수학했다. 7여년간 독일에 머물면서 철학적이고 개념적인 예술관을 구축했고 "이 시기는 작가만의 창작적 사유의 바탕이 되었다." 1995년 독일에서 귀국,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서울에서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전시는 6월 12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