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전공자의 고백 "선생님 표 구매, 당연하다고 생각"

입력 : 2013.04.07 23:41

"예술계 사제 간 애착 유별… 그 땐 이상하게 못 느꼈다"

'선생님 공연'에 동원되는 학생들에게 '표 사드리기'는 고역일 것 같다. 하지만 이런 행사에 동원될 때 부당하게 생각하는 학생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심지어 학생들 사이에 경쟁이 붙기도 한다. 서울의 사립 S대를 졸업한 J씨는 "한 공연당 티켓 100만원어치 구입은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나보다 더 많이 산 학생을 보면 부러웠다. 더 많이 사드려서 선생님을 기쁘게 해 드리고 싶었다. 그게 이상하게 비친다는 것을 무용계를 떠나 다른 직업을 갖고서야 알았다." '그들만의 리그' 안에 있을 때는 비판적 시각을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경연대회에서 우승하면 상금 전액을 스승에게 바치는 경우도 있다. 선생님의 가르침 덕분에 받은 상금이니, 선생님께 돌려 드리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예술 분야의 특수한 교육 상황과 연관이 깊다. 교수의 권한이 절대적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용 실기 분야는 몸에서 몸으로 전수되기 때문에 교수와 학생 간 정서적 밀착감이 강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런 교육을 상당수 무용수가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때까지 줄곧 받는다. 선생님에 대한 강한 유대감은 '선생님의 일이 곧 내 일'이라는 애착으로 발전한다. 외부인의 시선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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