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6.30 23:26
[리뷰] 뒤투아의 로열 필하모닉과 유자왕
어깨와 허벅지를 드러낸 빨간 미니 드레스에 높이 10㎝는 너끈히 넘어 보이는 킬 힐…. 유자왕(26)이 무대로 걸어나오자 객석은 잠깐 술렁였다. 저런 옷차림으로 피아노 페달이나 제대로 누를 수 있을까 싶었을 것이다. 레퍼토리도 그가 즐겨 치는 프로코피예프나 차이콥스키 협주곡이 아니라 쇼팽 협주곡 1번. 화려한 기교를 자랑하기보다 아름다운 멜로디와 서정성이 뛰어난 작품이다.
유튜브와 음반으로만 알려졌던 유자왕의 첫 내한 연주(29일 서울 예술의전당)는 '즐거운 배반'이었다. '멘토' 샤를 뒤투아의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나선 유자왕은 화려한 패션 못잖게 서정적 연주에도 능한 연주자임을 보여줬다. 아름다운 멜로디가 백미인 2악장은 물론 에너지 넘치는 3악장 피날레에 이르기까지 유자왕은 관객들의 눈과 귀를 끌어당기는 카리스마의 여신이었다.
유튜브와 음반으로만 알려졌던 유자왕의 첫 내한 연주(29일 서울 예술의전당)는 '즐거운 배반'이었다. '멘토' 샤를 뒤투아의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나선 유자왕은 화려한 패션 못잖게 서정적 연주에도 능한 연주자임을 보여줬다. 아름다운 멜로디가 백미인 2악장은 물론 에너지 넘치는 3악장 피날레에 이르기까지 유자왕은 관객들의 눈과 귀를 끌어당기는 카리스마의 여신이었다.

앙코르로 선물한 호로비츠 편곡 '카르멘 판타지'와 '쇼팽 왈츠 7번'은 그의 자유분방한 기질을 맛보기로 보여줬다. 유자왕은 폴더식 휴대폰을 여닫듯 허리 아래까지 머리를 깊숙히 숙이는 '폴더식 인사'를 10여 차례 되풀이해 관객을 즐겁게 했다.
뒤투아가 이끄는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첫곡 '핑갈의 동굴' 서곡부터 남달랐다. 주파수를 정확히 맞춘 라디오 FM 방송을 듣는 것처럼 오케스트라는 단번에 깨끗하고 정확한 소리를 냈다. 쇼팽 협주곡의 관현악 파트가 단조롭다는 편견도 한방에 날렸다. 뒤투아가 빚어내는 오케스트라의 음색은 풍부하면서도 시시각각 모습을 바꿨다. 쇼팽 협주곡을 들으면서 오케스트라에 주목한 것 역시 처음이다.
뒤투아의 장기인 드뷔시의 '바다'는 물결 치는 바다를 눈앞에 펼치는 듯했고, 라벨의 발레곡 '다프니스와 클로에 모음곡' 2번도 무용수들이 눈앞에서 뛰어다니는 것 같았다. 마라톤 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달리기 도중 느끼는 일종의 황홀감)'를 두어 번 느끼게 한 연주였다.
뒤투아가 이끄는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첫곡 '핑갈의 동굴' 서곡부터 남달랐다. 주파수를 정확히 맞춘 라디오 FM 방송을 듣는 것처럼 오케스트라는 단번에 깨끗하고 정확한 소리를 냈다. 쇼팽 협주곡의 관현악 파트가 단조롭다는 편견도 한방에 날렸다. 뒤투아가 빚어내는 오케스트라의 음색은 풍부하면서도 시시각각 모습을 바꿨다. 쇼팽 협주곡을 들으면서 오케스트라에 주목한 것 역시 처음이다.
뒤투아의 장기인 드뷔시의 '바다'는 물결 치는 바다를 눈앞에 펼치는 듯했고, 라벨의 발레곡 '다프니스와 클로에 모음곡' 2번도 무용수들이 눈앞에서 뛰어다니는 것 같았다. 마라톤 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달리기 도중 느끼는 일종의 황홀감)'를 두어 번 느끼게 한 연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