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발레 大戰, 범상치 않네

입력 : 2014.06.10 00:48

現 국립발레단장이 주연 맡은 인스부르크 발레단 '나비부인'
유니버설 '지젤'에 김주원 출연, 국립발레단은 '돈키호테' 공연

발레 ‘나비부인’에 출연한 강수진 국립발레단장. /크레디아 제공
이번 주말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발레 대전(大戰)'이 시작된다. ①유니버설발레단(단장 문훈숙)의 '지젤'이 오는 13일부터 17일까지 무대에 오르고, ②국립발레단(단장 강수진)의 '돈키호테'는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공연된다. 국내 발레계의 양대 산맥과도 같은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각각 대표적 레퍼토리를 들고 나서는 데 이어, ③다음 달 4일부터 6일까지는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발레단의 '나비부인'이 내한 공연을 갖는다.

올여름의 '발레 대전'은 좀 기묘한 양상을 띠고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1980년대 프로야구에 이런 가상(假想)의 일이 일어났다고 치자. 롯데 자이언츠의 주전투수 최동원이 계약을 끝내고 팀을 나오더니, 돌연 해태 타이거즈의 투수로 경기에 등판한다. 일본에서 귀국한 재일동포 선수 장훈이 롯데의 신임 감독으로 부임하더니, '이미 부임 전에 하기로 했던 일'이라며 일본 팀의 일원으로 국내에서 경기를 치른다…. 여기서 '롯데 자이언츠'를 '국립발레단', '최동원'을 '김주원', '장훈'을 '강수진'으로 바꾸면 현재 한국 발레계의 상황과 비슷해진다.

국립발레단의 간판스타였던 김주원은 2012년 '친정'을 나와 홀로서기를 시도했다. 그런데 이번 유니버설발레단의 '지젤' 공연에서 돌아가며 주역을 맡은 여섯 무용수 중 한 명으로 15일 무대에 오르는 발레리나가 다름 아닌 김주원이다. 그는 발레 팬들 사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젤 라인(목덜미에서 어깨와 팔로 이어지는 선)을 지녔다'는 말을 들었다. 김주원은 이 작품을 시작으로 유니버설발레단의 객원 수석무용수로 활동하게 된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지젤'은 2005년 이후 공연 때마다 매진되는 인기작이며, 김주원 외에 황혜민·강미선·김나은·김채리 등이 지젤로 나온다. 070-7124-1737

인스부르크 발레단의 '나비부인'에서 주인공인 일본 여인 초초상 역을 맡은 발레리나는 지난 2월 국립발레단장에 임명된 강수진이다. 국립발레단장이 '현역'으로 서는 초유의 무대가 펼쳐지는 것이다. 47세 나이지만 여전히 현역인 세계적 발레리나 강수진은 지난해 10월 오스트리아에서 있었던 이 작품의 세계 초연 당시 전체 10회 공연이 매진되고 4회 추가 공연을 할 만큼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인스부르크 발레단의 엔리케 가사 발가 예술감독은 '오직 강수진만을 염두에 두고' 이 작품을 안무했다고 한다. 1577-5266

국립발레단의 희극 발레 '돈키호테'는 '라 바야데르'와 '백조의 호수'에 이어 강수진 단장 취임 뒤 세 번째로 무대에 오르는 작품. 문병남 전 부(副)예술감독의 새로운 안무로 지난해 첫선을 보였으며, 클래식 발레뿐 아니라 투우사의 춤, 세기디리아(부채·탬버린 춤) 등 다양한 볼거리를 지니고 있다. 여주인공인 바르셀로나 소녀 키테리아 역을 김지영·이은원·김리회 등 국립발레단의 대표적인 발레리나가 맡는다. (02)587-6181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