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쟁쟁할 수 없다, 2016 클래식 공연 라인업 휘황

입력 : 2015.12.24 10:48
2016년 클래식 공연 라인업은 어느 해보다 화려하다.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내한공연부터 스타 연주자의 화려한 무대, 한국에 처음 인사하는 세계적인 악단과 거장 아티스트의 신선한 무대 등이 청중을 맞을 채비를 끝냈다.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묵직한 무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년 합창단이자, 위대한 음악가들의 산실이었던 '빈 소년 합창단'이 2016년에도 신년음악회로 새해의 문을 활짝 연다. 1월24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한국 팬들에게 인사한다. 1498년 조직돼 52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요한 슈트라우스의 경쾌하고 신나는 새해맞이 음악들, 빈 소년 합창단의 고유 레퍼토리인 종교음악과 여러 나라의 민요를 들려준다.

세계적 권위의 영국 클래식 음악 평론 '그라모폰' 선정 세계 톱5(2008)에 이름을 올린 미국 최강의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CSO)가 창단 125주년을 기념해 내한한다. 1월 28, 29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르는데 2013년 CSO 내한 당시 건강상의 이유로 무대에 오르지 못한 거장 음악감독 리카르도 무티가 지휘봉을 잡는다. 시카고 심포니가 자랑하는 막강 금관 사운드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는 기회다. 첫째날은 베토벤 교향곡 5번과 말러 교향곡 1번 '거인'을 들려준다. 둘째날은 프로코피예프 교향곡 1번 '고전적', 힌데미트 현과 관을 위한 협주음악,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을 선보인다.

성 토머스 합창단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가 3월16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네번째 내한공연을 한다. 바로크, 종교, 성악 등 모든 음악을 총망라한 걸작이자 음악을 신에 봉헌하고자 했던 바흐의 철학이 담긴 '마태수난곡'을 들고 온다. 바흐가 생전 26년간 직접 지휘를 맡았던 합창단이기도 하다. 스위스 3대 오케스트라이자 세계적인 건축가 장 누벨이 지은 KKL홀 상주악단인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상임지휘자 제임스 개피건과 6월24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공연한다. 보헤미안적 감성이 가득한 드보르자크 교향곡이 메인 프로그램이다. 이 곡은 지난해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올해의 앨범에 포함됐다. 그루지야 공화국 출신의 피아니스트 카티아 부니아티시빌리가 협연자로 나선다.

헝가리 명문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BFO)가 악단의 설립자이자 음악감독으로 활약하며 헝가리 지휘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이반 피셔와 함께 10월 10, 11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공연한다. 1983년 창단, 피셔의 영향력 아래 완벽한 합주력을 선보이고 있는 악단으로 짧은 역사에도 명문 오케스트라로 거듭났다. 이번 메인 레퍼토리는 드보르자크 교향곡이다. 보헤미안 음악의 정수를 들려준다. 피아니스트 마리아 주앙 피르스가 협연한다.

프랑스 최고의 전통을 자랑하는 파리 오케스트라(OdP)가 한불수교 130주년을 기념, 11월16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OdP의 새 사령탑인 거장 다니엘 하딩이 지휘봉을 잡는다. 섬세한 음색의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이 협연하는 이번 무대에서 베를리오즈 '로미오와 줄리엣', 드뷔시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등을 들려준다.

온화한 리더십과 귀족적인 음색으로 대표되는 거장 지휘자 마리스 얀손스가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과 함께 12월 4일 오후 5시, 5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세번째 내한공연한다. 고전을 대표하는 하이든 교향곡부터 방대한 편성과 현란한 관현악법이 두드러지는 독일 후기 낭만주의의 대명사인 슈트라우스를 소화한다.

◇스타연주자, 화려한 무대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1월23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퀸 엘리자베스(3위), 쇼팽 콩쿠르(3위), 차이콥스키 콩쿠르(1위 없는 4위)에 입상하며 '세계 3대 콩쿠르'를 석권한 스타다. 특히 2005년 쇼팽 콩쿠르에서 형 임동민과 함께 한국인 처음으로 공동 3위를 차지하며 '쇼팽 스페셜리스트'로 통했다. 이번 무대는 그의 명성을 확인할 기회다. 지난달 워너 인터내셔널 클래식 레이블로 발매한 쇼팽 프렐루드 24개 전곡 음반 수록곡을 들려준다.

한국 클래식 역사의 획을 긋고 있는 만 21세의 조성진이 출연하는 '제17회 쇼팽 콩쿠르 우승자 갈라 콘서트'가 2월2일 오후 2·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한국인 최초로 쇼팽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조성진을 비롯해 샤를 리샤르 아믈랭(2위), 케이트 리우(3위), 에릭 루(4위), 이케 토니양(5위), 드미트리 시시킨(6위) 등 모든 입상자가 나오는 갈라공연이다. 앞서 오후 8시 공연 2500석이 예매 오픈 50분 만에 동이 나자 같은 날 오후 2시 공연 2500석이 추가됐는데, 이 역시 35분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조성진이 정명훈 예술감독이 이끄는 서울시향과 협연하는 무대도 관심을 끈다. 서울시향이 7월1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을 들려주는데 조성진은 이날 쇼팽 콩쿠르 결선에서 들려준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 조성진 협연은 콩쿠르 우승 전부터 논의됐다. 2009년 서울시향 자선음악회 등에서 정명훈과 수 차례 호흡을 맞췄다.

현대 예술사에 미니멀리즘이라고 하는 거대한 파고를 일으킨 작곡가 필립 글래스가 필름 오페라 '미녀와 야수'로 13년만에 한국을 찾는다. 3월 22, 23일 LG아트센터에서 한국 팬들을 다시 만난다. 1946년 흑백 고전영화 '미녀와 야수'를 필름 오페라로 만든 것이다. 글래스는 대사와 음악을 포함한 장 콕토 영화의 모든 사운드를 제거하고 자신의 미니멀리즘 음악을 새롭게 영화에 입혔다. LA타임스는 "글래스는 음악이 스크린 속 이미지를 뒷받침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음악만으로도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도록 무게중심을 뒤바꿔 놓았다"고 평했다.

지적인 깊이와 화려한 기교가 돋보이는 바이올리니스트 막심 벤게로프는 5월31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년만에 리사이틀을 연다. 유년기부터 예프게니 키신, 바딤 레핀과 함께 '러시아 신동 삼총사'로 불렸던 주인공이다.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7번,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 소나타, 라벨 바이올린 소나타 등을 선보인다.

'젊은 거장'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7월20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2012~13년 베토벤 소나타 전곡 시리즈 이후 런던 심포니 협연, BBC 프롬스 데뷔, BBC 뮤직 매거진상 수상 등 진취적인 행보를 보였다. 모차르트와 슈베르트의 독주 레퍼토리를 만날 수 있다. 오랜 시간 베토벤에 몰입해 온 김선욱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기회다.

바이올린의 여제 안네 소피 무터가 10월14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2011년 내한 리사이틀 공연 매진에 이은 5년만의 귀환이다. 이번 무대에는 그녀가 후학 양성을 위해 직접 설립한 무터 재단의 한국인 첼리스트 김두민이 함께 한다. 베토벤 피아노 3중주 '유령',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 레스피기 바이올린 소나타 b단조, 생상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를 들려준다.

'가장 서정적인 피아니스트'로 추앙 받는 피아니스트 머레이 페라이어가 10월24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4번째 리사이틀을 연다. 2014년 11월 영국의 대표적인 음악단체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와 함께 내한한 바 있으나 리사이틀은 2011년 이후 5년 만이다.

21세기 최고의 디바로 통하는 루마니아 출신의 안젤라 게오르규가 체코의 자존심 프라하 방송교향악단과 함께 10월20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예정)에서 음악의 향연을 선사한다. 게오르규는 수려한 외모는 물론, 힘과 카리스마 넘치는 발성과 서정적인 표현력으로 세계 무대를 누비는 스타다. 체코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프라하 방송교향악단이 그녀의 목소리에 연주를 보탠다.

드레스덴 필 협연으로 첫 내한공연한 '젊은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율리아 피셔가 10월21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고전과 현대를 커버하는 폭넓은 레퍼토리로 꾸민다. 고전음악 해석에 뛰어난 피셔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브람스 소나타 3번, 러시아 작곡가 슈니트케의 바이올린 소나타와 섬세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슈베르트의 소나티네로 구성됐다. 피아니스트 마틴 헬름헨이 힘을 보탠다.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의 실크로드 프로젝트가 2년만인 11월18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공연한다. 첼로, 바이올린, 비올라, 콘트라베이스, 한국의 장구, 스페인의 가이따, 이란의 카만체, 중국의 비파와 생, 인도의 타블라, 일본의 사쿠하치 등 세계의 악기로 구성된 실크로드 앙상블은 음악의 아름다운 조화를 선사한다.

프랑스 출신의 거장 피아니스트 피에르 로랑 에마르가 4년 만인 11월24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에서 내한공연한다. '현대음악 스페셜리스트'로 통하는 그는 2012년 첫 내한에서 놀라운 기교와 명쾌한 해석으로 현대음악의 가치를 전했다. 이번 무대에서는 에마르 피아니즘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두 작곡가, 쿠르탁과 메시앙을 중심으로 진귀한 프로그램을 펼쳐낸다.

◇첫 내한 악단과 거장 연주자, 신선한 무대

스타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가 첫 내한공연한다. 3월12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팬들을 만난다. 섬세하며 깊은 목소리와 넓은 음역, 음악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연기력을 높게 평가 받고 있다. 그녀와 꾸준히 호흡을 맞추고 있는 테너 유시프 이바죠프가 함께한다.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더해진다.

첨단기술로도 모방할 수 없는 깊이있고 풍부한 음색을 가진 세계 최고의 명기 스트라디바리우스 황금기에 제작된 4대의 스트라디로 환상의 하모니를 빚어내는 스트라디바리 콰르텟이 4월27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내한 공연한다. 피아니스트 허승연이 함께 한다. 낭만주의 실내악의 걸작 슈만 피아노 5중주, 모차르트 현악 4중주 21번 '프러시아' 등을 들려준다.

7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의 스페인 내셔널 오케스트라가 7월17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내한공연한다. 스페인 출신 신예 안토니오 멘데스가 지휘하는 이번 공연은 경쾌한 리듬의 민속풍 음악, 역동적인 색채감을 자랑하는 춤곡 등 스페인 음악의 면면이 투영된 레퍼토리들로 구성됐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합류, 청년 백건우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준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한다.

독일 관현악의 숨은 병기 밤베르크 교향악단이 브루크너 스페셜리스트로 추앙 받고 있는 거장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의 지휘로 첫 내한공연을 연다. 10월 26, 27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한국 팬들에게 인사한다. 2006년 악단의 명예지휘자로 취임한 블롬슈테트와 밤베르크 콤비의 최고 장기인 베토벤과 슈베르트, 브루크너의 교향곡들로 구성된 이번 공연은 내년 하반기 공연의 최대 이슈다.

가장 모험적이며 진보적인 오케스트라로 찬사 받는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음악감독 마이클 틸슨 토머스와 함께 11월10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마침내 첫 내한공연한다. 1995년 이 악단에 부임한 토머스는 미국 주요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중 현재 최장기간 재임하고 있다. 15번의 그래미상 수상은 연주력을 증명하고 있다. 이번 내한에서는 그래미상 수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말러 교향곡 1번을 연주한다. 임동혁이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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