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6.26 09:43

2세 때 네덜란드로 입양된 한국계 네덜란드인 하피스트 라비니아 메이예르(32)는 긍정의 에너지가 넘치는 매력적인 인물이다.
지난해 만났을 당시 2009년 첫 내한공연 때 친부를 만난 순간을 떠올리며 "그 경험 뒤에 긍정적으로 바뀌었죠.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하게 됐어요. 그래서 좀 더 행복한 사람이 됐어요"라며 웃었다.
두 살 많은 오빠와 함께 입양된 그녀는 "오빠는 어렸을 때 하프만큼 특별한 악기인 백파이프를 연주했죠. 아마 우리가 어렸을 때 오빠는 한국 전통악기인 단소나 대금, 나는 가야금을 들어서 그런 악기를 선택한 것 같아요"라며 아플 수도 있는 과거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최근 음반유통사 소니뮤직을 통해 뉴시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쾌활했고 유머가 넘쳤다.
아직 한국어가 익숙하지 못해 친부와 연락을 주고 받을 때 '여전히 통역이 필요하겠지'라는 물음에 "(지난해) 한국 공연에서 하프에 대한 소개문을 준비했어요. 그리고 연주에 앞서 하프, 곡 등에 대해 성의있게 한국어로 준비해 소개했는데 관객들이 하나도 알아듣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거기서 의욕이 좀 꺾였죠"라며 웃었다. 메이예르가 최근 발매한 앨범 '보야지(VOYAGE)'는 하프를 타고 떠나는 프랑스 여행이다. 드뷔시, 라벨, 사티 등 프랑스 작곡가들 위주로 곡을 채웠고 역시 프랑스 출신인 영화음악가 얀 티에르상 곡도 실었다.
그녀는 이번 앨범을 위해 지난 세기의 음악과 이번 세기의 음악을 모두 연주하면서 "여행을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영화를 보면 클래식 음악이 많이 쓰이더라고요. 그 음악들이 영화 이미지들을 더 돋보이게 해주죠. '오션스 일레븐'에서는 드뷔시의 '달빛'이 쓰였고 사티의 음악도 영화에 많이 사용됐죠. 드뷔시의 음악은 오래 전의 클래식 음악이고 사티의 음악은 상대적으로 현대 음악이죠. 클래식과 모던한 음악이 만나면 관객에게 더 전달이 잘 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앨범에 함께 담게 됐죠."
앨범은 아침에 일어나 짐을 챙겨 새로운 분위기와 새로운 문화를 찾아가는 느낌으로 작업했다고 했다. "그래서 앨범의 이름을 '보야지'라고 지었죠. 프랑스 작곡가들의 음악이 가지는 살짝 멜랑콜리함이 좋았어요."
하프를 위한 작품도 두 곡 실었다. 라벨의 하프, 플루트, 클라리넷과 현악4중주를 위한 서주와 알레그로, 드뷔시의 하프와 현악오케스트라를 위한 두 개의 춤곡 등이다. "하프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악기에요. 듣는 사람과 소통을 할 수 있죠. 그게 음악을 살아있게 만들고요."
2009년 첫 내한 이후 2012년, 2013년, 지난해 연속으로 한국을 찾은 메이예르는 7월23일부터 8월2일까지 강원도 일대에서 열리는 '2015 제12회 대관령 국제 음악제'에서 5번째 내한공연한다.
"네덜란드에 있을 때 대관령 음악제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었어요. 초대를 받자마자 바로 응했죠. 이번 페스티벌의 테마가 프랑스 음악이더라고요. 저의 새 음반과 잘 연결되는 테마인데다가 많은 사람들에게 하프를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죠."
무엇보다 하프의 솔로 악기로서 매력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사람들은 주로 하프를 오케스트라에서 보조를 해주는 악기로만 생각해요. 그렇지만 솔로 악기로서 많은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는 악기거든요."
한국 민속음악에도 관심이 많다며 이번 공연에서 "아리랑도 연주하면서 음악을 통해 한국 대중들과 가까워지고 그들에게 무언가 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전에 방문을 했을 때 아리랑에 대해 잘 아는 교수님을 만나서 아리랑에 대해 들었어요. 강원도에도 아리랑이 있더군요. 여러 아리랑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완전히 매료됐어요."
월드투어를 할 때도 아리랑을 연주하는 그녀는 "더 다양한 아리랑을 연주하고 싶어요. 강원도 아리랑, 진도 아리랑 등등. 다양한 아리랑들을 공부하고 싶어요. 그런 멜로디들을 연주하고 싶어요"라고 바랐다.
2009년 내한공연 전인 2008년 입양 이후 처음 한국을 찾았던 그녀는 "당시 왠지 관광객 같은 느낌이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계속 지내면서 공연을 했는데 사람들이 저를 흥미롭게 생각하더군요. 한 여성분이 공연 후에 저의 손을 꼭 잡고 저에게 그 많은 세월이 흐른 뒤 돌아와 이렇게 멋진 연주를 해줘 고맙다고 이야기 하더라고요. 그 순간 이후, 저는 더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됐어요"라고 했다.
"'왜 이 여인은 고맙다고 말을 했을까' '이곳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일까'라고 생각한 뒤 사람들과 더 친밀해질 수 있었죠. 뭔가 축복받은 느낌이었어요. 한국을 오가면서 한국 사람들과 문화가 모두 좋아졌어요. 친구들도 사귀었고. 한국에 연주 차 오면 자유시간에 친구들도 만나요."
쇼핑이 참 좋다며 웃었다. "제게 맞는 옷을 살 수 있다는 게 좋아요(웃음). 네덜란드에서는 모든 옷이 너무 크거든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음식도 너무 좋아요.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은 가급적이면 한식을 많이 먹으려고 해요. 김치랑 비빔밥이랑 그런 거요. 한국에 공연하러 오는 건 아주 좋아요. 저도 한국의 관객들에게 뭔가 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즐기기도 할 수 있으니까요."
한국, 네덜란드를 비롯해 세계 상당수 사람들은 하프에 대해 잘 모른다. "콘서트에서도 하프를 꺼려요. 뭔가 부서지기 쉬운 이미지가 있나봐요. 아주 로맨틱한 음악만을 연주하기 위한 악기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죠. 또 아주 비싼 악기라는 이미지도 가지고 있어요."
그런 편견을 깨고 싶은 것이 메이예르의 목표다. 하프가 민속악기라는 점 때문이다. "잉글랜드나 아일랜드, 남미에서 하프는 민속 악기이고 남자도 연주를 해요. 대물림하는 악기죠. 그리고 비싸지 않아요. 클래식 하프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모습이라 왠지 비쌀 것 같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죠. 물론 트럼펫만큼 저렴하지는 않죠. 그런데 피아노나 바이올린, 첼로 등 악기를 생각해보면 어떤 악기는 정말 비싸잖아요? 하프는 그정도는 아니죠."
현과 그 현을 지탱하는 틀, 현과 손가락의 연결. 메이예르가 특히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하프의 매력이다. "민중과 함께 할 수 있는 민속 악기이고 클래식 뿐만 아니라 재즈나 팝 등 다양한 장르의 곡들을 연주할 수 있는 악기라는 것도 알리고 싶죠." '대관령 국제 음악제'에서는 하프의 페달이 7개인 것도 알려주고 싶다고 바랐다. "하프에는 현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음악을 즐기고, 하프에 대해 조금 더 알리고 가능하다면 하프와 사랑에 빠질 수 있는 그런 행사가 됐으면 해요."
지난해 만났을 당시 2009년 첫 내한공연 때 친부를 만난 순간을 떠올리며 "그 경험 뒤에 긍정적으로 바뀌었죠.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하게 됐어요. 그래서 좀 더 행복한 사람이 됐어요"라며 웃었다.
두 살 많은 오빠와 함께 입양된 그녀는 "오빠는 어렸을 때 하프만큼 특별한 악기인 백파이프를 연주했죠. 아마 우리가 어렸을 때 오빠는 한국 전통악기인 단소나 대금, 나는 가야금을 들어서 그런 악기를 선택한 것 같아요"라며 아플 수도 있는 과거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최근 음반유통사 소니뮤직을 통해 뉴시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쾌활했고 유머가 넘쳤다.
아직 한국어가 익숙하지 못해 친부와 연락을 주고 받을 때 '여전히 통역이 필요하겠지'라는 물음에 "(지난해) 한국 공연에서 하프에 대한 소개문을 준비했어요. 그리고 연주에 앞서 하프, 곡 등에 대해 성의있게 한국어로 준비해 소개했는데 관객들이 하나도 알아듣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거기서 의욕이 좀 꺾였죠"라며 웃었다. 메이예르가 최근 발매한 앨범 '보야지(VOYAGE)'는 하프를 타고 떠나는 프랑스 여행이다. 드뷔시, 라벨, 사티 등 프랑스 작곡가들 위주로 곡을 채웠고 역시 프랑스 출신인 영화음악가 얀 티에르상 곡도 실었다.
그녀는 이번 앨범을 위해 지난 세기의 음악과 이번 세기의 음악을 모두 연주하면서 "여행을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영화를 보면 클래식 음악이 많이 쓰이더라고요. 그 음악들이 영화 이미지들을 더 돋보이게 해주죠. '오션스 일레븐'에서는 드뷔시의 '달빛'이 쓰였고 사티의 음악도 영화에 많이 사용됐죠. 드뷔시의 음악은 오래 전의 클래식 음악이고 사티의 음악은 상대적으로 현대 음악이죠. 클래식과 모던한 음악이 만나면 관객에게 더 전달이 잘 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앨범에 함께 담게 됐죠."
앨범은 아침에 일어나 짐을 챙겨 새로운 분위기와 새로운 문화를 찾아가는 느낌으로 작업했다고 했다. "그래서 앨범의 이름을 '보야지'라고 지었죠. 프랑스 작곡가들의 음악이 가지는 살짝 멜랑콜리함이 좋았어요."
하프를 위한 작품도 두 곡 실었다. 라벨의 하프, 플루트, 클라리넷과 현악4중주를 위한 서주와 알레그로, 드뷔시의 하프와 현악오케스트라를 위한 두 개의 춤곡 등이다. "하프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악기에요. 듣는 사람과 소통을 할 수 있죠. 그게 음악을 살아있게 만들고요."
2009년 첫 내한 이후 2012년, 2013년, 지난해 연속으로 한국을 찾은 메이예르는 7월23일부터 8월2일까지 강원도 일대에서 열리는 '2015 제12회 대관령 국제 음악제'에서 5번째 내한공연한다.
"네덜란드에 있을 때 대관령 음악제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었어요. 초대를 받자마자 바로 응했죠. 이번 페스티벌의 테마가 프랑스 음악이더라고요. 저의 새 음반과 잘 연결되는 테마인데다가 많은 사람들에게 하프를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죠."
무엇보다 하프의 솔로 악기로서 매력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사람들은 주로 하프를 오케스트라에서 보조를 해주는 악기로만 생각해요. 그렇지만 솔로 악기로서 많은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는 악기거든요."
한국 민속음악에도 관심이 많다며 이번 공연에서 "아리랑도 연주하면서 음악을 통해 한국 대중들과 가까워지고 그들에게 무언가 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전에 방문을 했을 때 아리랑에 대해 잘 아는 교수님을 만나서 아리랑에 대해 들었어요. 강원도에도 아리랑이 있더군요. 여러 아리랑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완전히 매료됐어요."
월드투어를 할 때도 아리랑을 연주하는 그녀는 "더 다양한 아리랑을 연주하고 싶어요. 강원도 아리랑, 진도 아리랑 등등. 다양한 아리랑들을 공부하고 싶어요. 그런 멜로디들을 연주하고 싶어요"라고 바랐다.
2009년 내한공연 전인 2008년 입양 이후 처음 한국을 찾았던 그녀는 "당시 왠지 관광객 같은 느낌이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계속 지내면서 공연을 했는데 사람들이 저를 흥미롭게 생각하더군요. 한 여성분이 공연 후에 저의 손을 꼭 잡고 저에게 그 많은 세월이 흐른 뒤 돌아와 이렇게 멋진 연주를 해줘 고맙다고 이야기 하더라고요. 그 순간 이후, 저는 더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됐어요"라고 했다.
"'왜 이 여인은 고맙다고 말을 했을까' '이곳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일까'라고 생각한 뒤 사람들과 더 친밀해질 수 있었죠. 뭔가 축복받은 느낌이었어요. 한국을 오가면서 한국 사람들과 문화가 모두 좋아졌어요. 친구들도 사귀었고. 한국에 연주 차 오면 자유시간에 친구들도 만나요."
쇼핑이 참 좋다며 웃었다. "제게 맞는 옷을 살 수 있다는 게 좋아요(웃음). 네덜란드에서는 모든 옷이 너무 크거든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음식도 너무 좋아요.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은 가급적이면 한식을 많이 먹으려고 해요. 김치랑 비빔밥이랑 그런 거요. 한국에 공연하러 오는 건 아주 좋아요. 저도 한국의 관객들에게 뭔가 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즐기기도 할 수 있으니까요."
한국, 네덜란드를 비롯해 세계 상당수 사람들은 하프에 대해 잘 모른다. "콘서트에서도 하프를 꺼려요. 뭔가 부서지기 쉬운 이미지가 있나봐요. 아주 로맨틱한 음악만을 연주하기 위한 악기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죠. 또 아주 비싼 악기라는 이미지도 가지고 있어요."
그런 편견을 깨고 싶은 것이 메이예르의 목표다. 하프가 민속악기라는 점 때문이다. "잉글랜드나 아일랜드, 남미에서 하프는 민속 악기이고 남자도 연주를 해요. 대물림하는 악기죠. 그리고 비싸지 않아요. 클래식 하프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모습이라 왠지 비쌀 것 같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죠. 물론 트럼펫만큼 저렴하지는 않죠. 그런데 피아노나 바이올린, 첼로 등 악기를 생각해보면 어떤 악기는 정말 비싸잖아요? 하프는 그정도는 아니죠."
현과 그 현을 지탱하는 틀, 현과 손가락의 연결. 메이예르가 특히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하프의 매력이다. "민중과 함께 할 수 있는 민속 악기이고 클래식 뿐만 아니라 재즈나 팝 등 다양한 장르의 곡들을 연주할 수 있는 악기라는 것도 알리고 싶죠." '대관령 국제 음악제'에서는 하프의 페달이 7개인 것도 알려주고 싶다고 바랐다. "하프에는 현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음악을 즐기고, 하프에 대해 조금 더 알리고 가능하다면 하프와 사랑에 빠질 수 있는 그런 행사가 됐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