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8.05 09:45

통일을 위한 정치·경제적인 부분은 남북한이 이해 관계에 따라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하지만 70년간 간헐적인 교류만 이뤄져 이질감이 큰 문화 영역은 쉽게 통합하기 힘들다. 생각과 가치관을 바꿔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 주도 또는 민간 위주로 통일에 대비한 문화교류 활성화를 위해 이미 다방면에서 노력이 진행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올해 지난달까지 '통일문화정책포럼'을 3차례나 열며 문화부문 통일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언어 -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 편찬사업'
70년 간 남북한이 단절되면서 사고방식의 차이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이는 언어에도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통일이 된 뒤 의사소통이 단절, 국가 발전에 차질이 빚어질 위험이 크다.
남북의 편찬위원들이 2005년부터 각각 '표준국어대사전'과 '조선말대사전'을 모체로 양측의 어휘를 종합·정리하는 사업인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 편찬사업'이 중요한 이유다.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이사장은 맡고 있는 고은 시인은 지난 3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웹진 '행복한 통일'과의 질의응답에서 "남북한간 언어를 통합해놓는 작업은 통일을 앞당기는 행위이기도 하고 통일 이후에는 통일을 시작하는 하나의 원리가 되기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주최로 지난달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제3차 통일문화정책포럼'에서 한용운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 편찬사업회 편찬 실장은 "현재 남측에서는 북측 사전을 참조할 수 없고 북측에서 는 남측 사전을 참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현재 남북의 학자들이 함께 편찬하고 있는 사전이 '겨레말큰사전'이다. 남북이 함께 편찬하고, 남북이 함께 이용하게 될 첫 대사전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전했다.
홍종선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편찬위원장이 지난달 6일 겨레말큰사전 편찬 작업을 70% 정도 진척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발간 '민족화해' 7·8월호와의 질의응답에서 "원래 2014년 (공동사전)완성을 목표로 했다가 5년을 연장해 2019년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현재는 전체적으로 약 70% 정도의 진척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우리의 통일 의지를 키우고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서 원활한 언어 소통은 꼭 필요하다"며 "또 통일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정서적·문화적 거리감도 통일을 전후해 활발한 언어 소통을 통해 누그러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재 - 공동발굴조사
문화재는 민족의 뿌리를 찾고 남북한이 함께 정기를 이어받을 수 있는 소중한 유산이다. 이에 따라 문화재 공동 발굴은 남북한의 끊어진 얼을 이어나가는 중요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남북이 고려의 정궁(正宮)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개성역사유적지구'에 속하는 개성 만월대에 대한 6개월간의 공동발굴조사에 합의하고 지난 6월 첫 삽을 떴다.
남한의 문화재청·남북역사학자협의회·국립문화재연구소 발굴단, 북측의 민족화해협의회·조선중앙역사박물관 발굴단 등이 함께 하고 있다.
개성 만월대는 지난 2007년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이미 총 6차에 걸쳐 남북이 공동으로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그동안 매회 2개월 이하의 제한된 조사기간 때문에 발굴 중단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공동발굴 재개를 계기로 올해는 발굴조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6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6개월간의 조사에 합의했다.
박성진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지난 4월22일 예술가의 집 다목적홀에서 열린 '통일문화정책포럼'에서 이 공동 발굴조사의 의미에 대해 "통일국가 고려의 재조명을 통한 민족 동질성 회복 및 자긍심 고취가 가능하다"고 평했다.
그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류 구전 및 무형 유산 걸작) 목록에 '아리랑, 한국의 서정민요'(2012)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아리랑 민요'(2014)로 갈라져 있는 아리랑을 공동등재하는 것을 비롯해 남북 장사씨름대회 등도 같은 계획을 세울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실제 문화재제자리찾기, 한겨레아리랑연합 등은 지난 2일 서울 명동 유네스코회관에서 남북한 공동 유네스코 재등재를 위한 '아리랑 통일운동'의 돛을 세우기도 했다.
박 학예연구사는 남북한이 인류무형유산의 공동등재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남북한 전통 무형유산에 대한 보호와 협력을 통해 민족 동질성을 회복하고 발전된 상호 교류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고 의의를 전했다.
◇음악·미술 - 북한의 문화를 이해하자
음악과 미술 분야에서도 북한의 것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국립국악원은 지난해 11월 '제1회 북한음악 연주회'를 열어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 기관이 진행하는 북한음악 연구 사업의 하나다.
당시 서양음악 체계를 수용하며 전통 악기의 저변을 넓힌 북한의 '악기 개량' 과정과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실제 북한에서 연주되고 있는 곡 중 정치색이 없는 곡들로 그들의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였다.
국립국악원은 올해 광복 70주년에 맞춰 북한과 한민족 음악 공동 연구를 단계적으로 추진 중이다. 9월 중 '제2회 북한음악 연주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음악 분야는 국립국악원 같은 국가 기관 외 민간에서도 활발한 교류를 위한 시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미 연주를 위해 북한 평양에 2번 다녀온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은 독일 최고 오케스트라인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11월께 북한 평양 공연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9월29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북한프로젝트는 예술가들이 바라보는 다양한 시점에 따라 북한을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북한미술 컬렉션' '외국 사진가가 본 북한의 오늘' '북한에 대한 예술적 상상'으로 구성했다. 회화, 사진, 설치, 영상 등이 내걸리는데 특히 북한에서 제작된 유화, 포스터, 우표를 전시하고 있다. 평소 근접하기 힘든 북한의 속살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드문 기회다.
이에 따라 정부 주도 또는 민간 위주로 통일에 대비한 문화교류 활성화를 위해 이미 다방면에서 노력이 진행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올해 지난달까지 '통일문화정책포럼'을 3차례나 열며 문화부문 통일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언어 -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 편찬사업'
70년 간 남북한이 단절되면서 사고방식의 차이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이는 언어에도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통일이 된 뒤 의사소통이 단절, 국가 발전에 차질이 빚어질 위험이 크다.
남북의 편찬위원들이 2005년부터 각각 '표준국어대사전'과 '조선말대사전'을 모체로 양측의 어휘를 종합·정리하는 사업인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 편찬사업'이 중요한 이유다.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이사장은 맡고 있는 고은 시인은 지난 3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웹진 '행복한 통일'과의 질의응답에서 "남북한간 언어를 통합해놓는 작업은 통일을 앞당기는 행위이기도 하고 통일 이후에는 통일을 시작하는 하나의 원리가 되기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주최로 지난달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제3차 통일문화정책포럼'에서 한용운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 편찬사업회 편찬 실장은 "현재 남측에서는 북측 사전을 참조할 수 없고 북측에서 는 남측 사전을 참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현재 남북의 학자들이 함께 편찬하고 있는 사전이 '겨레말큰사전'이다. 남북이 함께 편찬하고, 남북이 함께 이용하게 될 첫 대사전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전했다.
홍종선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편찬위원장이 지난달 6일 겨레말큰사전 편찬 작업을 70% 정도 진척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발간 '민족화해' 7·8월호와의 질의응답에서 "원래 2014년 (공동사전)완성을 목표로 했다가 5년을 연장해 2019년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현재는 전체적으로 약 70% 정도의 진척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우리의 통일 의지를 키우고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서 원활한 언어 소통은 꼭 필요하다"며 "또 통일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정서적·문화적 거리감도 통일을 전후해 활발한 언어 소통을 통해 누그러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재 - 공동발굴조사
문화재는 민족의 뿌리를 찾고 남북한이 함께 정기를 이어받을 수 있는 소중한 유산이다. 이에 따라 문화재 공동 발굴은 남북한의 끊어진 얼을 이어나가는 중요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남북이 고려의 정궁(正宮)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개성역사유적지구'에 속하는 개성 만월대에 대한 6개월간의 공동발굴조사에 합의하고 지난 6월 첫 삽을 떴다.
남한의 문화재청·남북역사학자협의회·국립문화재연구소 발굴단, 북측의 민족화해협의회·조선중앙역사박물관 발굴단 등이 함께 하고 있다.
개성 만월대는 지난 2007년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이미 총 6차에 걸쳐 남북이 공동으로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그동안 매회 2개월 이하의 제한된 조사기간 때문에 발굴 중단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공동발굴 재개를 계기로 올해는 발굴조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6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6개월간의 조사에 합의했다.
박성진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지난 4월22일 예술가의 집 다목적홀에서 열린 '통일문화정책포럼'에서 이 공동 발굴조사의 의미에 대해 "통일국가 고려의 재조명을 통한 민족 동질성 회복 및 자긍심 고취가 가능하다"고 평했다.
그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류 구전 및 무형 유산 걸작) 목록에 '아리랑, 한국의 서정민요'(2012)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아리랑 민요'(2014)로 갈라져 있는 아리랑을 공동등재하는 것을 비롯해 남북 장사씨름대회 등도 같은 계획을 세울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실제 문화재제자리찾기, 한겨레아리랑연합 등은 지난 2일 서울 명동 유네스코회관에서 남북한 공동 유네스코 재등재를 위한 '아리랑 통일운동'의 돛을 세우기도 했다.
박 학예연구사는 남북한이 인류무형유산의 공동등재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남북한 전통 무형유산에 대한 보호와 협력을 통해 민족 동질성을 회복하고 발전된 상호 교류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고 의의를 전했다.
◇음악·미술 - 북한의 문화를 이해하자
음악과 미술 분야에서도 북한의 것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국립국악원은 지난해 11월 '제1회 북한음악 연주회'를 열어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 기관이 진행하는 북한음악 연구 사업의 하나다.
당시 서양음악 체계를 수용하며 전통 악기의 저변을 넓힌 북한의 '악기 개량' 과정과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실제 북한에서 연주되고 있는 곡 중 정치색이 없는 곡들로 그들의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였다.
국립국악원은 올해 광복 70주년에 맞춰 북한과 한민족 음악 공동 연구를 단계적으로 추진 중이다. 9월 중 '제2회 북한음악 연주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음악 분야는 국립국악원 같은 국가 기관 외 민간에서도 활발한 교류를 위한 시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미 연주를 위해 북한 평양에 2번 다녀온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은 독일 최고 오케스트라인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11월께 북한 평양 공연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9월29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북한프로젝트는 예술가들이 바라보는 다양한 시점에 따라 북한을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북한미술 컬렉션' '외국 사진가가 본 북한의 오늘' '북한에 대한 예술적 상상'으로 구성했다. 회화, 사진, 설치, 영상 등이 내걸리는데 특히 북한에서 제작된 유화, 포스터, 우표를 전시하고 있다. 평소 근접하기 힘든 북한의 속살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드문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