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9.04 09:47

"예술성과 대중성 모두 만족시키고 싶어"
10일 '2015 뉴시스 공감콘서트' 출연
재즈디바 웅산(42)이 정규 앨범 8집 '템테이션(TEMPTAION)'을 발매했다.
재즈의 본질을 만끽할 수 있는 '어쿠스틱 재즈'에서 좀 더 감미로움을 느낄 수 있는 '스무드 재즈'로 변화를 시도한 만큼 앨범은 더 유혹적이다. 그래서인지 앨범명도 유혹( '템테이션')이다. 스페셜 음반을 포함해 총 11번째 앨범.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최근 서래마을에서 만난 웅산은 "이번 앨범으로 새로운 의미의 유혹을 시작하고 싶었다"며 "일단 한번 듣기 시작하면 '당신은 거부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활짝 웃었다.
-앨범을 낼 때마다 절정의 기량을 보인 것 같은데 또 발전하는 것이 신기해요.
"20년 전 록 음악을 했을 때 '포플레이'를 보고 저게 재즈라면 참 멋지겠다는 생각을 품고 재즈를 시작했죠. 재즈를 막상 시작한 이후로는 수행하 듯 한 단계씩 밟아왔어요.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죠(웅산은 한 때 비구니였고, 그 때 받은 법명이 '웅산'이다. 그래서 그녀는 자연스레 음악을 수행과 같다고 기존부터 말해왔다.)."
-말씀하신 것처럼 슈퍼 재즈그룹 '포플레이'의 베이시스트 나단 이스트를 비롯해 재즈 기타 거장 리 릿나워 그리고 존 비즐리, 멜빈 데이비스, 찰스 블렌직, 루이스 프라가잠, 잭 리, 찰리 정 등 국내외 최정상급 재즈 뮤지션들이 참여한 점이 인상적인 앨범이에요.
"꿈 같은 일이었어요. 너무 감사하죠. 나단 이스트와 리 릿나워는 저의 우상이었어요. 같은 무대에 선다는 건 그저 상상만 해왔는데 현실이 돼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보고 있으면 꿈 같죠(웃음)." -총 12개 트랙이 실렸는데 자작곡인 '유 허트 미(You hurt me)'와 '섬데이(Someday)'가 좋더라고요.
"지금까진 따뜻한 음악을 만들려고 했어요. 이번에는 좀 센 노래죠(웃음). 특히 '유 허트 미'는 나쁜 언니에 대한 이야기에요. 부드럽고 고분고분한 웅산도 있지만, 센 느낌의 웅산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스타일이 갈수록 세련돼 보입니다(웃음).
"세련돼 보인다는 건 자연스럽다는 의미죠. 인위적인 것은 세련되지 못하고 부자연스럽거든요. 음악 역시 마찬가지죠."
-지난해 힘든 일을 겪었다고 들었는데.
"목에 폴립(용정)이 생겨 음악 일정에 탈이 생겼죠. 모든 스케줄을 취소하고 수술 일정을 잡아놨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검사를 받았는데 폴립이 다 없어진 거예요. 그 때 많은 걸 돌아봤죠."
-앨범 발매 때마다 사운드 질에 공을 많이 들이는 걸로 유명한데요. 이번 앨범은 국내 최초로 UHQCD(Ultimate Hi Quality CD) 사양으로 발매했어요.(UHQCD는 기존 최고 음질의 HQCD보다 더욱 업그레이드된 고음질CD 사양이다. 일본에서는 '고음질CD의 결정판'으로 통한다.) 조악한 음원으로 곡을 소비하는 시대, 사운드에 이렇게 공을 들이는 이유는 뭔가요?
"제 곡은 오디오 마니아분들이 주로 들어요. 그러다 보니 사운드를 좋게 해달라는 요청이 많죠. 일본(웅산은 일본에서 재즈 한류스타로 통한다.)에서도 그런 사운드를 많이 찾고요."
-이번 앨범 '템테이션'은 또 LP로도 제작(10월 출시 예정)하는데요. 저는 당연히 기존에 LP를 발매한 줄 알았는데 이번이 처음이더라고요.
"LP로 내니 느낌이 남달라요. 대중음악 속 재즈처럼 LP는 드문 존재잖아요. 그래도 원하시는 분들이 있어 감사한 마음으로 발매하게 됐죠."
-내년이면 벌써 재즈가수 데뷔 20주년입니다.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재즈 신이 척박한데, 웅산 씨는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반경을 넓히는데 큰 기여를 하셨죠. 본인이 느끼기엔 어떤가요?
"충분히 넓어졌다고 생각해요. 재즈가 요즘처럼 이슈가 된 적도 없는 것 같아요. TV 오디션 프로그램이 일정 부분 보탬이 됐죠. 참가자들이 알게 모르게 재즈를 많이 녹여내거든요. 그래서 재즈 음악을 더 알려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앞장서기도 해요. (재즈 1세대) 박성연 선생님이 몸이 안 좋아지셔서 (그녀가 이끌던 교대 앞 재즈클럽인) 야누스를 후배들이 대신 맡기로 했어요. 이곳을 살리기 위해 후배 가수들이 공연을 하고 있는데 어제(9월1일) 제가 처음으로 공연을 했죠. 한번 와보시면 재즈의 향기를 가득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에요."
-10월7일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여는 8집 발매 기념 서울 콘서트를 시작으로 전국투어를 하는데요, 이번 콘서트는 어떻게 꾸미나요?
"평론가분들이 예술성과 대중성을 버무리는 뮤지션이라는 표현을 해주시는데 정말 감사하죠. 저 역시 재즈의 예술적인 부분은 분명 지켜가야 하지만 동시에 많은 분들에게 재즈는 전혀 멀리 있는 음악이 아니라는 것도 알리고 싶어요. 그런 부분에 대해 나름의 사명감도 있죠. 그래서 재즈 마니아들과 그냥 음악을 좋아하시는, 양 쪽 분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공연을 하고 싶어요."
-공감언론 뉴시스가 주최하는 '2015 공감 콘서트 - 가을'(10일 오후 8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부를 곡들도 두 요소가 묘하게 섞여 있어요. 피아졸라의 나는 마리아, 크리스토퍼슨의 '오늘밤은 나를 위해', 파레스의 '아마도 아마도 아마도' 등을 선보이죠.
"네 맞아요. 이번 무대에서도 양 쪽 분들을 모두 만족시켰으면 해요(웃음)."
-웅산 씨는 재즈 기반이지만 다양한 음악을 소화하죠. 이번 앨범에 멕시코 출신의 기타리스트 산타나 버전으로 널리 알려진 '블랙 매직 우먼(Black Magic Woman)'도 있지만 라팀 음악과도 잘 어울립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가 라틴과 블루스에요. 두 장르는 또 많이 다르죠. 웅산 밴드를 많은 뮤지션들이 인정해주시는 건 모든 음악을 아우를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러다 보니 지금은 솔리스트로 독립한 기타리스트 '사자' 최우준, 찰리정 등 실력 있는 뮤지션들이 몸담기도 했죠. 웅산밴드라는 공장을 통해서 이런 뮤지션들이 배출돼서 참 감사해요."
-비구니로서 삶을 계속 사셨으면 어땠을 것 같나요? 사람들에게 위로를 준다는 차원에서 비구니와 재즈 가수는 닮은 것 같기도 한데요.
"제가 음악을 연마하고 수행한다고 표현하는 것도 그런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분명 둘은 다른 언어지만 똑같이 치유의 힘이 있죠."
10일 '2015 뉴시스 공감콘서트' 출연
재즈디바 웅산(42)이 정규 앨범 8집 '템테이션(TEMPTAION)'을 발매했다.
재즈의 본질을 만끽할 수 있는 '어쿠스틱 재즈'에서 좀 더 감미로움을 느낄 수 있는 '스무드 재즈'로 변화를 시도한 만큼 앨범은 더 유혹적이다. 그래서인지 앨범명도 유혹( '템테이션')이다. 스페셜 음반을 포함해 총 11번째 앨범.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최근 서래마을에서 만난 웅산은 "이번 앨범으로 새로운 의미의 유혹을 시작하고 싶었다"며 "일단 한번 듣기 시작하면 '당신은 거부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활짝 웃었다.
-앨범을 낼 때마다 절정의 기량을 보인 것 같은데 또 발전하는 것이 신기해요.
"20년 전 록 음악을 했을 때 '포플레이'를 보고 저게 재즈라면 참 멋지겠다는 생각을 품고 재즈를 시작했죠. 재즈를 막상 시작한 이후로는 수행하 듯 한 단계씩 밟아왔어요.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죠(웅산은 한 때 비구니였고, 그 때 받은 법명이 '웅산'이다. 그래서 그녀는 자연스레 음악을 수행과 같다고 기존부터 말해왔다.)."
-말씀하신 것처럼 슈퍼 재즈그룹 '포플레이'의 베이시스트 나단 이스트를 비롯해 재즈 기타 거장 리 릿나워 그리고 존 비즐리, 멜빈 데이비스, 찰스 블렌직, 루이스 프라가잠, 잭 리, 찰리 정 등 국내외 최정상급 재즈 뮤지션들이 참여한 점이 인상적인 앨범이에요.
"꿈 같은 일이었어요. 너무 감사하죠. 나단 이스트와 리 릿나워는 저의 우상이었어요. 같은 무대에 선다는 건 그저 상상만 해왔는데 현실이 돼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보고 있으면 꿈 같죠(웃음)." -총 12개 트랙이 실렸는데 자작곡인 '유 허트 미(You hurt me)'와 '섬데이(Someday)'가 좋더라고요.
"지금까진 따뜻한 음악을 만들려고 했어요. 이번에는 좀 센 노래죠(웃음). 특히 '유 허트 미'는 나쁜 언니에 대한 이야기에요. 부드럽고 고분고분한 웅산도 있지만, 센 느낌의 웅산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스타일이 갈수록 세련돼 보입니다(웃음).
"세련돼 보인다는 건 자연스럽다는 의미죠. 인위적인 것은 세련되지 못하고 부자연스럽거든요. 음악 역시 마찬가지죠."
-지난해 힘든 일을 겪었다고 들었는데.
"목에 폴립(용정)이 생겨 음악 일정에 탈이 생겼죠. 모든 스케줄을 취소하고 수술 일정을 잡아놨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검사를 받았는데 폴립이 다 없어진 거예요. 그 때 많은 걸 돌아봤죠."
-앨범 발매 때마다 사운드 질에 공을 많이 들이는 걸로 유명한데요. 이번 앨범은 국내 최초로 UHQCD(Ultimate Hi Quality CD) 사양으로 발매했어요.(UHQCD는 기존 최고 음질의 HQCD보다 더욱 업그레이드된 고음질CD 사양이다. 일본에서는 '고음질CD의 결정판'으로 통한다.) 조악한 음원으로 곡을 소비하는 시대, 사운드에 이렇게 공을 들이는 이유는 뭔가요?
"제 곡은 오디오 마니아분들이 주로 들어요. 그러다 보니 사운드를 좋게 해달라는 요청이 많죠. 일본(웅산은 일본에서 재즈 한류스타로 통한다.)에서도 그런 사운드를 많이 찾고요."
-이번 앨범 '템테이션'은 또 LP로도 제작(10월 출시 예정)하는데요. 저는 당연히 기존에 LP를 발매한 줄 알았는데 이번이 처음이더라고요.
"LP로 내니 느낌이 남달라요. 대중음악 속 재즈처럼 LP는 드문 존재잖아요. 그래도 원하시는 분들이 있어 감사한 마음으로 발매하게 됐죠."
-내년이면 벌써 재즈가수 데뷔 20주년입니다.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재즈 신이 척박한데, 웅산 씨는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반경을 넓히는데 큰 기여를 하셨죠. 본인이 느끼기엔 어떤가요?
"충분히 넓어졌다고 생각해요. 재즈가 요즘처럼 이슈가 된 적도 없는 것 같아요. TV 오디션 프로그램이 일정 부분 보탬이 됐죠. 참가자들이 알게 모르게 재즈를 많이 녹여내거든요. 그래서 재즈 음악을 더 알려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앞장서기도 해요. (재즈 1세대) 박성연 선생님이 몸이 안 좋아지셔서 (그녀가 이끌던 교대 앞 재즈클럽인) 야누스를 후배들이 대신 맡기로 했어요. 이곳을 살리기 위해 후배 가수들이 공연을 하고 있는데 어제(9월1일) 제가 처음으로 공연을 했죠. 한번 와보시면 재즈의 향기를 가득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에요."
-10월7일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여는 8집 발매 기념 서울 콘서트를 시작으로 전국투어를 하는데요, 이번 콘서트는 어떻게 꾸미나요?
"평론가분들이 예술성과 대중성을 버무리는 뮤지션이라는 표현을 해주시는데 정말 감사하죠. 저 역시 재즈의 예술적인 부분은 분명 지켜가야 하지만 동시에 많은 분들에게 재즈는 전혀 멀리 있는 음악이 아니라는 것도 알리고 싶어요. 그런 부분에 대해 나름의 사명감도 있죠. 그래서 재즈 마니아들과 그냥 음악을 좋아하시는, 양 쪽 분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공연을 하고 싶어요."
-공감언론 뉴시스가 주최하는 '2015 공감 콘서트 - 가을'(10일 오후 8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부를 곡들도 두 요소가 묘하게 섞여 있어요. 피아졸라의 나는 마리아, 크리스토퍼슨의 '오늘밤은 나를 위해', 파레스의 '아마도 아마도 아마도' 등을 선보이죠.
"네 맞아요. 이번 무대에서도 양 쪽 분들을 모두 만족시켰으면 해요(웃음)."
-웅산 씨는 재즈 기반이지만 다양한 음악을 소화하죠. 이번 앨범에 멕시코 출신의 기타리스트 산타나 버전으로 널리 알려진 '블랙 매직 우먼(Black Magic Woman)'도 있지만 라팀 음악과도 잘 어울립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가 라틴과 블루스에요. 두 장르는 또 많이 다르죠. 웅산 밴드를 많은 뮤지션들이 인정해주시는 건 모든 음악을 아우를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러다 보니 지금은 솔리스트로 독립한 기타리스트 '사자' 최우준, 찰리정 등 실력 있는 뮤지션들이 몸담기도 했죠. 웅산밴드라는 공장을 통해서 이런 뮤지션들이 배출돼서 참 감사해요."
-비구니로서 삶을 계속 사셨으면 어땠을 것 같나요? 사람들에게 위로를 준다는 차원에서 비구니와 재즈 가수는 닮은 것 같기도 한데요.
"제가 음악을 연마하고 수행한다고 표현하는 것도 그런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분명 둘은 다른 언어지만 똑같이 치유의 힘이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