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취수장,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로 변신…개관기념 공연 우르르

입력 : 2015.04.20 13:34
약 35년간 서울시의 원수(源水) 정수장 역할을 해온 광장동 구의취수장이 국내 첫 거리예술 베이스캠프인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로 변신한다.

1976년 자신의 역할을 시작한 구의취수장은 2011년 9월 강북취수장 신설로 폐쇄됐다.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조선희)은 2013년 6·9월 두 차례에 걸쳐 공간 활용을 실험하는 '구의취수장 오픈스튜디오'를 진행했다. 2년여의 리모델링을 거쳐 24일 개관한다.

이를 기념하는 행사를 23~26일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에서 진행한다. 거리예술과 서커스 공연 8작과 설치미술 및 전시 4작을 준비했다.

앞으로 공간의 방향성과 역할을 가늠하는 거리예술과 서커스 창작지원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주목하는 프로그램은 '서커스 음악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선보이는 '사물 이야기'다. 국제공동제작 전문단체인 '아시아나우'(한국)와 현대 서커스 극단 '렉스온더월'(호주)이 2012년부터 두 나라를 오가며 만든 공동창작품이다.

한국 전통연희와 호주 현대서커스, 전통과 재즈가 만난다. 앞으로 서울형 서커스와 한국 컨템포러리 서커스의 나아갈 방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서울문화재단 홈페이지(www.sfac.or.kr)에서 선착순으로 관람 신청을 받는다.

이번 개관행사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초연작품으로는 국내에 생소한 대규모 예술 불꽃공연인 '예술불꽃 화(花·火)랑'의 '화희낙락(火戱樂樂)', 버티컬 댄스 그룹 '프로젝트 날다'의 공중퍼포먼스 '시간, 기억의 축적 at 구의취수장' 등이다.

'예술불꽃 화(花·火)'은 가로 20m가 넘는 대규모 세트를 고려 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행해졌던 불꽃 공연무대 '화산대'로 재구성한다. 불꽃뿐만 아니라 음악과 연희를 동시에 보여준다.

'프로젝트 날다'는 최근 거리예술축제에서 꾸준히 선보이는 버티컬 댄스(줄에 의지해 건물과 허공을 무대삼아 펼쳐지는 공중 공연)에서 확장된 개념의 공중 퍼포먼스를 8m 구조물에 매달려 실험한다.

이밖에 '비주얼씨어터 꽃'의 거리극 '담벼락을 짚고 쓰러지다!', '배낭 속 사람들'의 거리극 '벌레 : 멈춘시간, 흐르다', '창작중심 단디'의 버티컬 퍼포먼스 '단디우화-구의취수장', '프로젝트 잠상'의 멀티미디어와 버티컬 퍼포먼스 '아주 작은 꿈'은 옛 구의취수장의 모습과 공간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작품들이다. 2013년 '구의취수장 오픈스튜디오'에서 선보인 바 있다.

구의취수장에서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로 용도변경 중인 현재와 앞으로 거리예술 베이스캠프로 나아갈 미래를 동시에 조망하는 '노노앤소소'의 설치미술 프로젝트 '용도변경-2045년'도 열린다.

공간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텍스트설치 '제2막 1장', 제1취수장 외벽을 가득 메우고 있는 상상의 식물을 그린 대형벽화 '제5막 3장', 리모델링 후 남겨진 펌프와 공간 자체가 주인공이 되는 영상·조명·사운드 설치 '제11막 4장'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됐다. 특히 재작년 오픈스튜디오에서 제1취수장 반입구 내벽을 가득 메웠던 브루노(노노)의 벽화가 제1취수장 외벽까지 확장된다.

개관행사에는 창작지원작 이외에도 다채로운 공연과 전시가 마련됐다. 서울시 대표 B보이단인 갬블러크루와 안무가 김설진이 제작한 신작(무제) 쇼케이스를 비롯해 '음악당 달다'의 '랄랄라쇼', '창작그룹 노니'의 '몽키떈스', '코끼리들이 웃는다'의 '동네 박물관#1 청계'와 '동네박물관#3 두 도시 주물이야기' 공연 세트가 전시된다.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는 개관에 맞춰 '거리예술 창작지원사업' 공모와 '서커스 전문가 양성사업'의 하나로 서커스 워크숍과 콘퍼런스 참가자를 모집한다.

'거리예술 창작지원'은 신진 예술가의 프로젝트를 항목에 따라 맞춤으로 지원하는 프로젝트지원과 거리예술 분야에서 꾸준히 활동해 온 예술가들을 중점 지원하는 제작지원으로 구분해 모집한다.

프로젝트지원 공모는 5월과 7~8월 2회 진행한다. 제작지원 공모는 5월 중순에 한다. 제작지원 공모는 다양한 공간에서 공연이 가능한 공공분야의 거리예술 작품을 발굴하기 위해 제작비, 제작·연습 공간, 연속지원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하게 된다.

'서커스 전문가 양성사업'은 아시아나우가 기획하고 연출과 배우가 강사로 참여하는 '호주 현대 서커스 워크숍'이 운영된다. 5월 11~15일 텀블링(Tumbling)과 아크로바틱 밸런스(Acrobatic Balances) 등 기본적인 서커스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참가자의 역량과 기술을 토대로 서커스 장면을 만드는 과정도 있다. 총 22시간 과정으로 참여인원은 15명 내외 선발한다.

호주 현대 서커스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를 도모할 수 있는 콘퍼런스도 함께 개최된다. 5월11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다목적홀에서 '한국의 현대 서커스 개발을 위해 우리는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열린다.

서울문화재단 조선희 대표이사는 "재작년 두 차례 진행한 구의취수장 오픈스튜디오를 통해 예술가들에게 실질적으로 무엇이 필요한지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는 앞으로 더 많은 예술가와 협력하고, 더 많은 예술가를 육성시키며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작품을 제작해 서울의 곳곳이 수준 높은 공공예술로 넘쳐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는 개관행사를 위해 방문하는 시민들을 위해 개관행사 기간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 2번 출구 앞에서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매시 정각, 30분에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02-3437-0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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