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헹엘브로크 "한국은 음악에 있어 '큰나라'"

입력 : 2015.05.13 10:28
"내게 한국은 음악에 있어서 '큰 나라'다. 많은 한국의 학생들이 독일에서 공부하고 있고 나도 그 중 몇 명을 직접 가르쳤다. 또 우리 오페라하우스에도 많은 한국출신 가수들이 있다. 이번 공연이 우리의 음악의 벗을 위한 공연이라고 믿는다."

첫 내한하는 '북독일 방송교향악단'(NDR Sinfonieorchester)을 이끄는 독일 출신의 지휘자 겸 바이올리니스트 토마스 헹엘브로크(57)는 뉴시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이처럼 밝혔다.

'고음악 스페셜리스트'로 통하는 그는 2011년 북독일 방송교향악단의 음악감독으로 취임했다. 바로크 전기의 소편성 작품까지 무리 없이 소화해내는 헹엘브로크와 악단의 조합은 절정에 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취임 이후 레퍼터리의 광대한 스펙트럼과 다양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새로운 연주 테크닉에도 유동적인 오케스트라가 되기를 원했다. 즉 19~20세기 음악뿐만 아니라 17~18세기 음악에 대해서도 열정적으로 탐구하는 오케스트라가 되고자 했다. 유구한 오케스트라 전통을 확고히 함과 동시에 기존의 레퍼터리 음악 사이에 숨겨진 그 어떤 사운드를 의식적으로 찾아내고자 하는 노력을 해온 것이다."

알려지지 않은 명곡을 되살리는 데 일가견이 있다. "원전연주(옛음악을 그 시대의 악기와 연주법으로 연주하는 것)에 대한 공부를 통해 역사적인 자료와 지식이 과거 특정시대의 연주관행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배웠다"고 했다.

과거 음악뿐만 현재 음악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부분이라고 여겼다. "그러다보면 뜻밖의 결과물들과 마주치게 된다. 나는 멩겔베르크(네덜란드 지휘자)의 메모가 기록된 스코어로 말러 교향곡 4번, 5번을 지휘한다. 이런 작업이 원전악기 연주와 같이 생각된다. 작곡가 당대의 연주관행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작곡가의 의도가 정확히 드러난 연주다."

이번 내한에서는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과 말러 교향곡 제1번을 묵직한 사운드로 들려준다. "멘델스존 협주곡은 어린시절부터 즐겨들었던 정말 멋진 곡이다. 매일밤 나탄 밀스타인 연주 녹음으로 반복해서 들었다. 그래서 실제로 악보를 보기 전 바이올린으로 그 곡을 연주할 수 있었다. 최근까지도 이곡은 개인적으로 나와 관련이 깊어서 기꺼이 프로그램에 넣었다."

말러 교향곡1번에 대해서는 1893년 함부르크판이라면서 "세부 종합수정으로 인한 새 판본이다. 개인적으로 이 버전을 매우 좋아한다. 일반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이 판본을 한국에서 연주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 아마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내로라하는 독일 관현악단이 많다. 그 중 북독일 방송교향악단 만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멤버들의 개성으로 인해 아주 독보적인 프로필을 자랑한다"고 뿌듯해했다.

한스 슈미트-이서 슈테트와 귄터 반트가 상임지휘자로 있을 당시 오케스트라의 사운드가 깊고 강렬하게 형성됐다는 점을 상기하며 "특히 브람스와 브루크너의 음악에서 강한 장기를 보이는데 이는 아직도 살아있다"고 했다.

"우리 오케스트라 사운드의 기본은 풍부하고 깊은 소리다. 짙은 독일사운드라고 할까. 특히 목관악기가 그렇다. 하지만 동시에 사운드의 질감은 양식적 요청에 따라 변화무쌍하다. 거기에다 멤버들의 앙상블과 응집력에서 충만한 열정까지."

26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27일 오후 7시30분 대구시민회관 그랜드콘서트홀. 3만~26만원. 빈체로. 02-599-5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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